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드리밍 [Ep. 18] 미래멤버: 비유적 정원 가꾸기](https://aimdreaming.imaginariumkim.com/wp-content/uploads/2022/05/18_아임-드리밍-커버-1568x1568.jpg)
1: 오프닝
00:00:00-00:02:49
[Music: Sarah Kang – Make You Mine – Instrumental]
안녕하십니까? 이야기하는 자, 한아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특이 취향 불면자들을 위한 약간 이상한 꿈자리 수다,’ 아임 드리밍을 듣고 계십니다.
저번 주에 우리에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습니다.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지만 그냥 상상하는 게 재밌길래 계속 얘기하고 있는 가상의 6층 빌딩의 1층에 음료 제공처를 넣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 빌딩의 아지트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기를 불특정 다수에게 개방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어떤 식으로든 정의된 특이 취향 공동체의 사람들에게만 개방하고 싶단 말이죠.
그런데 끝내주는 음료의 전문성으로 승부할 것 같지는 않으니, 소수의 사람들에게 어마어마하게 값비싼 수익을 낼 순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익을 생각하지 않았다가는 빌딩을 지은 다음 날 그냥 패가망신할 것 같단 말이죠.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이냐.
NFT. 이거 얘기한다고 했었습니다. 네.
그에 대한 오늘의 수다, 시작할게요.
[Music FADES OUT.]
2: 최근에 생긴 일
00:02:49-00:06:24
먼저 NFT가 무엇이 아닌지에 대하여 언급을 해보겠습니다. 제가 아무리 NFT 전문가가 아니어도, 이건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NFT가 그 자체로 나쁜 건 아닙니다. 그 자체로 좋은 것도 아니에요.
그냥 기술입니다.
이 말을 왜 하냐면요, 최근에 생긴 루나 사태 때문에 루나와 전혀 관련이 없는 코인이나, 블록체인 기술 그 자체나, 더 나아가서 하여간에 비교적 새로운 거라면 전부 다 사기고, 가짜고,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의 목소리가 순간적으로 커진 것 같아서입니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요? 정말로 다 사기고, 가짜고, 없어져야 하나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전에도 제가 말한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여러분. 칼로 사람을 죽이면 누가 나쁜가요? 칼로 사람을 죽인 사람이 나쁩니다. 칼은 죄가 없습니다. 어떤 자는 칼로 사람을 살리기도 해요. 요리도 하고, 수술도 합니다. 칼로 사람 죽인 사람이 있다고 해서 칼로 요리하고 수술하는 사람들의 칼을 빼앗으면 그건 착하고 옳은 일인가요?
또한, 인터넷에서 사기가 벌어지면 누가 나쁜가요? 사기 친 사람이 나쁩니다. 인터넷은 죄가 없습니다. 다른 누군가는 인터넷으로 사람을 많이 살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인터넷 사기가 판을 친다고 해서 인터넷을 없애면 그건 착하고 옳은 일인가요?
이것. 착함. 옳음. 이것에 대해서도 언젠가 한번 얘기를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메인스트림에서, 사회 전반에서 편의상 쓰고 있는, 착함과 옳음에 대한 정의도 아닌 정의는 상당히 빈틈이 많습니다. 말 그대로, 편의상 쓰는 겁니다. 저도 씁니다.
아무튼, 지금은 일단, 도구는 그냥 도구라는 점.
3: 신분과 데스노트
00:06:24-00:19:16
[Music: Exit Status – Man with Roses]
제가 NFT류의 기술에 관심을 갖고 보는 이유는 여럿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이겁니다. 그것이 한 개인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도구라는 점. 즉, 제 상상 속 빌딩, 이 아지트에 입장할 사람들과 입장하지 않을 사람들을 분간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죠.
그렇다면 그냥 신분증을 쓰면 되지 않느냐. 여권을 쓰면 되지 않느냐, 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게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런데 여러분? 최근에 생긴 일이 루나 사태 말고 또 있습니다. 싸이월드가 돌아왔대요.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렇다’라고 하지 않고 ‘그렇다고 하더라’라고 하냐면요, 써본 적은 없고 전해 듣기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건 또 왜 그런가? 싸이월드는 제가 사는 세상에는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싸이월드 계정을 만들려면 한국 휴대폰 번호가 있어야 한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애플 앱스토어에 가보시면 싸이월드 앱의 평점이 2점 정도이고, 1점 리뷰가 수두룩합니다. 왜냐? 저처럼 외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싸이월드에 접근도 못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국 기업이 한국에 사는 한국 휴대폰 번호 보유자들을 상대로 장사하겠다는데 무슨 문제냐, 하실 수도 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유튜브, 페이스북, 페이스북 메신저, 인스타그램, 기타 등등 국제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에 묻힐 계획이라면요. 특히나 싸이월드는 메타버스까지 언급하던데, 한국 휴대폰 번호가 없으면 계정을 못 만드는 상태에서 메타버스를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 같습니다. 혹은,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아주 협소하든가요.
아무튼, 싸이월드는 현실에서 제가 운영하는 회사가 아님은 물론이고, 가상으로 운영하는 상상도 안 해봤기 때문에, 다시 제 상상 속 빌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저는 이 아지트에 국적 때문에, 혹은 휴대폰 번호가 없어서, 아니면 한국어가 미숙해서 오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어가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필요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일 수도 있고, 사진작가일 수도 있고. 웬만큼 손짓발짓 눈치코치로 의사소통하면 됩니다. 그때가 되면 웬만한 간단한 문장은 기계번역이 더 정확해질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받아들이려면 국제적으로 쓸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Music ends.]
현재 국제 사회에서 쓰이는 신분증이라는 게 있으나, 신분증 볼 때 무엇을 확인하는 걸까요? 얼굴 확인하는 거 아닌가요? 사진?
그러면 신분증을 위조하면 어떡하나요? 저는 신분증을 위조해도 모를 것 같거든요. 특히나 특정 한 나라의 운전 면허증, 주민등록증, 여권만 확인하는 게 아니라 온 나라 사람들이 제각각으로 생긴 신분증을 들고 온다면, 지금 이 세상에 국가가 200개 정도 있는데, 저는 그 나라들의 신분증이 대체 어떻게 생겨야 하는지 모를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런 점도 있습니다. 신분증이 진짜면 또 뭐… 그래서 뭐?
이 카드에 쓰인 이름이 이 사람 본명이고, 거기 붙은 사진이 이 사람 얼굴임을 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신분 시스템에 접속해 있는 기관도 아닌 한 개인인 제가 실질적으로 무엇을 알 수 있느냐는 말입니다.
이를테면, 제가 지금 이런 얘기들을 하는 것은 제가 본명으로 가진 여권하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지금 당장 공항에 가서 여권 검사를 받아도 그 검사하는 사람은 제가 누군지를 몰라요. 그 사람이 안다고 생각하는 건 제 얼굴과 이름이지만, 제가 정말 누군지는 모른다고요.
사람에게 정체성을 주는 게 얼굴과 이름일 리는 없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물론. 얼굴과 이름에 힘이 없다는 건 아닙니다. 저한테 범죄 기록이 있다면 그걸 조회할 수 있겠죠. 그게 실질적인 유용함이고, 좀 더 판타지적으로, 상징적으로도 의미가 있긴 합니다.
그래서 데스노트 같은 만화의 전제가 받아들여지는 겁니다. ‘어떤 사람의 이름과 얼굴을 알고 그 사람의 이름을 데스노트에 쓰면 그 사람을 죽일 수 있다.’ 이게 데스노트의 기본 전제인데, 저는 그 만화를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대체 왜 그렇게 재미있었는가. 그리고 왜 그 재밌는 와중에 이 전제가 전혀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는가.
여기서 제가 말하는 ‘말이 된다’는 과학적으로 말이 된다는 게 아니고요, 독자의 입장에서 받아들임 직하다는 겁니다.
이름과 얼굴을 앎으로써 어떤 사람의 범죄 기록 정도는 알 수 있겠지만, 그런 식으로 치면 장발장 이름과 얼굴을 검색하면 ‘범죄자’, 이렇게 나오겠죠. 그런데 그게 장발장의 본질은 아니잖아요. 장발장이 도둑질을 해서 착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왜 이름과 얼굴을 알면 어떤 사람에 대해 뭔가를 알게 된다고 착각하는가. 혹은 그것은 과연 착각이긴 한가?
여기에 양면성이 있습니다.
제가 시즌 1의 10화에서 반인반수 얘기를 하면서 양면성에 놀란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혜원 기획자랑 번역한 책 ‘괴물성’ 얘기를 하면서요.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반은 동물이고 반은 인간인 형상의 신들을 숭배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는 반인반수에 대한 혐오감이 극에 달한 것 같다.
그렇다면 절반은 동물, 절반은 인간인 존재들은 숭배의 대상인가 혐오의 대상인가? 아마 현대를 사는 사람들은 양쪽 다 믿을 것이다. 이러한 공존은 어떻게 가능한가.
이런 얘기를 했었는데, 얼굴의 양면성도 이름도 비슷합니다.
얼굴과 이름이 무의미한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분들은 쉽게 표적이 됩니다. 사기, 악플, 집착의 표적. 더 넓게는 부정적이라고만은 볼 수 없는 관심과 사랑의 표적도 되고요.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압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그냥 길을 가다가도 명찰을 달고 있는 사람이라면 얼굴과 이름 아는 건 순식간이죠. 또한, 소셜 미디어에 널려 있는 것이 이름과 얼굴입니다. 가명을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본명인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우리가 이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을 안다고 해서 이 사람들을 정말로 아는가?
모르죠. 모릅니다, 우리는 이 사람들을.
4: 소셜 미디어 프로필
00:19:16-00:25:28
[Music: Anti Social – K. Solis]
이것이 현대인들이 소셜 미디어를 하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더라고요. 남이 보았을 때 내가 나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기능. 신분증은 아니지만, 신분증보다 더욱더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란 걸 확인할 수 있어서.
실제로, 이건 통계나 연구 결과는 아니고 제가 주변 여기저기서 들은 얘기인데, 요즘에 데이팅 앱을 많이들 쓰지 않습니까? 이때 그 앱 내부에서는 달랑 상대방 사진이 보이고, 뭐 약간의 대화를 할 수 있을 겁니다, 만나기 전에.
그런데 그 한두 번의 대화를 기반으로 직접 만나기로 결정하는 것보다는 소셜 미디어 프로필을 보고 만나기로 결정하는 게 훨씬 마음이 놓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이 논리에 동의합니다. 데이팅 앱에서 나와 말을 하고 있는 이 사람이 한두 번 정도는 자신이 광적인 범죄자나 변태가 아닌 척을 하기 쉬울 수 있어도, 소셜 미디어에서 수년간 위험인물이 아닌 척하기는 좀 더 힘들 테니까요.
심지어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이건 회사 다닐 때 들은 얘기니까 벌써 한참 전 얘기인데, 회사에서 누구를 새로 채용할 때 소셜 미디어를 봅니다. 또한, 채용한 다음에도 직원들 소셜 미디어를 음… 모니터링한다기보다는, 뭐, 하나하나 다 볼 시간은 없을 테니까, 모니터링까지는 아니지만, 안 보는 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인사과에서 그런 것을 신경 쓴대요.
미국에서는 채용할 때 회사에 따라 마약 검사, 신분 검사까지 하거든요. 제 경우에는 그랬습니다. Background check에 동의하냐 동의하지 않냐, 하고 문서에 서명합니다. 뭐, 당연히 동의해야죠, 채용되고 싶으면. 회사 측에서 오퍼를 받을 즈음 하는 일 중 하나가 이 백그라운드 첵입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게 미국에서의 채용인데, 그렇게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이 직원이 완전히 미친 범죄자가 아님을 확인까지 하고서도, 그러고서도 또 소셜 미디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도 가짜일 확률이 꽤 있잖아요. 스팸이 엄청 많습니다. 하. 스팸봇들은 정말… 스패머들은 정말 부지런해요. 어쩌면 그렇게 부지런할까. 맨날 말 걸어요. 대단해. 이걸 기계가 한다고 하더라도, 이런다고 뭘 얻는 건지. 참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소셜 미디어가 유용한 점이 있긴 하지만, 스패머도 있고, 무엇보다 없는 걸 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완전히 진실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Music FADES OUT.]
5: NFT 프로필
00:25:28-00:29:40
그러니 NFT 프로필 같은 것을 아지트성의 도구로 쓰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 겁니다.
지금 오픈씨 같은 곳에 가면, 자신이 구매한 NFT를 프로필에 진열해놓을 수 있대요. ‘이거 봐라, 나 이 NFT의 소유자다,’ 이런 식으로. 만약에 제가 ‘아지트 멤버십’을 0원, 즉 공짜로 팔아도, 그걸 실제로 소유한 사람만 프로필에 보여줄 수 있을 것이고, 웬만해선 없는 걸 있다고 사기 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저는 이 도구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특이 취향자의 아지트를 꿈꾸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특이 취향이란 특이한지라 메인스트림에서는 얘기만 꺼내도 이상한 취급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 객관적으로, 확률적으로 특이한 경우.
예를 들자면, 애완 벌레를 키운다든지.
또는 메인스트림에서 특이하다고 여기진 않지만 내가 속한 조직이 특이해서 특정 활동이 특이해지기도 합니다. ‘특이’란 건 맥락에 따라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만약 엄청나게 보수적인 조직의 상무면, 제가 부업으로 아이돌 덕질을 한다는 걸 들키는 게 승진에 불리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돌 덕질 자체는 많은 사람들이 하지만, 제가 속한 조직이 특이해서 그 안 특이한 일을 특이하게 만든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널리 퍼진 소셜 미디어에서도, 예를 들면 트위터에서도, 부계를 따로 판대요. 본계랑 엮이면 안 되는 것을 완전하게 분리한다고 합니다.
그 비슷한 것을 NFT 프로필로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단, 없는 걸 있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어디서 누구 것을 퍼오기도 더 어려워질 것이고, 퍼온다면 흔적이 남는 시대가 되지 않겠는가.
이를테면, 뭐… 라스 폰 트리에 영화만 파는 사람이다, 하면, 이분의 프로필에는 가짜로 꾸밀 수 없는 라스 폰 트리에의 흔적이 있을 것 같아요. 라스 폰 트리에 한정판 영상을 갖고 있다든지. 그 사람의 광팬들만 속한 모임의 일원이라든지.
혹은, 에반게리온에 등장하는 철학에 심취해 있는 사람이다. 하면 그 사람이 그 분야에 관해 지금까지 생각한 것, 지나온 서적들, 그에 대해 얘기한 흔적 같은 게 있을 겁니다.
이 모든 게 지금의 소셜 미디어와는 달리 스팸 없이, 팔로워를 사고파는 것 없이, 라이크를 유도하는 것 없이 보여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6: 대화의 방향성
00:29:40-00:34:38
[Music: A Conversation with No One – Jone Eksl]
특히나 이런 식의 프로필이 있으면 뭐가 좋냐면요, 대화에 방향성이 생겨서 좋습니다.
지난주에 얘기했듯이, 제가 꿈꾸는 아지트 1층의 음료 제공처는 옛날 옛적의 커피하우스 같은 느낌이지 않습니까?
주식 중개인들은 주식 중개인들끼리 커피하우스에 모이고.
변호사들은 변호사들끼리 모이고. 이랬대요.
그러면 우리는 취향자들끼리 모였는데, 취향자란 그 정의 자체가 너무나 다양성을 내포하니까, 뭔 얘기를 하나. 각자가 프로필에 나열한 거에 대해 얘기하면 되지 않겠는가.
이러면, 내향적이거나 외향적인 성향이 다분히 상관이 없어집니다. 저는 스몰 토크를 잘 안 하는데, 만약 라스 폰 트리에 팬을 만난다, 게다가 그 사람의 소비와 창작의 역사를 보면 프로필에 진짜로 라스 폰 트리에가 아주 그냥 투성이다.
그렇다면 스몰 토크를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이런 질문부터 하겠죠. “그런 괴팍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왜 좋나요. 영화가 좋은 겁니까? 그 사람이 좋은 겁니까? 즉, 당신은 라스의 팬입니까, 라스 영화의 팬입니까, 둘 다입니까?”
또한 NFT에 얽힌 프로필이 있다면, 음료 제공처 내지는… 빌딩 전체? 아무튼 여기에 접근권을 가진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기가 빌딩 외부에서도 수월해집니다. 개인 정보를 수확하는 빅 테크에 의존하지 않고도 정말로 이 NFT를 가진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는 게시판이 생긴다든지.
거기에 ‘오늘 방문 예정자,’ 이런 정보를 표시해 놓을 수 있다면, 라스 폰 트리에 팬들이 유독 공통적으로 시간이 비는 날을 다른 멤버들도 볼 수 있을 거잖아요. 그러면 선택을 할 수 있겠죠. “아, 도저히 ‘살인마 잭의 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같은 공간에 못 있겠다.” 아니면, “오, 이 사람들이랑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러 가봐야겠다.”
[Music ends.]
7: 절대금연 및 존재의 선악
00:34:38-00:43:09
그리고 그 공기가 있는 공간에는 음료가 있을 것이다. 커피. 차. 와인. 맥주. 소주. 위스키. 간단한 안주.
그렇지만 금연입니다.
왜인 줄 아십니까? 술은 마시는 사람 몸에만 들어가지만 흡연은 옆 사람도 같이 피기 때문입니다. 담배, 집에서 피세요. 대마초도, 제발 집에서 피세요. 아지트에는 흡연 구역도 안 만들 겁니다. 절대 금연.
이 측면에서 NFT는 좋은 점이 또 뭐냐면요, 이용 약관 동의를 스마트 컨트랙트에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멤버십을 구매함으로써 동의한 증거가 확연하게 남도록. 절대 금연. 이용 약관에 넣을 거예요.
저는 자기 자신을 해할 권리를 믿는 편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있어요. 근본적으로 저는 존재가 그 자체로 선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악도 아니지만 선도 아니에요. 이 측면에서 제가 갖고 있는 존재론은 칼에 대한 태도와 흡사합니다. 존재는 도구입니다. 그걸로 뭘 하는지는 각자 다 다른 거지, 칼을 쥐었다고 해서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것처럼, 존재한다고 해서 나쁘지도 좋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자신을 해하는 취향이라면 저는 사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전에도 얘기했죠, 정말 저는 누가 자신을 해하는 걸 원한다고 하고, 도와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막무가내로 그래도 사는 게 좋다고 못 우깁니다, 저는. 사는 게 좋은 예시도 봤지만, 사는 게 별로 안 좋은 예시도 봤어요. 그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남이 스스로를 해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는데도 남을 해하는 건 아지트에서 허하지 않을 겁니다. 흡연이 여기에 속합니다. 혼자 피는 건 상관없는데, 남에게 간접흡연을 가하는 행위.
물론, 이런 주장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남을 해하는 것, 혹은 남에게 해함 당하는 것도 취향이라고. 맞습니다. 이거에 대해서도 윤리적으로 의문점이 많아요. 일반적으로 법은 성인이라면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보는데, 그렇다면 살인마와 살인당하고 싶은 자가 만나서 서로 계약을 맺고 그것을 이행하면 법은 살인마를 처벌할 수 있는가.
이거야말로 라스 폰 트리에가 만들 법한 종류의 영화인데. 이미 만들었나?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윤리적으로 의문점이 많아서 흥미롭기는 합니다만, 이 길은 너무나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제가 빌딩 주인으로서 형사법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음료 제공처 및 아지트 빌딩 전반에서는 타인을 해하는 일을 지지하지 않으며, 적발 시 형사 인계한다고 컨트랙트에 쓰든지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자해도. 저는 윤리적으로는 정말 참 알 수 없는 영역이 자해라고 생각을 하지만, 패가망신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컨트랙트를 보수적으로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자해도 아지트 내에서 하지 마세요. 아지트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사실 아무도 아무를 책임지지 않아요. 그것은 그저 삶이 그래서입니다.
아무튼, 이런 스마트 컨트랙트는 실용적 이유 때문에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뭐, 이런 주제가 나쁘다거나, 그런 뜻은 아닙니다.
저는 “그거 나쁘니까 하지 마, 지지야 지지,” 이런 논리는 3세 이하 영아한테만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애들이 흙바닥에 떨어진 과자 주워 먹을 때. 얘가 살려면 어른 말을 들어야 한다는 걸 알 때. 심지어 3세 이하인데도 이 말이 안 통하는 애들도 있습니다.
뭐든지, 안 좋으니까 보지 마. 하지 마. 그냥 그만 해. 시키는 대로 해. 너 좋으라고 하는 거야. 그냥 살지 그래. 그래도 살아야지. 하여간에 이런 종류의 모든 말들은 정말로 힘든 상황에 있는 타인에게 별로 유용하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보다는 그 상황에 있는 타인에게 유용하지 않은 자기 자신을 유용하게 보이게끔 하는 데에 유용한 듯하지만… 그조차도 뭐, 별로 유용하지 않습니다.
참, 이것이 그래서.
하지 말란다고 안 하는 사람도 있고, 그것을 끝까지 들여다보다가 미쳐 도는 사람도 있지 않습니까? 하지 말래서 안 하면 사회에서 살기 편한데, 끝까지 들여다보다 미쳐 돈다고 해서 탓하고 싶진 않습니다. 세상이 안 이상한 게 이상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 원래 그런 건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걸 다 원래 그렇다고 살고 있으니, 미쳐 도는 게 당연해요.
그러나. 한아임이 빌딩까지 지었으면 절대 패가망신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패가망신으로 다다르는 모든 길목에 있는 위험 요소들을 다 스마트 컨트랙트에 집어넣을 겁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8: 지금 있는 자들의 쾌적함
00:43:09-00:50:18
[Music: I Want a Synthesizer for Christmas – Be Still the Earth]
그렇지만 웬만해서 이런 극단적인 케이스는 잘 생길 것 같지 않고요. 생긴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불특정 다수와 활동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좀 더 뭔가… 단박에 ‘당신은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라고 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으로 제 대전제는 이겁니다. 앞으로 있을 사람들보다 지금 있는 사람들의 안위가 더 중요하다.
무한한 팽창이라든가. 분명히 공동 자원에 끝이 보이는데 일단 저지르고 본다든가. 그런 것에 대해 의구심이 있는 편입니다.
본인의 자원은 예외입니다. 자신의 시간을 자신의 마음대로 쓴다든지 그런 거야 뭐. 그리고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이 쓰는 거. 그런 건 자기 마음인데.
그와 달리, 그룹이 커지는 와중에 존재가 그 자체로 선일 뿐만 아니라 팽창 역시 그 자체로 선이라고 여기는 사상이 가미되면 문제가 생긴다고 봅니다. 간단하게, 어떤 마을의 존속, 부귀영화, 팽창을 선이라고 보고, 주변의 온 숲의 나무를 다 베면, 그건 이번 생에는 복구 불가입니다.
그래서 아지트도. ‘매해 천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 이런 느낌이 아니라. 오는 사람만 오는 데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다양하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NFT의 좋은 점은 이것을 복제하는 게 어려우니까, 개수를 효과적으로 제한하고, 분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여기에 뭔가 기한을 뒀으면 좋겠어요.
한 번 멤버십을 가지면, 더는 아지트에 관심이 없어졌는데도 계속 멤버 자격을 유지하는 종류의 스마트 컨트랙트가 아니라, 1년, 아니면 1달, 이런 식으로.
그러면 어떤 문제를 막을 수 있느냐 하면요. 혹시나 설마 만약에 자칫하다 아지트가 정말로 ‘매해 천만 명이 다녀가는 명소!’가 된다면.
이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몰려와서 아지트 내부에 이미 들어와 있는 사람들의 쾌적함에 해가 되고, 마찬가지로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바깥에 몰려와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가 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겁니다.
예약제를 운영할 수도 있고.
예약을 맨날 걸어놓고서 노쇼하는 멤버도 알 수 있고.
예약제는 아니고 선착순이지만, 이미 공간에 들어와 있는 사람이 몇 명인지 멤버 전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기간 제한을 두면 멤버십을 실제로 쓸 사람들에게 멤버십이 돌아갈 것 같습니다. 한 달짜리 멤버십인데 그 한 달간 회사에서 업무로 바쁠 것이 확실하면, 그냥 멤버십을 안 구하는 편이 좋겠죠.
또한, 멤버십을 구해 놓았으나 한 번도 방문하지 않은 경우에는 그 멤버십 권한이 자동으로 다시 시장에 풀리도록 컨트랙트를 설정해 둔다든지,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것이 특히나 왜 중요하냐면요, 여러분. 사람들이 사는 책에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읽으려고 사는 책이 있고, 내가 이 책을 샀다는 걸 보여주려고 사는 책이 있습니다. 멤버십도 비슷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쓸 게 아니라 소유만 할 거면 무용하지 않습니까? 자기 NFT 프로필에 전시만 해놓으면 그것이 무슨 소용인고?
[Music ends.]
9: 모던범절 리턴즈
00:50:18-00:55:09
여기서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제가 에피소드 13, ‘모던범절: 링크는 파도를 타고’에서 링크란 것이 얼마나 모두에게 좋은 아름다운 현대 사회의 범절인가에 대해 얘기했지 않습니까? 링크가 생명줄이니까요. 뭔가를 만들어낸 사람에게 그 공이 돌아가고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니까요.
그런데 NFT와 그 안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이용하면 현재의 저작권법보다 훨씬 더 자유롭게, 그러면서도 크리에이터들을 향해 돈이, 진짜 생명줄이 흐르도록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NFT란 훨씬 더 발달한 형태의 링크인 겁니다. 누구로부터 저작물이 시작되었으며, 어디까지 이어지는지가 말 그대로 링크되어 있다는 의미에서의 링크. 유저는 링크인 줄도 모르고, 알 필요도 없이 뒷배경에서 이 스마트 컨트랙트가 알아서 수익을 분배해줄 겁니다.
예를 들자면, 전자책의 2차 판매가 가능해집니다. 종이책보다 훨씬 더 저자에게도, 독자에게도 좋은 쪽으로요.
어떻게 그렇게 되느냐면요, 자, 먼저 종이책을 예로 들어 봅시다. 누가 책을 씁니다. 종이책을 찍어요. 그러고 그걸 팝니다. 이런 책들이 중고책으로 2차 판매가 되기도 하죠? 이때 저자는 그 판매금의 수익을 받지 못합니다.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요.
그런데 NFT화된 전자책에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써서 2차 판매 때 일정 금액이 저자에게 가도록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수량을 제한해서, 전자책 1,000부를 팔았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정말로 2차 판매의 가치가 생겨나겠죠. 한정판이니까요.
또한 이게 독자에게도 좋은 이유는요. 어…
현존하는 이북 플랫폼들에서 이북을 구매하시면, 대개는 여러분이 이북을 소유하는 게 아닙니다. 이북이 여러분에게 라이센싱 된 겁니다. 여러분이 사용하시는 플랫폼의 이용 약관을 한번 읽어보세요. 이건 플랫폼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대형 플랫폼 예를 하나 들자면,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이북을 구매한, 그러나 엄밀히는 라이센싱했던 사람들에게서 그 이북을 도로 회수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래도 돼요. 그게 이용 약관에 써 있어요. 물론 아마존이 특별한 이유 없이 아무때나 그런 행동을 하진 않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단 얘기입니다.
디지털로 소비하는 많은 것들이 소비자의 소유가 아닙니다. 라이센싱된 겁니다. 구매와 라이센싱을 좀 동의어스럽게 쓰는 경우가 많지만, 엄밀히는 다른 겁니다.
그런데 NFT로 된, 민트된 무언가는 내가 소유하게 되는 거예요. 소비자가. 그래서 되팔 수도 있는 거고. 누가 뺏어갈 수도 없는 거고.
놀라운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판매와 구매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겁니다. 근본적 링크, 출처가 누구인지, 스마트 계약이 어디까지를 신경 써야 하는지가 확정되어 있기 때문에요.
10: 상상은 버릇이다
00:55:09-01:02:00
[Music: Cities – Young Rich Pixies]
여러분? 이럴 때 자주 들리는 말이, ‘전자책으로 뭐하러 그렇게까지 해?’ 이런 말입니다. ‘책을 소유해서 뭐 어쩔 거야?’
물론 모든 걸 다 소유할 필요가 없긴 하지만, 제가 말하는 건, 이… 그 다음을 보지 못하고 답에 관심도 없으면서 습관적으로 질문형 수작을 거는 태도입니다.
‘난 전자책으로 그렇게 안 해.’ 이건 뭐. 상관 없죠. 그런데 ‘전자책으로 뭐하러 그렇게까지 해?’라니. 뭐하러 그러겠어. 전자책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니까 그러지.
NFT 얘기를 하면 꼭 나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겨우 고작 원숭이 그림을 사고파는데 왜 저 난리야?’
음. 제가 원숭이 그림을 사라는 게 아닌 거 여러분은 아시죠? 아 물론, 원숭이 그림을 사고 싶으면 사는 겁니다. 그런데 원숭이 그림‘만’ 사라는 게 아닙니다. 전자책‘만’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다는 게 아니고요.
이런 것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데, 그건 지금이고, 앞으로는 이 도구로 뭘 할까? 이거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차가 처음에 나올 때 이러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말보다 빠를 필요가 뭐가 있어?’
컴퓨터가 처음에 나올 때는 ‘대체 그걸 어디에 써?’
스마트폰 나오니까 ‘그게 왜 필요해?’
제가 이랬습니다, 스마트폰 때. 저는 24시간 연결되고 싶은 욕구가 없거든요.
그런데 24시간 연결은 그저 스마트폰의 한 측면일 뿐이었고, 저도 유사시에 쓰면 될 뿐이지 늘 써야 할 필요는 없는 기능이었더라고요. 그래서 제 폰은 24시간 묵음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저는 모든 전화와 문자, 이메일, 앱 알람, 기타 등등의 실시간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합니다. 대개는 폰을 끄고 잡니다. 그러나 여행 중이라든지, 하면 시차가 생기면서 24시간 연결이 유용한 경우가 생깁니다.
또한, 다른 측면에서 스마트폰을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검색. 그냥 휴대용 검색기로 써요. 그리고 밖에서 오디오북이나 팟캐스트를 들을 때 주로 씁니다.
아무튼, NFT든, 메타버스든, 뭐든지 간에, 다음의 무언가도 차처럼, 컴퓨터처럼, 스마트폰처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다음의 차, 컴퓨터, 스마트폰이 무엇이 될지 딱 하나 맞히기는 어렵습니다.
‘앞으로 10년간 한 획을 그을 발명은?’이라는 질문이 있었을 때 ‘정답! 무엇무엇!’ 이렇게 말하고 그게 맞는 답일 확률이 너무 낮다고요.
그러니 어떻게 한다? 다 상상해보고. 다 고려해보면 됩니다.
‘겨우 고작 원숭이 그림을 저 돈 주고 왜 사?’라고 묻더라도, 그냥 수사적으로 묻는 게 아니라 실제로 상상해보면 유용하리라고 생각합니다.
[Music ends.]
11: 소유자, 주주, 그 너머로
01:02:00-01:11:52
더 큰 그림을 그려보겠습니다.
NFT 기술이 좀 더 상용화된다면, 여러 사람들이 특정 크리테이터의 저작물에 투자할 수도 있어집니다. 즉, 복잡한 회사를 차리거나 하지 않아도, 어떤 저작물이 2차로 판매되고, 3차로 또 판매될 때마다,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어떤 NFT를 소유하고 있는, 말하자면 주주들에게도 수익이 가도록 할 수 있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영화도 찍을 수 있겠죠?
콘서트를 열 수도 있겠네요. 뭐든지 가능합니다.
게다가 심지어 만약에 정말로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져서 막… 모두가 아지트에 들어오고 싶어 해. 아지트가 아주 그냥 핫플레이스야. 그러면 처음에는 0원으로, 무료로 NFT 멤버십을 분배했더라도, 나중에는 시장의 반응에 따라 가격을 책정할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그것을 아지트에서 직접 판매하는 게 아니라 멤버십 소유자가 팔 수도 있을 겁니다. 자산처럼.
스마트 컨트랙트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 아지트의 방향성을 해하는 부분들을 잡아 놓고, 그 틀 내에서는 멤버들이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형태의 NFT에 대해 요즘에 여러 시나리오들이 나오더라고요. 커뮤니티의 참여자가 수동적 참여자인 것이 아니라, 마치 땅 사듯이, 자산을 사서, 그걸 나중에 되팔 수 있는 구조가 점차 될 것이다.
이것 때문이라도 멤버십의 실제 이용에 대한 어떤 계약 사항을 넣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도 NFT 시장이 너무 과열된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이 일단 그냥 사고 보는 측면이 있어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걸 어디에 쓸지 사실 아무도 잘 모르고, 그냥 살 돈이 있으면 사두는 느낌?
그것은 당사자의 마음이지만, 아지트 운영자로서 한아임은 멤버십을 그냥 사두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실제로 쓰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렇다면 아무리 처음이라도 0원짜리 멤버십은 좀 그렇고 저가로 판매해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너무 무료면 사람들이 오히려 안 씁니다. 몇천 원이라도 내야 실제로 그걸 쓰게 돼요. 그것이 물건이든 서비스든. 제 경험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뭐… 한 달 유효한 멤버십을 천 원에 판다든지. 이런 식으로요.
그리고 만약 NFT가 계속해서 거래된다, 가격이 오른다? 하면 그 수익의 일정 퍼센테이지를 계속해서 아지트에 다시 투입하는 겁니다. 스마트 계약을 그런 식으로 설정해 둠으로써요.
이럴 경우에는 멤버십이 한 달씩 유효하더라도 활동이 활발한 멤버는 자동 갱신되게 설정해둘 수 있겠죠. 다 같은 정원으로 시작하더라도, 매일 찾아와서 물 주는 사람의 땅이 한 달에 한 번 찾아와서 흘끗 둘러보는 사람의 땅보다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러면 자신의 정원을 아름답게 한 사람에게 더 많은 권리를 부여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됩니다.
지금 이 정원을 다른 누구한테 가꾸라고 해도 이 사람보다 더 잘 가꿀 것 같지 않다면, 계속해서 이 사람 것이도록 컨트랙트를 설정해둘 수 있지 않은가. 또한, 그렇게 해서 정원 값이 오르는 시장 구조가 생긴다면, 이 사람에게 정원은 자산이 될 것이고, 원하는 때에 정원을 팔고 시장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비유적 정원을 열심히 가꾼 사람은 시세 차익을 봐서 좋고.
아지트는 그 수익의 일부를 가져가서 좋고.
정원을 산 새로운 사람도 앞으로 정원의 가격이 더 오를 거라는 기대를 할 수 있어서 좋겠죠.
물론 전부 다 가정이지만요. 비유적 정원이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자산의 가격이 오르면 내 탓, 떨어지면 남 탓이 아니고요, 그냥 원래가 시장이 그런 겁니다.
아 그리고,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음료로 승부를 안 보기로 했잖아요. 그러면 외부 음료 반입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단, fee를 내는 거죠.
만약 아지트에서 파는 커피가 4천 원이다.
그런데 내가 갖고 들어온 옆집 카페의 커피는 5천 원이다.
그리고 내가 아지트에 음료를 반입할 때마다 내야 하는 fee가 2천 원이다.
그러면 모두에게 좋은 게 아닌가.
옆집 카페는 커피를 5천 원에 팔아서 좋고.
아지트는 커피콩을 안 쓰고, 아예 공짜로 공간을 내어주지는 않아도 되어서 좋고.
나는 7천 원을 내고 개인 사유지에 다른 가게의 커피를 갖고 들어올 수 있어서 좋고.
왜냐하면. 이 행위가 권리는 아니니까요. 일반적으로 허용이 안 되는 행위죠? 특정 공간에서 파는 상품과 동종 상품을 외부에서 반입하는 것. 동종 상품이 아니어도 그래. 커피집 가서 옆집에서 피자 사와서 커피 마시면 웃길 것 같지 않아요? 어… 그러나 혹시나 이 음료 제공처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 피자는… 너무… 냄새가 퍼질 것 같은데, 잘 모르겠고요. 커피 정도까지는 가능할 수도 있다. Fee를 낸다면.
그리고 이 지불된 Fee는 다시 아지트에 재투입.
아무튼, 음료 제공처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음료가 팔리긴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음료를 뭔가… 꼭 사라고 하고 싶지 않아서 멤버십 구조를 생각한 측면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음료 판매점에서는 암묵적인 룰이 있지 않습니까? 양심적으로 좀. 2시간 앉아 있을 때마다 커피 한 잔씩은 좀 사라. 이런 식으로. 이런 룰이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아지트는 결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방식을 안 써도 됐으면 좋겠단 말이죠. 뭐냐면요, 저는 이 공간에서 직접적으로 돈을 쓰지 않더라도, 그럴 여력이 안 되더라도, 뭔가 다른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NFT가 상용화되어 본인이 평소에 관심 가져온 그런 많은 것들과 아지트를 어떻게든 연결시킬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12: 마무리
01:11:52-01:15:10
[Music: To the Moon and Back – Ty Simon]
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여러분. 스마트 컨트랙트는, 스피드와 효율 측면에서 단연 왕킹짱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속 가능성에 저절로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수익이 크게 나진 않아도 들어가는 돈과 버는 돈을 플러스 마이너스 해서 0만 만들 수 있으면 한아임은 이 공간을 계속 운영할 수 있습니다.
NFT 멤버십은 아지트성과도 잘 들어맞습니다. 제가 하는 일 중에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일은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 아지트로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으면 하고, 아니면 말고.
분명, 제가 생각을 못 한 기술 활용 방법이 수없이 많을 겁니다. 저는 10년 후, 제가 이번 에피소드에서 늘어놓은 이 모든 말들이 전부 다 바보 멍청구리의 말이 될 그날을 기다립니다. 그러면 세상이 매우 신나게 변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기록과 이번 에피소드의 녹취록은 제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링크 및 오늘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각종 톳픽들에… 토.픽.들에 관한 링크들을 전부 쇼노츠에 올려놓겠습니다.
여러분에게 특이 취향 친구가 있으시면, 이 팟캐스트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그럼, 아직 깨어 계신 분들도, 잠드신 분들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아임이었습니다.
[Music ends.]
모든 링크
- 00:03:29 — 루나 사태
- 00:09:42 — 싸이월드 메타버스?
- 00:15:00 — 데스노트
- 00:16:44 — [Ep. 10] 반인반수: 무경계적 공존
- 00:16:54 — “괴물성”
- 00:33:19 — “살인마 잭의 집“
- 00:50:25 — [Ep. 13] 모던범절: 링크는 파도를 타고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여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hanaim.imaginariumkim.com/
© 2022 한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