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드리밍 [Ep. 16] 현실상상: 건물주님 주머니 사이즈](https://aimdreaming.imaginariumkim.com/wp-content/uploads/2022/05/16_아임-드리밍-커버-1568x1568.jpg)
1: 오프닝
00:00:00-00:04:41
[Music: Sarah Kang – Make You Mine – Instrumental]
안녕하십니까? 이야기하는 자, 한아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특이 취향 불면자들을 위한 약간 이상한 꿈자리 수다,’ 아임 드리밍을 듣고 계십니다.
여러분. 요즘에 이혜원 기획자와 저는 모던 그로테스크 타임스의 다음 프로젝트로 무엇을 할까 생각 중입니다. 저희 둘은 이걸 같이 한 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요. 이제 막 1년이 넘은 상태라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 무한합니다. 그래서 생각이 많은 거예요.
왜 그… 점이 하나만 있으면 그 점으로부터 어떤 방향으로 가도 돌아가는 게 아니게 되지 않습니까? 점을 이미 여러 개 찍은 상태에서 그게 너무 규칙성이 없으면 그제서야 두서없어 보이는 것이지, 처음에 점 몇 개 찍을 때는 어디로 나아가도 다 말이 되게끔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지금 점을 하나밖에 안 찍은 상태란 말이죠. 작년에 전시 하나 하고, 번역서 하나 내고, 온라인으로 활동을 조금 한 상태거든요. 그래서 지금 사방으로 가도 그냥 다 뭔가 말이 돼요. 그렇기 때문에 이 엄청난 옵션들 속에서 뭘 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할지, 다 할 수 있는 건지,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 좀 강력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고 하면, 공간을 갖는 겁니다.
그 얘기가 원래 오늘 하려던 얘기인데, 어… 너무나 장대한 꿈이다 보니까,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각종 소식들을 언급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분량이 엄청나요. 이게 다 일론 머스크 님 때문입니다. 앞으로 그냥 일론이라고 부를게요. 왜냐하면 일론은 워낙 이미 만인의 일론이고, 제가 그를 일론 님이라고 부르든, 머스크 씨라고 부르든, 그냥 일론이라고 부르든, 관심이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일론이의 치명적 일론성 얘기를 하다가, 오늘, 공간이라는 주제로부터 트위터 구글 유튜브까지 갑니다.
그럼 오늘의 수다, 시작할게요.
[Music FADES OUT.]
2: 책임과 누림
00:04:41-00:14:50
공간. 저는 어… 제 삶의 대부분의 기간 동안 공간을 소유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공간이 있으면 물론 좋긴 한데, 그것은 제가 하는 일을 외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장치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간의 가장 최고의 기능이 제게는 이어폰 같았던 겁니다. 제가 하는 것을 남에게 보이지 않고 남이 하는 것이 제게 보이지 않도록 해주는 그 기능.
그래서 공간이라는 것을 소유함으로써 그 자체로 만족감을 얻을 거라고 여긴 적은 잘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공간보다는 진짜 이어폰을 소유하는 데에서 더 만족감을 느낍니다. 왜냐하면. 여러분? 이어폰 공유하면 안 된대요. 귀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이어폰 자체가 지저분해서만이 아니라, 한 사람의 귀에 사는… 뭐지? 미생물?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의 귀로 이동하면서, 한 사람만 이어폰을 썼으면 생기지 않았을 문제들이 생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상황이니. 매일 쓰는 이어폰. 소유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공간은 그다지 그렇진 않았어요. 특히나 오프라인에서 ‘내 집’이라든지, 내 오프라인 오피스, 내 오프라인 사업장을 갖고 싶은 스타일의 사람이 지금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오프라인 사업장은 오히려 어… 좀 무서워요. 누구나 들어올 수 있잖아요.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제가 옛날 옛적에 살던 동네에서, 미국에서, 어떤 분이 비디오 가게를 하셨었거든요. 진짜 옛날이죠? 비디오 가게가 존재하던 시절이니까 넷플릭스가 지금의 형태를 띠기 이전의 시대였어요.
이 옛날 옛적의 시대에 이분이 비디오 가게를 하고 계셨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진짜 랜덤하게. 어떤 사람이 차를 가게에 들이받는 거예요. 고의로 들이받은 게 아니라, 이 운전자분이 나이가 좀 있으신 분으로 나중에 밝혀졌는데, 주차장에 주차하고 계시다가 그냥 갑자기 뭐… 페달을 잘못 밟았는지, 그냥 그대로 차를 가게에다가 들이받으신 겁니다.
만약 제 지인분이 바로 그 들이받힌 장소에 서 계셨더라면은 큰일 났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가게 안쪽에 서 계셔가지고, 크게 다치지는 않으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항상 이… 어떤 공간에, 가게에, 제가 매일 같은 장소에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하면 이 사건 및 여러 가지 사건들이 떠올라요.
내가 어떤 요일에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디에 있을지를 사람들이 안다는 게 좀 무섭습니다. 이 경우에는 운전자의 고의가 아니었지만, 고의로 찾아와도 뭐 전혀 놀라울 게 없죠.
제 예전 로망은 뭐였냐면. 어… 이건 어딘가에서 기사를 봤었나? 주워들은 건데. 어떤 백만장자가 자신의 온 물리적 재산을 처분했다는 거예요. 그것을 현금화 내지는 투자 계좌에 들어 있는 돈으로 바꿔서는 어떻게 했냐면요, 딱 이 말이 생각납니다. ‘전 세계 호텔을 전전하며 살았다.’ 이 말이 너무 웃기지 않나요? 전전하면서 살았다고 하면 굉장히 물질적으로 어려울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이 백만장자는 엄청 호화롭게, 그 많은 물리 자산을 다 유동성 있는 자산으로 바꾸고, 다만 자기 소유의 집이 없다는 이유로, ‘전 세계 호텔을 전전하며 살았다.’
저는 예전에는 이렇게 살고 싶었어요. 특히나 회사생활을 할 때는 무조건 다른 데로 가고 싶었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번다면 무조건 이 백만장자 사람처럼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어디든 다른 데로 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소유를 하면 공간을 더 누릴 수 있기도 하지만, 책임이 따른단 말이죠.
저는 지금까지 세 개의 대륙, 세 개의 나라, 그리고 그 안에서도 몇 번 이사를 다녔는데, 이 때문에 어차피 이사를 다닐 거라는 생각이 강해서 물리적 공간의 소유가 귀찮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다른 데로 가고 싶은데 매번 집을 팔고 가기도 귀찮고, 만약 안 팔고 계속 관리해야 한다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귀찮을 것 같단 말이죠. 그렇다고 한두 채도 아니고, 안 팔고 집을 여러 채 가지려면 그것이 사업이 될 텐데, 저는 어… 귀찮을 거 같아요.
특히나 왜 귀찮냐면. 주마다 법도 다르고. 나라마다 법도 다르고. 또 내국인 외국인 다르고. 아, 귀찮아. 너무 귀찮아요.
또한, 미국에서 월세를 안 내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소문들을 들었습니다. 간단하게, 미국에서 월세를 안 내면 무슨 일이 벌어지냐면, 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경우가 있대요. 자기 소유가 아닌 공간을 불법 점유하는 것을 스쿼팅이라고 하는데, 그냥… 내쫓을 수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월세를 내준 사람이 집을 개판을 만들어놓고 가도 너무나… 아무것도 할 수가 없대요. 이런 경우는 몇 번 실제로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귀찮은 게 최고로 귀찮아요.
그래서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그다지… 제가 직접 살 집도 그렇고, 누구한테 세를 내줄 부동산도 그렇고, 그걸 소유하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모든 누림에는 책임이 따르는데, 아까 언급한 백만장자처럼 호텔을 전전하면서 살 형편이 된다면, 소유까지 누리고 싶진 않고, 잠깐 공간을 점유하는 기분만 누리고 책임을 줄이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단 말이죠.
그런데, 이런 제가. 최근에 어떤 소식을 들은 겁니다. 바로 요즘 서울에서 활동하는 콜렉티브들 중 몇몇이 자신들의 공간을 가꾼다는 소식이었어요.
3: 아지트
00:14:50-00:22:50
[Music: The Way – Alchemorph]
이 공간들은 아지트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이 말하는 아지트의 정의가 여러 개인데, 그중 첫째는 별로 특징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자주 어울려 모이는 장소’래요. 이건 뭐, 음. 그냥 그렇구나 싶은데. 두 번째랑 세 번째 정의가 좀 강력해요.
두 번째 정의. ‘비합법 운동가나 조직적 범죄자의 은신처.’
세 번째 정의. ‘사회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활동을 비밀리에 지도하는 본부. 원래는 공산당의 용어였으나 지금은 주로 노동 쟁의와 같은 급진적인 활동에서 쓴다.’
어. 네. 일단 저는 공산당이 아닙니다. 공산당 싫어해요. 그러나 모던 그로테스크 타임스가 만약 물리적 공간을 갖게 된다면 저는 ‘아지트’라는 단어가 좀 적합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일반적인 사업장은 아닐 테니까요. 다른 콜렉티브들이 운영하는 것을 보았을 때도, 불특정 다수가 마음대로 들락날락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대개. 예약을 받거나, 어떤 다른 형태로 등록을 하거나, 특별한 날에 전시를 한다든가, 그런 여러 이유로 외부인이 입장을 하게 되는 것이지, 완전히 편의점이나 카페 같은 형태를 띠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내지는, 일부 카페일 수는 있으나, 나머지 공간은 관계자만 출입하는 형태라든지.
그래서 약간의 비밀성이 있고, 약간의 은신처스러운 측면이 있는. 그런 것 같더라고요.
또한 공간을 점유하는 사람들이 공간에 특징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일반적인 사업장과는 다릅니다.
일반적인 사업장의 예를 들자면, 옷 가게를 했을 때, 옷 가게 사장이 직접 그곳에서 일할 수도 있지만, 아르바이트생이 거기서 일하더라도 사업하는 데에 지장이 없잖아요. 오히려 그게 핵심이죠? 처음에는 사장이 키우더라도, 나중에는 언젠가 사장이 빠져도 사업이 굴러가야 사업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아지트’라 함은, 그 안에서 활동하는 조직이 어느 정도의 사이즈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간에 그 조직이 그곳을 점유하고 있지 않으면, 즉, 완전히 외부인이 그곳에 들어가고 관리하면, 순식간에 아지트가 아니게 되어 버립니다. 모든 가구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도, 모든 그림이 그 자리에 그대로 걸려 있어도, 아지트를 아지트 되게 했던 사람들이 빠지면 거기는 아지트가 아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단어가, 현재 서울에서 공간을 운영하는 콜렉티브들에게 꽤 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Music ends.]
이분들이 이 부동산을 소유하시는지, 월세를 내시는지, 전세이신지, 그 자세한 재정적 내막은 저는 모르지만, 공간을 관리하는 자와 크리에이터가 분리된 상황이 아닌, 공간 관리자가 곧 크리에이터인 상황인 것 같아요. 또한, 공간 관리자가 곧 사업자이기도 합니다. 이 공간을 이분들이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서 창작을 통해 다양한 것들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자라는 단어를 쓰는 겁니다.
직접적인 수익 창출일 수도 있고, 포트폴리오 창출일 수도 있고, 커뮤니티일 수도 있는데, 어쨌든 이러한 공간이 반쯤 열려 있는? 그리하여 아지트를 아지트 되게끔 하는 사람들이 정체성을 적당히 열어 두되 그것이 완전히 외부에 의하여 좌지우지되지는 않게끔 하는? 그런 기능이 이런 공간들에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소유할 수 있으면 더 좋겠죠. 완전히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소유하지 않더라도, 그 공간을 점유하는 동안에는 그곳에서 전시도 하고, 워크숍도 하고, 작품 판매도 하고, 기타 등등, 공간이 있으므로 해서 더 수월해지는 창작 활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4: 막연하고 거대한 꿈
00:22:50-00:31:11
[Music: Dreamy Girl – AlexGrohl]
그래서 이 얘기를 왜 하느냐 하면. 그냥 한아임의 거대한 꿈에 관한 겁니다. 그리고 어마어마하게 막연해요.
갑자기. 공간을 점유만 하는 게 아니라 소유하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저도 드는 겁니다. 모던 그로테스크 타임스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여러 가지 다른 일들을 위한 통합적 공간이 있으면 왕킹짱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나, 건물주님이 되면 좋겠구나.
이게. 건물을 갖고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었을 때는 갖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건물 갖고 할 일이 많이 생기니까, 즉, 제가 직접 그 공간에서 할 일들이 상상이 되니까 그제서야 갖고 싶어진 겁니다.
그래서 이 빌딩은. 6층 빌딩이 될 겁니다. 어. 실제 계획이 아니고요, 그냥 막연하고 거대한 꿈이에요. 6층인데, 지하층이 하나 있고, 그 위로 6층이 있고, 옥상이 있는 구조입니다.
[Music ends.]
그리고 아무래도 서울에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제가 앞으로 미국의 어떤 동네에서 평생 살지도 잘 모르겠거든요? 아마 평생 살 장소를 못 고를 것 같아요. 너무 넓고. 너무 주마다 다 다르고.
제 생각에는 날아다니는 집이 나오면, 그걸 하나 장만해서 한편으로는 전 세계를 여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서울에다가 빌딩을 하나 사서 그 위에다가 제 날아다니는 집을 도킹하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 스티븐 킹 님의 책 중에 ‘미저리’라는 책이 있습니다. 제가 최고로 좋아하는 책 중에 하나입니다. 꼭 책으로 읽으세요. 영화랑 완전히 그냥 다른 얘기입니다.
아무튼 책에 아프리카에서 잡혀 온 새에 대한 얘기가 나옵니다. 아프리카의 새가 잡혀서 미국의 동물원에 있는 겁니다. 그 새에 대해서 책에 대략 이런 말이 나옵니다.
‘그 새를 불쌍해하지 말아라.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새는 자신이 살던 아프리카의 시청촉후미를 잊게 된다.’
그러고서, 그다음 부분에 이런 말이 나와요. 이 부분은 인용할게요. “After awhile it didn’t want to go back anymore, and if someone took it back and set it free it would only crouch in one place, afraid and hurting and homesick in two unknown and terribly ineluctable directions, until something came along and killed it.”
대강 번역을 해보자면 이겁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자 새는 더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가 새를 억지로 데리고 돌아가 풀어준다면, 새는 그저 한 장소에 쭈그려 있었을 것이다. 겁에 질리고, 아픔에 빠지고, 두 개의 알 수 없고 끔찍하게 피할 수 없는 방향으로 향수병을 앓으며. 뭔가가 와서는 새를 죽일 때까지.’
저는 가끔 이런 기분이 듭니다. 딱히. 어디에 살아도. 별로 나의 집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요. 서류상 나의 집인 건 알겠는데, 그건 그냥 내가 지금 여기 있어서 그런 거고. 나의 고향? 나의 땅? 그런 생각이 없습니다. 기억의 파편들이 있고, 걔네는 다 조각나서 흩어져 있어요.
그런데 제가 특이한 경우는 아닌 것 같아요. 그냥 겉으로 원인이 드러나 있을 뿐인 거지.
제가 특이하지 않고 그래서 더 아련한 점이 뭐냐면, 어… 제 몇몇 친구들은 한 동네에 태어나서 평생, 수십 년을 그곳 내지는 그 근방에서 산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이 말하기를, 우리가, 그들과 제가 예전에 경험했던 시청촉후미, 그게 이제 없대요. 예를 들어 학교 앞에 떡볶이 집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종이컵에다가 떡볶이를 담아줬거든요? 그 종이컵이 너무 다 흐물흐물해질 것을 걱정할 새도 없이 호로록 호로록 적당한 양의 빨간 국물과 함께 단번에 그 자리에서 다 먹었던 그 떡볶이집이 이제 없대요. 실제로 제가 수년 전에 다시 서울에 갔을 때 그 떡볶이집이 있던 자리를 지나갔는데, 없어요. 이제 없고. 웬 다른 떡볶이집이 있는데, 맛이 개떡 같애.
그러니까 한 장소에서 계속 살았어도 그것들은 이미 없습니다. 여러 장소에서 살았어도 이미 없고.
그래서 갖고 다닐 수 있는 집. 날아다니는 집이 있으면 그것이 킹짱일 것 같단 말입니다. 내가 가던 떡볶이집이 오늘 사라지면, 적어도 내일은 그걸 알 수 있게. 몇 년 후에 말고. 언제 사라졌는지도 모르게 말고.
5: 동시존재의 비행
00:31:11-00:37:38
[Music: Indigo – Veaceslav Draganov]
아무튼. 날아다니는 집이라는 것이 헛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테슬라봇이 조만간 상용화될 가능성이 생길 것 같습니다. 법, 규제 등등이 있으니 실제로 상용화가 되는 데에는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상용화될 가능성은 조만간 생길 수 있을 것 같단 뜻입니다.
이것이 뉴라링크랑 연결되어 있대요. 그런데 뉴라링크 human trial을 이제 한대요. 원숭이한테만 실험하던 거, 이제 사람한테도 한단 말이죠. 이렇게 되면, 아니 심지어. 제가 두 장소에 동시에 있을 수 있게 될까요?
테슬라봇에다가 제 의식을 심으면, 저는 영화 Her에 나오는 여자 목소리를 내는 인공지능의 발끝에 약간은 미치게 됩니까?
그리고 이 시대에, 과연, 날아다니는 집이 대수일까요? 이게 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갈까요? 인간 개체의 수는 계속 늘어나기만 하는데.
이 집이 크기가 너무 크니까 자유롭게 막 날아다닐 수는 없을 수도 있어요. 위험하죠. 작은 드론만 날아다녀도 위험하니까.
[Music ends.]
그렇지만 그거야 지금의 비행기들이나 헬리콥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날아다닐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앱스토어에 가시면 지금 상공에 떠 있는 기체들의 정보를 알 수 있는 앱을 쉽게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가 쓰는 앱은 Flightradar24라는 건데. 가끔 저희 동네에 새벽 뭐 1시 이런 때에 갑자기 뭐가 날아다녀요. 시끄러운 프로펠러 소리를 내면서. 그러면 킹받잖아요? 어떤 놈인지 찾아봅니다. 그러면 꼭 LAPD 헬기가 그렇게 한밤중에 날아다니더라고요. 뭐 한다고 날아다니는지.
개인 소유 비행기면 이름까지는 안 나오고요, 대학 소유라든지, LAPD, 항공사 이름, 이런 것 정도는 나옵니다. 모델명으로 보이는 것도 나오고요. 고도, 속도, 이런 정보들이 뜹니다. 그리고 등록 번호로 보이는 것도 뜨는데, 이걸 갖고 다른 데에서 개인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지는 저도 안 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
요지는, 어차피 지금도 날아다니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들이 아예 자유로이, 규제 없이 날아다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미래에 더 큰 것들이 날아다니지 못할 이유가 뭐냐. 특히나 지상에 자리가 없어진다면. 차도는 지하를 파서 그 안에 넣을 수 있지만, 인간을 지하에 살게 하는 건 안 될 겁니다. 그러니 인간의 거주 환경은 아래로는 못 가고 그나마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과연 그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할까? 불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특히나 계속 둥둥 띄워놓는 것이 아니라, 날아다닐 때, 정말로 날아서 어디를 다닐 때만 비행하고, 나머지 순간들에는 어떤 구조물에 도킹해 있도록 한다면?
그리고 대양을 건널 때는 아무래도 모여서 건너야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상상을 해보십시오. 비행기가 추락해서 바다에 떨어져서 그 비행기를 탄 수백 명이 다 같이 모여 있어도 무서운데. 나 혼자 사는 집이 대양에서 추락해서 바다에 둥둥 떠 있으면 완전 그냥 죽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마치 사막을 횡단하는 카라반처럼, 기차 칸을 연결하듯이, 날아다니는 집들이 줄줄이 둥둥둥 떠서 대양을 횡단하는 거죠. 횡단을 시작하기 전에 항구에 몇 날 몇 시까지 모여라. 해서 뭐… 20채씩 끊어서 팀을 이루어서 간다든지.
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서로 자기 칸에서 각자 있으면 될 것 같습니다. 이걸 사람이 운전할 것 같지도 않거든요. 인공지능아, 대양을 건너라, 하면 건너는 식으로.
아 빨리 그렇게 되면 좋겠다.
6: 서울
00:37:38-00:41:00
[Music: City Isles – Segen]
아무튼. 그래서. 저는 이 세계의 어디에 살지 잘 모르겠는데, 서울은 그 세계의 탑 중의 탑 도시이기 때문에, 만약 빌딩을 산다면 서울에다가 사고 싶습니다.
탑 중의 탑이라 함은, 크기가 압도적으로 크고. 인터넷, 스마트폰 기기 보급률 등이 압도적으로 높고. 문맹률이 매우 낮고. 대중교통이 끝내주고.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곳들이 제법 많고. 온 세상의 별별 음식을 웬만해선 다 먹을 수 있다.
또한 저 개인에게 중요한 요소들은. 제가 현지 언어를 할 수 있다는 점. 그 현지 언어로 활동하는 한아임이라는 이름이 있다는 점. 그리고 그때 그 떡볶이집은 이제 없지만, 그래도 그 시청촉후미가 있었던 곳이라는 점.
또한, 물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물이 근처에 없는 곳에서 살아본 적이 없고, 물을 좋아해요. 그런데 심지어 서울에는 산도 있어.
그래서 결론적으로 빌딩은 서울에 사야 한다.
6층짜리 빌딩을 서울에 사려면 수십억 들겠네요. 네. 그냥 막연하고 거대한 꿈입니다.
[Music ends.]
7: 트위터와 넷플릭스
00:41:00-00:50:34
그런데 테슬라봇 얘기가 나왔으니. 2022년 5월인 현재, 일론이 얘기를 더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일론이가 트위터를 사신다고 합니다. 아직 서류 작업이며 여러 가지가 남긴 했지만, 트위터가 그리로 넘어갈 것 같단 말이죠.
여러분. 이건 그냥 억만장자가 소셜 미디어 하나를 사는 것 이상으로 엄청난 사건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 일단 넷플릭스에 대해 얘기해야 합니다.
요즘에 주가가 많이 떨어지는 가운데, 넷플릭스에 대해서도 말이 많죠? 그 많은 말 중 가끔 등장하는 얘기가, 넷플릭스도 유튜브 아마존처럼 광고 수익을 겨냥한 공짜 전략을 좀 써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유튜브는 공짜로 볼 수 있는 대신 광고가 달리죠. 이건 우리가 이미 다 잘 알고 있는 것이고.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있는데, 미국 내에서 아마존 프라임은 1년에 100불인가? 그 정도를 하고, 단돈 100불을 내고 이 큰 미국 국토에서 웬만해서는 이틀 내로 배송을 해주는 것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플러스 제가 쓰지도 않는 별별 여러 가지 혜택들을 받게 됩니다.
이런 시장에서 넷플릭스 주가가 내려가고 그 이유가 유저들의 이탈이라는 소리가 들리니까, 넷플릭스한테도 유튜브나 아마존처럼 좀 공짜 내지는 엄청 공짜나 다름없는 어마어마한 굿딜을 좀 줘봐라, 라는 의견들이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넷플릭스한테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합니다.
넷플릭스는 유튜브와 달리 자기네가 돈 들여서 지적 재산을 만들고, 심지어 그게 픽션이에요. 돈이 많이 듭니다. 만드는 데에 사람도 많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돈과 사람이 많이 필요한 프로퍼티를 보려는 사람들을 지금까지 유저 베이스로 모아 왔습니다.
거기다가 넷플릭스는 유튜브와 아마존과 달리 다른 믿는 주머니가 없어요. 애플하고도 다릅니다.
유튜브는 구글 거죠. 구글이 얼마나 거대 기업인지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아마존은 리테일은 거의… 미국에서만 크다고 봐도 될 것 같고, 리테일 특성상 그렇게 수익이 크진 않지만, 미국에서 모든 주를 겨냥하는 오프라인과 걸쳐진 기업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코스트코가 대단한 거고, 그래서 아직도 월마트가 사라지기 어려운 겁니다. 온라인 기반 기업이야 미국 전역 및 국제 사업이 많은데, 오프라인에서. 정말 얼마나 귀찮을지 생각해보세요. 그 수많은 주들의 법. 그 수많은 주들을 잇는 수많은 고속도로들. 물건 보관하는 창고들. 그리고 모든 박스에 아마존 로고가 박혀서 나갑니다. 아마존의 한 사업 부문이 그 자체로서는 돈을 많이 못 벌어도, 광고 효과가 어마어마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애플도, 하드웨어를 파는데. 애플 로고 다 박혀 있죠. 애플이야말로. 별별 것을 애플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웃돈 얹어서 비싸게 팔잖아요. 애플 티비가 지금은 하찮지만, 애플은 버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사이즈의 주머니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유튜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애플 티비 사이에서 넷플릭스가 공짜 전략을 취한다? 갑자기?
위험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넷플릭스가 십 년 전부터 가야 했던, 순전히 제 생각에 너무도 당연한 길은, 자기네 플랫폼에다가 쇼핑몰을 얹는 겁니다. 원래가, 이를테면, 해리 포터가 잘 되면 해리 포터 관련 굿즈가 팔리잖아요? 그것처럼 아주 간단하게는, 오징어 게임이 잘 되면, 오징어 게임 굿즈를 당장에 넷플릭스 영상을 보면서 원클릭으로 한 방에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단 말이죠.
심지어 예를 들어, 어떤 연예인이 어떤 드라마에서 특정 옷을 입었는데, 그 브랜드 스토어를 넷플릭스와 연결해서, 바로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준다? 왕킹짱일 것 같으나…
문제가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너무 글로벌해요. 아마존급 되는, 미국의 그 귀찮은 수십 개 주의 법을 극복한 기업도 온 세상 팔방으로 계속 뻗어나가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만질 수 없는 지적 자산 위주로 세계로 뻗어나가다가 또 갑자기 오프라인 배송까지 해야 하는 사업으로 확장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단 말이죠. 그렇다고 특정 지역만 해준다고 하면 제공 안 해주는 지역의 유저들은 싫어할 수도 있으니, 적어도 미국에서 한다면 미국 전역 정도는 서비스 해줘야 요즘 미국인들도 성에 찰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가망이 없는 것도 아닌가 싶은 점이 이겁니다. 넷플릭스는 원래가 물질 형태의 DVD를 배송하는 데에 중점을 둔 기업이었습니다. 지금의 형태를 띠기 전에. 아까 제가 말한, 비디오 가게가 아직도 존재하던 시절에. 찾아보니까 지금도 배송을 해준다던데.
미국 내에서만이라도 이미 갖고 있는 DVD 배송망을 좀 확장해서 물질 형태를 띤 상품의 판매를 시작해 보면 어떤가 하는?
아니면. 그렇게 대형으로 사업하기가 어려우면. 할리우드에다가 넷플릭스 스페셜 스토어라도 좀 몇 개 짓든가. 오프라인을 너무 등한시하는 것 같아요, 넷플릭스 정도 사이즈 되는 기업에서. 인간이 육신에 들어 있는 한, 물리적 공간의 힘은 엄청난데 말입니다.
뭐 아무튼, 전혀 넷플릭스랑 아무 관계 없는 막연하고 거대한 꿈을 꾸는 한아임이 생각을 해봤습니다.
참고로 지금 netflix.shop에 들어가면 나오는 그 스토어 같은 형태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너무 무슨… 극단순한 상품밖에 안 팔더라고요. 실제로 히트 치는 드라마들과 너무 동떨어져 있고, 넷플릭스 메인 사이트랑 연결이 안 되어 있잖아요. 이거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기사를 보면 2021년 6월경에 연 것 같은데, 그로부터 1년 후, 별로 뭐. 별로예요.
8: 트위터의 위치
00:50:34-01:07:07
[Music: Chemtrails – Sémø]
아무튼 넷플릭스 얘기를 왜 했냐면요. 트위터의 위치가 넷플릭스와 흡사 내지는… 아니에요. 흡사하다고 하면 넷플릭스한테 미안할 정도로 트위터는 기업으로서 슈방구입니다.
트위터는 유명 내지는 악명 내지는 그냥 전체적으로 시끄러운 거에 비해 굉장히 작고 돈을 못 법니다. 돈을 적게 번다는 게 아니라 수익 자체가 안 나는 해가 있습니다.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2021년 트위터의 annual net loss. 이게 뭐지? 연간 순손실. 이것이 221 million US dollars였다고 합니다. 2억 2천 1백만 달러의 연간 순손실.
또 다른 스타티스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으로 트위터 직원이 7천5백 명이래요. 2020년 12월에는 5천5백 명이었는데, 2021년 12월에는 7천5백 명. 1년 새에 2천 명 늘렸어요.
반면 알파벳. 구글의 parent company. 알파벳 전체의 직원 수가 2021년에 15만 6천 5백 명이라고 하네요.
뭐지… 트위터 직원이 엄청 많네요.
아무튼 Pew research에 따르면, 2021년 조사 결과, 미국에서의 소셜 미디어 사용률은 다음과 같은 순입니다.
유튜브가 제일 높고, 그다음으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링크드인, 스냅챗, 트위터. 트위터가 이제서야 나왔어요. 그 아래로 왓츠앱, 틱톡, 레딧, 넥스트도어가 있습니다.
틱톡과 유튜브의 성장 속도는 어마어마합니다.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 링크드인도 계속 성장하고 있어요.
그런데 트위터는 비교적 평탄합니다. 수익을 얼마나 못 내는지를 고려할 때, 이용률이 내려가기 시작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기적이에요.
여기서 트위터가 넷플릭스와 비슷한 점이 드러나는 겁니다. 트위터는 뒷배가 없어요.
유튜브는 구글 것입니다. 주머니 깊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은 메타 것입니다. 주머니 킹 깊어요.
링크드인은 마이크로소프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주머니 깊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떠나고 싶어도 못 떠나는 상품들을 만들지 않습니까?
[Music ends.]
또한 틱톡은 바이트댄스 것입니다. 아마도 중국 대륙의 수많은 이용자들에게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어마어마하겠죠? 게다가 중국 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경쟁이라는 게… 있나요?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서 바로 새 기업을 시작하고 시장에서 싸워볼 수 있는 것인지. 경쟁이 불가하면 불가할수록 이미 큰 기업들은 중국에서 유리하겠죠.
그리고 이 Pew research 조사에서 순위권에 든 다른 기업들은 어떻냐면요.
레딧은 private company입니다. 상장을 곧 한대요. 그런데 아직은 안 한 것 같으니까 돈이 벌리는지 안 벌리는지는 주인들이 알아서 하는 것으로.
넥스트도어는 상장이 되었는데, 오프라인 네트워킹을 연결시켜주는 게 중점이라서 트위터랑 완전히 결이 다른 것 같습니다. 비교 대상이 아닌 것 같아요.
핀터레스트도 public company입니다. 여러분? 핀터레스트가 아직 한국에서 크지 않지만, 미국에서 참 돈 안 들고 쉽고 오래 가는 리테일 마케팅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블로거들도 많이 씁니다. 트위터 인스타 기타 등등 플랫폼에서 한 번 포스팅하면 한 시간도 안 돼서 묻히는 걸 생각하면, 핀터레스트의 검색 기능은 꽤 괜찮습니다. 특히 이미지 위주. 상품 위주의 리테일 마케팅에서. 가구. 옷. 각종 라이프스타일. 이미지를 아예 클릭하라고 점을 보여줍니다. 그 점을 클릭하면 구매할 수 있는 식으로.
이게 제가 아까 말했던, 넷플릭스가 만들면 좋을 것 같은 종류의 시스템입니다. 이 정도로 e-커머스가 녹아들어가 있어야 귀찮은 점이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아무튼 핀터레스트의 최대 강점은 조용하다는 겁니다. 시끄러울 이유가 없어요. 팔로워 팔로잉 따지지 않아도 충분히 검색이 되고, 이용이 수월하고, 깔끔합니다.
아무튼 이 Pew research 랭킹에서 트위터급으로 좀 사그라들고 있으며, 제가 보기에 비슷하게 자칫하다가는 가망이 없어질 유일한 기업이 스냅챗입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랑 틱톡으로 유저가 많이 빠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인 겁니다.
트위터는 지금의 틱톡과 약간 비슷한 측면이 있는 Vine과 Periscope이라는 서비스를 갖고 있었는데, 둘 다 더는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유행과 타이밍이 안 맞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는 Vine을 며칠 정도 써봤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전혀 틱톡처럼 무자비하게 중독성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위터는 지금껏 뭘 믿고 잘못된 정책들을 펼쳤는가. 어떤 측면에서 잘못됐냐면, 회사의 수익 측면, 그리고 수익을 못 낼 거라면, 유저 베이스 확장 측면에서 잘못됐습니다. 회사란 이익을 창출해야 합니다. 특히 상장 기업이면, 그게 의무예요. 그런데 그걸 굳이 어렵게 힘들게 안 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잘못된 정책들이란 얘깁니다.
트위터가 쫓아낸 마켓 쉐어를 일부 틱톡이 가져갔습니다. 트위터의 정책 때문에 기회를 잡은, 트위터와 거의 동일한 서비스로 넘어간 경우도 있지만, 틱톡으로 간 경우도 있단 겁니다. 2000년대생, 2010년대생들은 ‘어떤 소셜 미디어를 쓸까?’를 결정할 때 트위터를 고려조차 안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또한, 틱톡 초창기 때는 안 그랬는데, 지금은 어린 세대들을 위한 플랫폼이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무슨 얘기까지 들었느냐 하면요. 시멘트 붓는 일을 하는 사람이 시멘트 붓는 틱톡을 올려서 계약을 딴대요. 인플루언서로서 외부 광고를 따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의 시멘트 공사 계약을. 이제는 틱톡이 점점 더 십 대가 춤추는 영상만 올라오거나, 인플루언서가 되려는 사람들만 활동하는 플랫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들로, 앞으로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틱톡과 트위터를 통해 펼쳐질 각종 사건들이 저는 미국 정치에서 매우 중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현재에는 미국 정치에 중요한 건 다른 나라의 정치에 다 중요합니다.
참고로 여러분? 저는 좌파 싫어요. 우파 싫어요. 둘 다 싫어요. 그 어떤 국가의 좌파 우파든 다 싫고, 모든 비주류 정당도 다 싫어요. 제 정치적 견해는 그 어떤 정당에도 들어맞지 않습니다. 다 쓰잘데기 없어요. 제 정치적 견해는 엄밀히는 정치적 견해도 아닙니다. 그보다는 경제적 견해인 측면이 더 많습니다. 쓸모의 견해.
그러나 정치의 가장 킹받는 점은, 정치가 싫다고 해서 다른 데를 봄으로써 그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모든 현실적 거대 변화가 정책이라는 구조물로 막혀 있습니다. 그 구조물은 눈길을 피한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유저들도 피한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트위터를 떠난 유저들이 그냥 사라졌겠습니까? 당연히 아니죠. 멀쩡하게 살아서 다른 데서 원래 하던 거 하고 있습니다.
이 ‘다른 데’라는 점이 기업으로서의 트위터한테는 포인트가 됐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주주들한테서 돈 받아서 장사하는 기업이 어떤 망상에 빠져서 어차피 돈 한 푼 안 내는 유저들을 ‘다른 데’로 보냈는지. 그 유저들을 어떻게 다시 불러 모을 건지. 불러 모을 생각은 있는지. 설마 정말로 유료 유저들만으로 자기네가 먹고살 수 있다고 보는지. 또한, 그때에 가서야말로, 유료 유저를 불러모아주는 크리에이터들을 자기네가 거를 건지. 얼만큼? 언제까지? 어떻게? 그 수많은 짧은 트윗을 대체 어떻게?
그런데 갑자기 일론이가 트위터를 사다니.
그래서 일론이가 트위터를 변화시키기 전 상태가 어떤지를 알아보기 위해 제가 지금 트위터를 써보고 있는데, 트위터에 edit 기능이 없다는 걸 저는 이번에 알았습니다. 일론이가 그걸 바꾸겠다고 해가지고 알았는데, 직접 써보기 전까지는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 edit 기능이 없는 건 아니겠지?’라고, 도저히 믿질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설마가 맞더라고요. 어떻게 edit 기능이 없을 수가 있지? 직원이 7천 5백 명인데?
트위터가 오픈소스화될지. 트위터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일론이한테는 테슬라가 있고, 뉴라링크가 있고, 스페이스엑스가 있습니다. 혹시 뭐가 더 있나? 보링 컴퍼니. 땅 파는 회사. 또 더 있나?
뭐, 더 있든 없든. 트위터가 앞으로도 수익을 잘 못 낸다면, 이 다양한 주머니들이 트위터를 얼마나 오래도록 먹여 살릴 의향이 있을까요?
또한, 혹시 수익을 못 내더라도, 언젠가는 서로 더더욱 얽히게 될 이 여러 회사들의 소유주인 일론이가 트위터라는 기업 전체를 loss leader로 쓸지. 무슨 말이냐 하면, 테슬라는 원래도 광고를 안 하기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광고할 필요가 없는 이유가 있어요. 돈 주고 광고하는 방법보다 더 효과적인 소셜 마케팅이 이미 잘 돌아가고 있으니까.
만약 일론이가 앞으로도 자유로이 트위터를 그러한 마케팅 목적에 쓰고, 또 뉴라링크에 주입할 데이터를 수집할 건지. 뭐 기타 등등, 돈 버는 것 말고도 빅픽쳐를 그릴려면야 트위터를 쓸 수 있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을 테니까. 그런 용도로 트위터를 쓸 거라면. 수익에 관한 건 뭐… 좀 상관이 없어지는 건지?
마치 애플이 지금 애플 티비가 좀 장사가 안 돼도, 나중에 뭐 애플 카에 넣을 건지. 그냥 애플 생태계에서 내보내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건지, 그런 여러 이유들로 애플 티비에 계속 투자하는 것처럼.
아마존 생태계가 거대하고 클라우드로 돈을 많이 버니까 리테일에서 좀 수익이 덜 나더라도 전체적으로 남는 장사인 것처럼.
홀로 섰을 때는 현상 유지만 하던 트위터의 힘이 뒷배를 가짐으로써 엄청나게 커질지?
매우. 왕짱킹. 궁금합니다.
9: 유튜브 팟캐스트와 인공지능 내레이션
01:07:07-01:10:29
[Music: Shoreline – W A T E R F V L L S]
끝나기 전에 잽싸게. 몇 가지만 더 기술계 소식을 언급하겠습니다. 유튜브가 팟캐스트 섹션을 새로 만든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아직 약간 루머성 같긴 한데, 작년 말에 유튜브에서 팟캐스트 executive를 고용한 건 사실이고, 올해에 들어서 팟캐스트 섹션에 관련된 프레젠테이션이 바깥으로 흐른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유튜브 측에서 팟캐스트에 관련해서 전혀 아무 변화의 신호도 없지만, 팟캐스트 분야를 더 판다는 그 자체가 루머는 아닐 겁니다. 방어성으로라도, 즉, 틱톡 때문에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생기고 유튜브 쇼츠가 생겼던 것처럼 방어성으로라도 팟캐스트 섹션을 만들 거로 생각됩니다.
또한 구글 북스, 즉, 디지털 출판 쪽에서 드디어, 한아임의 오랜 기다림 끝에, AI 오토 내레이션 기능이 등장했습니다.
지금은 공짜고요. EPUB 파일을 올리고 구글에서 팔면, 그것에 대한 오디오를 다운받아서 다른 데에서도 팔아도 된다고 합니다.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거겠죠, 구글 측에서는?
제가 들은 샘플로는 이게… 꽤 괜찮아요, 목소리가. 목소리가 여러 종류가 있고요, 지금은 영어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임 드리밍을 들으시는 여러분은. 이러한 여러 가지 기능들이 국제적으로 확장됨에 따라, 여러분이 거주하시는 국가에서 여러분이 사용하시는 언어로 가장 먼저, 누구보다 잽싸게, 쓰시고 싶으신 분들은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10: 마무리
01:10:29-01:13:47
[Music: To the Moon and Back – Ty Simon]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원래는 빌딩 얘기만 하려고 했는데. 현실 세계에서 별일이 다 일어나다 보니, 그 얘기는 정작 많이는 못 했습니다. 현실과 상상이 만나는 시대이다 보니.
옛날 옛적에는 잘못된 상상을 하면 끌려가서 사형당하고 사살당하고 고문당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상상하지 못함에 대한 대가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상상의 한계 그 끝에 현실의 끝도 있게 될 겁니다.
아무튼. 건물주가 되는 상상은 너무 신나는 상상이기 때문에 다음 주에 본격적으로 해 보겠습니다. 특히나, 1층에 뭐 넣을지에 관해서.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기록과 이번 에피소드의 녹취록은 제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링크 및 오늘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각종 토픽들에 관한 링크들을 전부 쇼노츠에 올려놓겠습니다.
여러분에게 특이 취향 친구가 있으시면, 이 팟캐스트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그럼, 아직 깨어 계신 분들도, 잠드신 분들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아임이었습니다.
[Music ends.]
모든 링크
- 00:00:38 — 모던 그로테스크 타임스
- 00:26:08 — 스티븐 킹의 ‘미저리’
- 00:32:15 — 뉴라링크 human trial
- 00:32:36 — “Her” (영화)
- 00:33:51 — Flightradar24
- 00:42:29 — 아마존 프라임 혜택 목록
- 00:47:30 — 넷플릭스의 너무 글로벌함 (2022년 5월에 이 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190개국에서 제공 중)
- 00:49:10 — 넷플릭스 오프라인 스토어에 관한 기사인데, 도쿄 얘기…? 미국 내에 스토어 위치 정보는 찾을 수 없음. 비밀인가봉가!
- 00:49:47 — 넷플릭스 숍
- 00:50:21 — 넷플릭스 숍이 론치한 때에 대한 기사
- 00:51:37 — 2021년 트위터 연간 순손실
- 00:52:04 — 2021년 12월 기준 트위터 직원은 7천5백 명
- 00:52:35 — 알파벳 전체의 직원 수가 2021년에 15만 6천 5백 명
- 00:52:54 — 2021년 조사 결과, 미국에서의 소셜 미디어 사용률
- 01:05:20 — 테슬라는 광고하지 않는다
- 01:08:03 — Youtube’s podcast executive
- 01:08:10 — 유튜브 팟캐스트 관련 프레젠테이션 덱이 포함된 기사
- 01:08:50 — 구글 북스에 등장한 AI 오토 내레이션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여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hanaim.imaginariumkim.com/
© 2022 한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