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도시의 미스터리.

시애틀은 나름 도시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곳에서 인간을 그리 많이 보지 못했다. 가장 많이 본 인간의 형태는 노숙자들이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한자리에서 오래 머물기 때문인 것 같았다. 즉, 노숙자가 특별히 굉장히 많아서가 아니라, 다만 머물기 때문이라는 것. (수로 치면야, D가 살던 샌프란시스코에 노숙자가 훨씬 더 많다.)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었는지… 건물은 꽤 많고, 특히나 주차 건물이 곳곳에 분포해 있었는데, 대체 그것들을 채우는 사람들은 어디 있는 건지? 그들이 몬다는 차는 어디에 있는 건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발견할 수가 없어서 그들을 볼 수가 없는 건지?

하지만 그렇다면 다른 도시에서는? 다른 도시에서도 사람들은 걸어서 움직여 사라지고, 차들도 운전해서 움직여 사라지지 않는가?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운 사람들과 차가 등장하지.

그런데 대체 시애틀은… 하여간에 정말이지 미스터리였다. 노숙자 수도 절대적으로 많다고 볼 순 없었기에 (이것은 LA, 샌프란시스코처럼 노숙자가 진짜 많은 곳에서 온 우리의 기준이다) 그냥 시애틀은 사람이 없는 도시로 느껴졌다. 당최가… 시애틀을 도시로 만드는, 그러니까, 도시로 불릴 만한 장소로 만드는 인간들은 어디에…?

뭐, 우리한텐 좋았다. 처음 이틀 동안 비가 좀 와 줘서, 거리는 깨끗했다. 그리고 거의 항상 비어 있었다. 노숙자들이 많은 쪽 거리는 가지 않았다. D와 나는 체구가 작다. 약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그렇게 피해 다녀도, 약을 한 사람 중 몇몇은 꼭 무리를 빠져나와, 거리를 활보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는 우리한테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나보다 D가 더 용감했다. 그녀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쟁이들을 여러 번 목격해 보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걸어 다니다가 약쟁이와 마주칠 일은 없었기에, 깜짝 놀랐다. 겁쟁이였다.

아무튼, 그렇다고 해서 시애틀이 무슨 디스토피아처럼 무서운 곳이었단 게 아니고, 정말이지 사람이 별로 없었으며, 그나마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머무는 노숙자들이었는데 그들도 별로 없었으며, 그중 약쟁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꼭 무리를 빠져나왔다 할 뿐이지, 무리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았으므로 걸어 다니기에 대개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걷기가 좋은 도로들이었다. 도로 상태가 깨끗했고, 길도 간단하고…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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