구조 조정이라

구조란 변하는 요소가 없을 때라도 영원할 수 있어야 구조다. 즉, 해가 뜨고 진다 하더라도, 그 변화가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변화 정도는 감당할 수 있어야 구조다.

건물이 해가 뜨고 진다고 해서 무너진다든가, 조직이 (만질 수 없는 종류의 조직이) 해가 뜨고 진다고 해서 무너지면, 그것들은 구조라 부를 수 없다. 건물이나 조직이라 부를 수도 없다.

그러나 물론 변하는 요소는 있다. 전쟁이라든지, 대공황이라든지, 누가 태어나고 죽는다든지, 그런 것들.

이때 구조는 변화해야 하는데, 그 변화 이후에는 구조가 또다시 영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구조가 아니다.

즉, 건물이 무너졌다고 해서 대충 텐트를 지어 놓고 구조라 부르면 난감하다. 조직이 무너졌다고 해서 대충 사람 모아 놓고 구조라 부르면 그것도 난감하다. 텐트나 대충 만든 모임은 실제로 해가 뜨고 지는 시간 동안에 무너질 확률이 안 무너질 확률보다 높다. 그런 걸 구조라 착각해서 만드는 데 시간을 들이면, 진짜 그거야말로 낭비다.

그러니 구조를 조정할 거면, 영원할 줄 알았던 이걸 버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영원할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아니면 뭐, 뭣하러 굳이 조정을 해. 그냥 구조가 무너질 때까지 기다리지. 대충 텐트 치고 ‘어차피’ 또 변화가 생길 테니까 제대로 된 집을 짓지 않고, 대충 모임을 만들고 ‘어차피’ 해산할 테니 제대로 된 공동체를 만들지 말지.

아무리 ‘어차피’ 변화가 생겨도, 그 가운데서도 영원할 걸 만드는 게 인간이다.

그러니 구조 조정의 과정은 길다. 방향을 잡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무엇보다 구조 조정을 할까 말까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 그래서 구조 조정이란 자주 해봐야 십 년에 한 번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현 구조는 딱 십 년 정도 됐다. 갈을 때가 돼서 갈을 생각이 드는 것인지, 그런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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