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서.

서점에 갔는데, 책을 열면 굿즈가 들어 있는 책 하나를 발견했다. 도톰한 책으로, 마법 내지는 마법적 사실주의 풍의 표지 디자인이었다. 굿즈는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책 사이즈에 들어갈 정도였으며 여럿이었다. (작은 마법 지팡이, 핀, 이런 것들이었던 듯…)

서점에는 사람이 많았는데, 내가 책 구경을 하는 게 누구한테 민폐가 되거나 다른 사람이 내게 민폐가 되거나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계속해서 사람들의 움직임이 있었다는 정도. (어쩌면 이 서점은 내가 꿈에서 자주 가는 서점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장소들이 몇 개 있다. 꿈에서 늘 가는 서점, 꿈에서 늘 등장하는 학교. 그리고 쇼핑몰이 왜케 자주 나오는지…)

아무튼, 내 키보다 좀 위쪽 선반에 놓인 어두운 표지색의 그 책을 집어들고는 (남색 같은 것에 금색으로 수 놓여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열어보자 그저 종이가 아니라 물건이 나오길래 나는 약간 설레었던 것 같다. 재밌다고 여겼던 것 같다. 그렇게 그 책이 그러한 책임을 알아내고서 나는 같은 책 중 다른 개체, 그러니까 책 제목은 같은데 책 자체는 다른 책인, 바로 옆에 꽂혀 있는 녀석을 뽑아 들었다.

그런데 그 녀석을 열어 보니, 텅 비어 있는 게 아닌가! 굿즈가 들어 있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크게 실망한 건 아니었다. 내게는 첫 번째 책이 있었으니까. 오히려, 약간은 ‘그럴 줄 알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나름의 해석:

처음 게 괜찮은데 괜히 다른 거랑 비교할 필요가 없다. 물론, 비교 후 그냥 첫 번째 책을 다시 가지면 그만이었지만, 그래도, 비교하는 수고조차 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 꿈에서조차, 두 번째 책이 빈 것을 보고, 첫 번째 책의 굿즈도 제대로 다 들어 있는 건지 약간 의문이 들었다. 불안이나 짜증 같은 건 아니었고, 그냥 중립적인 ‘혹시?’의 느낌. 그런데 두 번째 책을 굳이 들춰보고, 그게 비어 있다는 걸 알아내지 않았더라면, 첫 번째 책에 대해 그런 의문이 아예 생기지 않았을 거다.

즉, 결론은 “뭘 더 할 필요가 없다.”

이건 마침 내가 요즘 자주 기억하려는 진리 중 하나다. 뭘 더 할 필요가 정말로 없다. 하도 사회가 더 더 더 많이 많이 많이를 외쳐서 뭘 더 하려고 하는 게 정상처럼 보이는 것뿐이다. 혹은, ‘덜’을 원한다고 하면서 더 한다. (다이어트 같은 게 이에 해당한다.) 정말 불필요한 일이다.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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