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모그타가 시작하던 때.

때는 바야흐로 2021년. 이혜원 기획자와 한아임은 바쁘고 급했다. 그때 당시,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021년 3월인가?부터 2021년이 끝날 때까지

  • 『괴물성: 시각 문화에서의 인간 괴물』을 번역, 출판하고
  • 여러 작가님들과 𝕄𝕆𝔻𝔼ℝℕ 𝔾ℝ𝕆𝕋𝔼𝕊ℚ𝕌𝔼 𝕋𝕀𝕄𝔼𝕊 전시를 진행하고
  • “유랑 화가: 싱싱의 그놈”을 연재하고
  • 뉴스레터 활동도 하고
  • 인스타그램 활동도 하는

지금 생각해 보면 ??? !!! 알유크뤠이지? 한 스케줄이었다.

아무튼 그랬던 그때, 마침 한아임은 ‘짧게 쓰는 것’에 꽂혀 있었다. 인스타에 보면 짧게 짧게 자주 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부러웠다. (그거 되게 어렵다…) 그래서 한아임도 짧게 써볼라고, 세 개의 랜덤 단어로 이야기를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렸었다.

그것들을 모은 것이 “아무 말 기기괴괴” 콜렉션이다.

한영 번역을 한 최초의 이야기들이다. 영문 콜렉션 번역 제목은 “Random Word Grotesqueries.”

때로는 종이 사전을 무작위로 펼치고는 페이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다른 때에는 온라인 랜덤 단어 생성기의 ‘Go!’ 버튼을 누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몇몇 친구들과 가족 구성원들이 각각 한 단어씩을 기여하기도 했다. 이미 수집된 단어나 미래에 수집될 단어의 정체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말이다.

어떤 방식을 택했든, 나는 이렇게 수집된 단어들을 가지런히 줄 세웠다.

그러고는 세 단어짜리 뭉치들로 잘랐다.

단어를 바꿔치기할 생각은 하지도 마라!
순서를 바꿀 수도 없어!
헛수작 부리지 마!

그 어떤 운명이나 우연이 단어들을 그 순서대로 줄에 서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각 세 단어짜리 세트를 있는 그대로 사용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게 게임이었다. 단어들이 아무리 말도 안 되게 서로 아무 연관이 없는 듯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랬다.

그 결과가 이 모음집에 있다. 이것들은 그야말로 ‘아무거나 지도’다. 어쩌면 다른 그 어느 이야기보다도 내 무의식에 가까울지도 모르는데, 랜덤한 점을 이어 말이 안 되는 것을 말이 되게끔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으니 그렇다. 나에게 가장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무언가에 기대 위안을 얻었을 확률이 다분하다. 어쩌면 내 꿈세계의 일부를 의식의 수면으로 끌고 올라왔을지도 모른다.

“아무 말 기기괴괴” 서문, ‘어떻게 그리고 왜’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쓴 영어 오리지널 이야기들은 “Agora Phantasmagoria”라는 제목으로 냈다. 영어 오리지널과 한국어 오리지널 제목을 따로 따로 붙인 이유는 하나다. 무엇이 오리지널인지 표시하기 위하여. 영어 오리지널이면 Ithaka O.가 쓴 Agora Phantasmagoria고, 한국어 오리지널이면 한아임이 쓴 “아무 말 기기괴괴”이되 번역판은 Random Word Grotesqueries다. 나는 그냥 오리지널 언어가 무엇인지가 분명한 게 좋다. 스포티파이 같은 데서도, 유튜브에서도, 제발 영어 제목이랑 본 언어 제목을 같이 써줬으면 좋겠다. 원래의 의도가 뭐였는지 궁금하단 말이다. 내가 해당 언어를 못 해도 상관없다. 요즘엔 아이폰에서 스샷해서 브라우저에 복붙하면 다 찾을 수 있다. 적어도 그럴 수 있는 옵션은 달란 말이지. 그런데 그런 옵션이 잘 없으니까, 나라도 제공하는 것. 혹시 누가 엄청 궁금하다면, 찾으면 다 나온다. 한아임/Ithaka O.는 Corpus 정리도 기똥차게 해놨다. 찾아 헤맬 게 하나도 없답니다!

소개

✨ 한아임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기록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