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8] 아침사수: 나로만 물들이는 시공간

안녕하십니까? 이야기하는 자, 한아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특이 취향 불면자들을 위한 약간 이상한 꿈자리 수다,’ 아임 드리밍을 듣고 계십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고들 합니다. 2023년이라는 번호를 붙였고, 그게 시작했다고 해요. 우리는 이 임의의 시작을 이용해 덜 임의적인, 그리고 더 실질적인 우리의 진정한 시작을 만들어봅시다.

지난 에피소드에서 좀 추상적이었던 관계로, 오늘 좀 실용적일 것이라고 생각되는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새벽 기상입니다.

네. 여러분? 아침형 인간에 대한 찬양이 유행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 찬양의 도가 지나쳐, 일각에서는 아침형 인간을 놀리는 말이 유행한 지 또한 오래됐습니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지 않습니까?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차이는 아침형 인간이 잘난 척을 한다는 것밖에 없다.’ 네.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아침형 인간이 저녁형 인간보다 잘난 척을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할 때, 그 핵심에는 이런 점을 비웃는 것일 것 같단 말이죠. ‘아침 8시에 일어나든 5시에 일어나든, 그냥 숫자에 불과한데, 그걸 갖고 잘난 척을 하다니. 8시부터 8시까지 생산적이든, 5시부터 5시까지 생산적이든, 12시간인 건 똑같은데, 그걸 갖고 잘난 척을 하다니.’

시간을 잴 수 있는 숫자로 본다면 이러한 비웃음이 합당합니다. 사람이 똑같은 양의 시간 동안 깨어 있는데, 그걸 좀 일찍 시작하든 늦게 시작하든 무슨 상관이랴. 그런 걸 갖고 잘난 척을 하다니, 똑똑한 척을 하면서 멍청하다. 이렇게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 같거든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점점 더 그런 우스갯소리를 믿지 않게 됩니다. 특히나, 실제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 보게 되니 점점 더 믿지 않게 됩니다. 왜냐하면, ‘아침에 일어난다’는 말에 있어서 ‘아침’이 몇 시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8시에 일어나든, 5시에 일어나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어떤 특정 시간에 일어나면, 12시간이 12시간이 아니게 된다는 게 중요합니다.

네. 지난 에피소드에서 잠깐 얘기했었습니다. 시간은 잴 수 있는 측면이 분명히 있어서 우리가 타인과 약속을 잡는 행위를 할 수 있지만, 시간에는 또한 말랑한 측면이 있어서, 그게 일직선으로 흐르는 게 아닙니다. 시간은 빠르고 느리며, 영원합니다.

그러니 ‘아침’이란 것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나 환경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시계로 잴 수 있는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게 새벽 기상의 핵심이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 새벽은 ‘나 외에 아무도 없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때문에 ‘나 외에 아무도 없는 공간’입니다.

즉, 시간을 넘어선, 공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입니다. 혹은, 엄밀히 말하자면, 시간과 공간은 하나니까 당연히 둘 다에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겠죠.


그… 예전에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조명 있잖아요. 전등에 끼우는 전구류의 조명. 그것이 일반적으로 노란색이거나 흰색에 가깝지 않습니까? 그런데 협소한 공간에서의 시공간 확장 방법으로서 노란색이나 흰색이 아닌 색깔 조명을 쓰는 것에 대한 얘기를 제가 언제 주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단칸방이라고 했을 때, 그 공간 자체를 확장하는 건 어렵잖아요. 물리적 확장이. 그러나 전구의 색을 특정 시간대에 초록빛으로 바꿀 수 있다면? 아니면 붉은빛으로 바꿀 수 있다면? 혹은 보랏빛으로? 그렇게 색을 바꿈으로 해서 공간에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고, 이 덕택에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곳이라는 느낌, 또한 같은 시간대에도 색에 따라 다른 시간대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단칸방의 물리적 확장 없이도 시공간을 확장할 수 있고, 인간의 물리적, 사유적 시야 역시 확장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새벽’이라는 시간은 이런 조명 세팅과 비슷합니다. 다만, 눈에 보이는 색으로 시공간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은 없으므로 해서 시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없으므로 해서 내가 있는 이 시공간에 그 어떤 색이든 입힐 수가 있어요.

이번 시즌 대주제가 ‘시작 툴키트’인데, 그 이유는 제가 하려는 구조 조정 때문이라고 지난 에피소드에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구조 조정의 이유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하나 되는 찰나의 순간에 대한 경험 때문인 부분이 크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하나 되는 경험이 태어나서 두 번째였다고도 말씀드렸는데, 이 정도로 강력한 경험은 제 경우에는 어… 살면서 또 올지 안 올지 모르겠어요. 계획할 수 없는 거고, 원한다고 매번 오지도 않는 것이며, 원할 이유도 사실 없으니까. 이거 맨날 겪어서 뭐 해요. 맨날 구조 조정 해야 될 텐데. 그래서 별로 원하지도 않는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찰나의 순간의 느낌을 유지할 수 있으면 혜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순간이 다시 온다기보다는, 이 순간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좀 아이러니하죠.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이면 돌아갈 곳도 없을 텐데. 그러나, 뭐랄까, 이것은. 시계와 자로 잴 수 있는 직선의 세상에서 어느 정도는 살 수밖에 없는 우리—즉, 타인과 만남의 시간과 장소를 결정하면서 살 수밖에는 없는 우리—가 그런 잴 수 있는 것들의 제한에서 벗어나 가끔이나마 다시 무한대의 시공간으로 돌아가는 귀환 같은 겁니다.

계속 이 순간에 있을 순 없다고 봅니다, 저는. 과거 현재 미래가 계속 합체된 순간에 머물려면 명상을 24시간 해야 할 거예요. 여러분이 머리를 깎고 스님이 되지 않는 한, 그런 삶은 아마 불가할 겁니다. 일단 아마 굶어 죽을지도 몰라요, 그 정도로 도를 닦기도 전에.

그러니 우리처럼 그냥 평범한 사람들은 이 찰나의 순간을 계속 움켜쥐려고 하다가는 좀… 인생이 망할 수도 있으니, 가끔만 귀환해서 영감을 상기하고, 그 방향으로 삶을 사는 게 최선이 아닌가, 생각하는 겁니다. 무의식에 꼭지점을 새기는 거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이전 시즌 언젠가에 얘기했었습니다. 꼭지점에 대하여. 꼭지점이 구조 조정의 목표 방향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결국엔 이 단어들이 전부 다 같은 얘기예요.

꼭지점. 계기. 뮤즈. 구조. 시공간을 초월하는 하나의 현재, 과거, 그리고 미래.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시점이 달라져서 생겨나는 여러 단어들입니다. 산의 정상을 산 아래에서 보면 위에 있고, 정상에서 보면 내가 서 있는 바로 그 장소이고, 구름 위에서 보면 밑에 있듯이.

우리의 목표는, 이름은 여럿이지만 의미는 결국 같은 이 시공간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찰나’란 시간이기도 하지만 장소이기도 합니다. 시간과 장소는 하나예요. 그리로 가려고 우리가 루틴이란 걸 실행한다는 걸 자주자주 무의식에 각인시켜줘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이러한 목적의 서사가 없으면, 어… 사람이 피폐해지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서사가 필요합니다. 아무 이유 없이 힘들게 노동하라고 할 때와, 가족을 위해 노동하라고 할 때,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의 차이는 어마어마합니다. 그게 무서운 점이기도 하고요. 왜냐하면, 어떤 특정한 이유를 쥐어 주면 인간은 못 할 게 없으며, 인간에게 못 시킬 일도 없으니까. 별별 짓을 다 합니다.

그렇지만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 왜, 그… 가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듣잖아요. 자동차 사고가 났는데 운전하던 여자는 튕겨 나가고, 여자의 아이가 차에 갇혀 있었다더라. 차에 막 불이 났다더라. 빨리 빼내야 했다더라. 이때 그 여자가 초인적 힘으로 자동차를 들어서 아이를 빼냈다더라. 여자도, 아이도, 살았다더라.

물론,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믿기 어려운 와중에도 믿겨지지 않습니까? 우리 다 알잖아요, 어머니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 대단함에 차이가 있고, 상황에 차이가 있을지라도, 이런 일이 그 존재를 부인할 만큼 못 믿을 일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힘은 그 인간의 믿음에 따라 어마어마할 수 있습니다. 초인적이라고 하지만, 이 초인이 그 인간 안에 늘 있었던 거예요.

인간은 정말. 못 하는 일이 없어요. 그러니 내가 나아가려는 저 꼭지점이, 혹은 내가 머물려고 하는 그 찰나가 가치 있는 것인지 허상인지 결정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며, 그 이후에 중요한 것은 다른 허상들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그 영감을 유지하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새벽’이라는 시간은 조명 세팅과 비슷하다는 겁니다. 다만, 색깔 조명을 내는 전구로 시공간을 확장하는 게 아니라,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은 없으므로 해서 시공간을 확장한다. 내가 시공간에 색을 입히기에 가장 유리한 시간. 새벽.

색깔 조명은 그 색으로 하여금 다른 색의 공간을 지워버립니다. 즉, 파란 조명이 있을 때는 빨간 조명이 있었던 기억이 지워지는 겁니다. 또 노란 조명이 있을 때는 파란 조명이 있을 때의 기억이 지워져요. 지우려고 해서 지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뭔가가 채우니까 자연스럽게 지워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겁니다.

새벽이 아닌 대부분의 하루 중 시간들은 여러 색깔 조명이 서로 겨루는 단칸방과 같습니다. 누구는 파랑, 누구는 빨강으로 빛나요. 저의 생각에, 도를 무한히 닦은 인간 개체가 아닌 한, 대부분의 인간 개체는, 저를 포함해서, 이러한 감각적 자극에서 자유롭기 어렵습니다. 감각은 다른 감각으로 잊혀져요.

그래서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인간은 자신을 잊기 쉽습니다.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하는 게 괜히 있는 말이 아닙니다. 사랑이 잊혀진다면, 다른 사랑으로 잊히기 가장 쉬우니까 그런 말이 있는 겁니다. 클리셰에는 진실이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도 다른 사람으로 잊혀집니다. 여기서 잊혀지는 사람은 나 자신을 포함합니다.

그런데 하루 중에는 나를 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찾아와요. 대중교통을 타거나, 택시를 타거나. 심지어 내 차로 운전을 해도, 주변에 다른 차들이 있고, 내가 책임감 있는 정상인이라면 사주경계를 하며 운전을 해야 마땅합니다.

출근하고, 미팅을 하고,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휴대폰으로 끊임없이 통화를 하고, 메시지를 보냅니다.

흔히 ‘사색’의 범주에 포함되는 행위들도 많은 경우 계속해서 나를 잊게 합니다. 책 읽는 행위도 그렇고, 영화 보는 행위도 그래요. 혼자 책 읽어도 그렇고, 혼자 영화를 봐도 그렇습니다. 책 읽는 행위는 다른 누가 써 놓은 글과 대화하는 행위이며, 영화 보는 행위는 다른 누가 만들어놓은 오디오비주얼과 대화하는 행위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온전히 나랑만 있는 시간이 별로 없을걸요? 나랑만 있다고 생각하는 시간에도 음악 들으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저도 그래요. 왜냐하면 나랑만 있기가 힘들거든요. 내 생각하고만 있는 거. 10분도 힘들어요.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은 5분도 힘들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누군가에 의해 의도치 않게 물들거나, 일부러 물들여요, 우리 자신을. 하루 종일 나 혼자 있는 시간이 아예 없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색깔 조명에 둘러싸여, 우리는 우리가 무슨 색인지 아예 모르고 며칠, 몇 주일, 몇 달을 지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사람 색이 무엇인지 모르게 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의도였든, 의도가 아니었든 간에.

그런데 나 혼자만으로 시공간을 물들일 수 있는 때와 장소가 있다면, 그것은 새벽이다. 이 말을 하려고 이렇게. 구구절절. 얘기를 한 겁니다. 아침형 인간이라는 건 그냥 잘난 척을 하는 인간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때 이런 합당한 의문을 가질 분들도 계실 겁니다. 아니, 왜 꼭 혼자의 시간을 아침에 보내야 하나. 저녁에 보내도 되지 않나.

물론. 저녁에밖에 시간이 없으면 저녁에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 혼자만의 시간을 아예 보내지 않는 것보다 영감을 유지할 수 있을 확률이 높아지지만, 제 생각에는 아침만큼 효율적이진 않습니다.

아, 일단, 둘 다 하는 게 제일 좋아요. 이번 에피소드 제목이 아침사수인데, 저녁사수에 대해서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얘기할게요. 저녁사수의 중요성과 수면, 그리고 불면증에 대해서요. 우리 팟캐스트가 원래 불면증 팟캐스트이지 않습니까? 특이 취향 불면자들을 위한 거라고요. 그래서 다음 에피소드를 통으로 써서 잠에 대해 얘기할 겁니다. 아니, 잠보다는, 잠 이전까지 가는 단계.

그러나 일단, 이번 에피소드. 아침. 또한 시공간의 소멸이라는 목적. 이 목적을 고려했을 때, 아침사수와 저녁사수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아침사수가 더 효과적이라고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겁니다.

시작이 중요하니까. 시즌 주제가 시작 툴키트잖아요? 시작이 반까지는 아닌 것 같지만, 시작이 그 시작의 실제 유효 기간보다는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맞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작을 잘해놓으면, 그다음부터는 저절로 수월해요. 거의 뭐 노력을 안 해도 될 지경까지.

그리고 왜 시작을 잘 해놓으면 수월하느냐 하면, 우리가 아무리 추상적인 과거, 현재, 미래의 합체 지점에 대해 논한다 하더라도, 그 찰나의 집중을 벗어나면 다시 직선의 세계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타임머신이 없잖아요. 우리가 영감의 세계에서 시공간을 없앨 순 있어도, 그 세계를 벗어나면, 아침에 해가 뜨고 저녁에 해가 지는 물질세계로 돌아갑니다. 그러면 아침이 일단 지나고 하루를 살고 저녁까지 가면, 그 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저녁에 할 수 있는 일은 잠을 자는 준비이지, 다음날을 어떻게 살지는… 음… 다음 날 준비를 할 수도 있겠지만, 잠에 집중하는 게 더 효과적인 것 같아요.

제가 최근에 이렇게 생각하게 됐어요. 저녁에 다음날을 생각하는 것보다 아침에 그날을 사는 걸 생각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또한, 저녁에 다음날을 생각하기에는 저녁에 바로 할 일, 즉, 잠이 너무 중요해서, 저녁에는 잠을 생각하는 게 낫다.

하루를 어떻게 살지 생각하는 데 제일 효과적인 시간은 그 하루의 시작점에서입니다. 하루 다 지나고 나면 그 하루는 없으니까. 저녁에 다음 하루를 생각하기에는 잠이라는 기나긴 다리를 건너야 하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아침을 사수했을 때 ‘그날 하루를 생각한다’고 함은 그날의 해야 할 일 목록을 정리하는 것 그 이상을 의미합니다.

저도 요즘에야 이걸 생각하기 시작했고, 실천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침 사수를 대단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데 몇 번만 해봐도 대단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서, 예전에 비해서, 그래서 시작 툴키트에서 다루는 겁니다. 이번 시즌에서는 제가 시작하는 것들을 다루는 거예요. 제가 엄청나게 잘하는 걸 다루는 게 아니라요.

아침은 나를 물들일 사람이 나밖에 없는 거의 유일한 시간일 확률이 높은 데다가, 하루의 시작점이니까, 나를 나로만 물들였을 때 그 여파가 하루 종일로 번져나가기 가장 유리한 시점입니다.

아침에 음악도 듣지 말고, 책도 보지 말고, 영화도 보지 말고, 외국어 공부도 하지 말고 딱 10분만 아무것도 하지 말고 한번 있어 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드실 겁니다. 저도 그래요. 그리고 어… 참고로 제가 말씀드리는 건 명상 방법은 아닙니다. 제가 알기로 명상이라는 세계는 너무나 심오해서, 명상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주시는 분들도 있고 명상 학교도 있고, 명상에 대한 여러 이론도 있고, 방식이 다양하고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명상을 가르치는 건 아닙니다. 아마 이게 명상이 아닐걸요? 제가 그건 잘 모르겠는데.

제가 말하는 건 그냥 가만히 있는 겁니다. 말 그대로 가만히 있는 거고요. 어… 여기에 이름을 뭐라고 붙일지는 모르겠는데,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을 다 없애는 게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아마 명상이라고 불릴 수는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보다는,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 중 단 하나의 생각만 붙잡는 게 제가 아침을 사수하는 게 좋다고 여기는 이유입니다. 무슨 단 하나의 생각을 붙잡는가? 내 찰나의 순간. 내 꼭지점. 내 구조 조정의 이유. 내 계기. 내 뮤즈.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합체점.

이런 집중의 행위가 제 하루의 서사에 부여하는 의미가 매우 크더라고요.

그리고 ‘모닝 페이지’라는 것도 있고, ‘미라클 모닝’이라는 것도 있더라고요. 이에 관해서는 이러한 습관을 직접 하시는 분들이 세상에 내놓으신 각종 콘텐츠, 유튜브라든지 팟캐스트가 많으니까, 저는 언급만 살짝 하는 것으로 끝내겠습니다.

모닝 페이지는 한번 해볼까도 하는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리의 방어 기제가 아직 작동하지 않을 때, 세 쪽? 세 장 정도를 일기를 쓰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상당히 효과 있을 것 같죠? 어떤 효과든 아예 없을 수는 없는 것 같은 구조입니다. 모닝 페이지.

저는 요즘에 아침에 일어나서 물 마시고 화장실 가고 세수하고 바로 스트레칭을 합니다. 제가 여기서 더 노력해야 할 점은 휴대폰을 안 보는 거예요. 이게 좀. 참. 휴대폰 알람만큼 믿음직스러운 게 없어서 휴대폰을 보는데, 제가 2023년에 하려고 하는 것 중에 하나가 골프를 안 치는 겁니다. 골프 안 치고 새벽 시간을 이걸 위해 사수할 거예요. 뮤즈 계기를 위해. 그러면 특정 시간에 꼭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없어져서 휴대폰 알람을 안 쓸 수 있을 것 같고요. 아날로그 자명종, 캬, 말만 들어도 정말, 자명할 것 같은 자명종. 너무 아날로그하다. 레트로해. 자명종으로 제가 일어나 보려고 해요.

그러니까, 스트레칭 습관은 이미 다 들었는데, 휴대폰을 안 보면 훨씬 좋을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휴대폰으로 하루를 시작하잖아요? 알람으로? 그러면 그 와중에 이메일 확인 안 하기가 정말 어려워요.

실제로 이런 거에 대한 연구 결과가 꽤 있죠. 휴대폰이 근처에만 있어도 사람들 지능이 떨어진다고. 진짜로다가 머리가 멍청해진다고. 이게 무슨 스마트폰이야. 스튜핏폰이지.

그래서 어… 하여간에 제가 아침에 일어나서 어딜 꼭 가야 하는 게 아니면, 밤 동안에 휴대폰을 어디 옷장 같은 데다가 처박아놓고, 다음날에 자명종으로 일어나고, 스트레칭 다 하고, 명상 아닌 명상까지 다 한 다음에 휴대폰을 쓰는 게 가능하겠더라고요.

특히나 휴대폰을 아침에 보면 안 좋은 게, 생산적인 일을 한답시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뭘 듣는 수가 있어요. 음악을 듣든, 뭐, 지금 이 에피소드랑 비슷한 주제의 팟캐스트를 듣든. 그런데 이런 거예요. 그것은 마치 운동을 직접 하진 않으면서 운동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거예요. 운동 유튜브 영상을 보면 도움이 되지만, 그걸 언젠간 직접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침을 잘 쓰는 법’ 이런 유튜브 영상을 아침에 보면 나는 언제 아침을 실제로 잘 쓰게 되느냐, 이 말이죠.

아침을 잘 쓰려면 아침에 ‘아침을 잘 쓰는 법’ 유튜브 영상을 보면 안 됩니다. 이게 정말. 근데. 하기가 어려워요. 아침에 휴대폰을 집는 순간.

그래서, 이 점 때문에 또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어마어마한 혜택이 있는 겁니다. 만약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아무리 회사 근처에 살아도 8시에 기상해서 바로 휴대폰으로 세상만사를 확인하지 않기란 너무 어렵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사람이 4시에 일어난다면?

그러면 일단 타인들이 4시에 안 일어나요. 그래서 나를 귀찮게 안 해.

그리고 만약 일어난 타인이 있다 하더라도, 내가 4시에 일어난 걸 몰라. 알아도, 좀 그래. 4시에 연락하기가. 진짜 슈방구가 아닌 한, 누가 4시에 연락을 합니까? 연락을 하더라도, 답장을 기대하지 말아야죠, 4시에.

그리고 이러한 정황을 아는 나는, 4시에 평온할 확률이 8시에 평온할 확률보다 매우 높습니다. 왜냐하면 4시에는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않으니까. 나만 나를 찾으면 되니까.

그리고 근본적으로, 여러분? 오디오를 조심하세요. 제가 지금 여러분에게 오디오로 얘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팟캐스트에는 영상이 없어요. 눈에 보이는 움직임이 얼마나 주의를 혼란하게 하는지는 아마 다들 아실 거예요. 어린이들 스크린 타임을 제한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이런 거에 대해 너무나 많은 연구 결과가 있고, 상식으로, 경험으로 우리는 알잖아요, TV를 계속 보면, 유튜브를 계속 보면, 얼마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도 뭔가를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가 쉬운지.

그래서 영상보다 조금 덜 혼란한 게 오디오만 있는 매체입니다. 오디오 매체는 실제로 정말 단순한 작업인 경우에 함께하면 좋다고 저는 생각해요. 빨래를 갠다든지. 방 정리를 한다든지.

그런데 아침을 사수하실 때. 새벽을 다른 사람이 아닌 여러분으로만 오롯이 물들이실 때는 오디오도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음악은… 음악은 혹시나 모르겠어요. 음악에 따라 다를 것 같고, 사람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지금 이 팟캐스트 같이 사람이 계속 말하는 오디오 매체 있잖아요. 이런 애들이 좀. 유혹입니다. 아주 별거 아닐 것 같은데 누가 계속 옆에서 말하면, 이거 새벽 사수에 좋지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말은 하지만, 저도 이 유혹에 너무 쉽게 넘어가요. 말 잘하는 사람들 세상에 많고, 볼 거 너무 많고 들을 거 너무 많은데, 이거 언제 다 해.

이이이이놈의 ‘언제 다 해’ 느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언제 다 못 해’가 정답입니다. 이것도 제가. 음. 너무나 납득하기가 힘든데.

아무튼. 소리. 소리를 제한해야 한다. 아침을 사수할 때, 새벽을 사수할 때, 그게 절대적 아침이나 새벽이 아닐지라도, 하여간에 내가 일어나서 타인이 나를 물들이지 못하고 나만 나를 물들일 수 있는 그 최초의 시간에 영상은 당연히 제한해야 하고, 마치 좀 무해한 것처럼 보이는 소리도 제한해야 한다.

그런데. 그래서. 네. 절대적 아침이나 새벽이 유리하긴 유리해요. 바깥 자극이 없으면 없을수록 좋으니까. 특히 소리를 제한하려면 절대적 새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니까.

보이는 것은 눈 감으면 안 보이잖아요. 안대를 낄 수도 있고. 그런데 소리를 없애기가 정말 어렵거든요. 밖에 차 소리가 들리지 않고, 이미 깬 사람들의 식기 쓰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심지어 아직 새도 깨지 않은 시간. 이때. 정말. 고요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새벽을 사수하면서 생기는 아이러니가 뭐냐면, 이 시간 하나를 사수하면 하루 동안 시간에 대해 좀 덜 생각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제 경우에는 이게 좀 저의 조급함을 달래주더라고요.

지난 에피소드에서 구조 조정에는 시간이 든다고 했잖아요. 당연히 듭니다. 구조를 조정한다는 건 이전에 존재했던 구조가 있었다는 건데, 그것이 헛것이 아니라 진정한 구조였던 이상 변화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그래서 조급한 거예요.

이… 찰나의 순간,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 되는 순간에 대해 집중하는 아침 시간에는 너무나 평화로운데, 다시 일직선의 세계로 돌아오면. 하. 시간 왜케 안 가. 언제 와 미래. 대체. 그런데 또 더 함정인 건, 마냥 미래가 지금 당장 롸잇 나우 온다고 해서 좋지도 않다는 거예요. 구조 조정해야 하니까. 저는 지금, 솔직히 그래요. 제가 원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것들이 지금 모조리 다 와도, 제가 별로 그렇게 이상적인 상황에 있지 않아요.

무슨 말이냐 하면, 제가 원하는 것들을 못 갖는 건 둘째 문제고, 첫째 문제는 제가 그것들을 가질 수 있는 저 자신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원하는 걸 가지려면 제가 그걸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해요. 그러기에 시간이 필요하고, 그러기엔 조급하다고 될 일이 없어요.

사실 이… 이 기다림의 시간이. 어떤 경우에나 너무나 불확실하고, 괴롭고, 특히나 이… 그냥 객관적 불확실함이 아니라 내 안의 불확실함이 있잖아요. ‘아 이거 할까 말까? 될까 안 될까? 관둘까 계속할까?’ 이런 것들이. 이이이이이것이 아주 고약하다고요.

그럼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이번 시즌에 몸에 관련된 얘기도 많이 할 거예요. 신체. 제 몸이 너무너무 급변하고 있어서. 이건 뭐. 다시 태어나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 하나 만들어서 태어나는 데 9개월, 10개월이 걸리는데, 거의 지금… 음… 2022년 여름, 6월 중순? 그 정도부터 9, 10개월이 되면… 3, 4월 중순이 되겠네요. 네. 그때면 트랜스포머가 될지.

하. 근데도 조급해.

그러나. 그럼에도. 그나마.

새벽을 사수하고 나면. 어떤 형태로든 사수하고 나면. 모닝 페이지든, 미라클 모닝이든, 스트레칭이든, 명상이든, 다른 어떤 루틴이든.

그렇게 사수하고 나면, 그나마 일직선의 세계로 돌아왔을 때, 조금은 조급함이 덜해지더라. 왜냐하면, 그래도 나는 새벽에 봤으니까. 내가 가려는 곳. 내지는 이미 있었던 곳. 내지는 이미 있는 곳. 왜냐하면 과거가 현재고 미래니까.

아 그리고, 잠시 첨언을 하나 더 할게요. 사람에 대한 겁니다. 여러분이 만약에 여러분이 하려는 일에 대해 딴지 거는 사람과 살고 있다면, 정말로 아침 시간을 사수하는 길밖에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기서 아침이란, 그 사람이 일어나기 전의 시간이에요. 왜냐하면. 그 사람이 일어나는 순간에 여러분이 원하는 그 꼭지점에 대한 비전이 무너질 확률이 너무 높아요. 특히나 아직 그 꼭지점 근처에도 못 가서 그것이 너무 허황되어 보일 때, 그 사람은 딴지를 걸 겁니다.

그 사람 없는 데로 가야 해요. 그런데 공간을 같이 쓰면 실질적으로 공간을 팽창시키기가 너무 어려우니까, 시간을 따로 쓰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인 겁니다.

인간의 의지는 너무나 믿음직스럽지 못해서, 그리고 인간이란 너무 쉽게 물들고 타인을 물들여서, 옆에서 누가 자꾸자꾸 ‘네 꼭지점 그거 미친 짓이다, 하지 마라, 넌 안 된다,’ 이러면, 아무리 아무리 집중을 해서 명상을 해도, 힘듭니다.

명상이든 스트레칭이든 그… 초점 맞추는 시간을 그 딴지 거는 사람 없을 때 해야 해요. 어쩌면, 경우에 따라, 잠을 덜 자서라도 그 초점 맞추기를 새벽에 하는 게 이로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사실, 딴지를 걸기는커녕 나를 지원해주는 사람들인 경우에도, 일부러라도 새벽에 일어나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그 사람이 무슨 악의를 품고 있지 않더라도, 그 사람은 일직선 세계에서 과거에 존재했던 나를 기억하잖아요. 그러면 내가 다른 시공간으로 점프하는 데에 방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나를 아끼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래서 그 어떤 자기계발서든, 종교든, 학문적 연구든, 내가 가려는 그곳에 이미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라는 말이 자꾸만 나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일직선 세계에서 내가 그 사람들이랑 어울릴 깜냥이 안 되는데 그 사람들이 나를 단박에 끼워주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차라리 아무도 없는 시간이 필요한 겁니다. 내가 변화하는 데에 시간이 드는데, 나 혼자서 그 변화 타깃을 생각 속에서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데, 나의 곧 과거가 될 현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계속 나와 인터랙션을 하면 그 타깃 이미지 유지가 더 어려워지니까, 나만이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공간. 그중에서도, 공간은 일직선 세계에서 팽창하기 너무 어려우니, 시간을 쓰는 겁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또 다른 좋은 점이, 그 ‘일찍’의 정의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긴 하지만, 어쨌든 주변인보다 ‘일찍’ 일어나면 좋은 점이, 실제로 부자가 된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게. 그렇잖아요. ‘똑같이 12시간을 일어나 있다’는 게 좀 말이 안 되는 게, 사람은 일직선의 세계에서는 순서에 지배당합니다. 일에 순서가 있어요.

그래서, 이런 거예요. 빚을 져서 100원짜리 무언가를 산 다음에 100원을 벌어서 그 100원 빚을 갚는 경우가 있다고 쳐봅시다. 그러면 이자가 없다고 쳤을 때, 마이너스 100, 플러스 100해서 0이 되죠.

반대로, 100원을 벌어서 100원짜리를 사는 경우가 있다고 쳐봅시다. 그러면 이 경우에는 플러스 100, 마이너스 100해서 0이 되죠.

이 두 경우를 ‘똑같이 결국에는 0이 된다’고 말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게 똑같을 리가 없다고 여기거든요. 뭐, 산수의 세계에서는 끝에 가서는 실제로 0이 되니까 똑같을 수도 있지. 그런데 인간은 안 이래요. 100원 빚을 져서 그것을 갚을 수 있다는 게 확실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렇습니까? 100원 못 갚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커녕 늦게 일어나서 헐레벌떡 출근하고 헐레벌떡 일하고 헐레벌떡 퇴근하면 저녁에 집에 와서까지도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아침에 필요 이상으로 일찍 일어나면 이게 다 나에게 남은 시간이 됩니다.

실제로 저는 5시에 일어나서 12시까지만 일했을 때, 즉, 7시간 일했을 때, 9시에 일어나서 9시까지 일하는 것, 즉, 12시간 일했을 때보다 훨씬 효율이 높습니다. 심지어 일찍 일어나서 일찍 일을 끝내면 일하는 줄도 모르고 일을 끝내요.

이게 음… 시간적 빚이라는 걸 안 져서 그렇기도 하고, 따라서 여유로워서 그렇기도 하며, 여기다 또 하나 얹어서.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면, 약간 시간 개념이 없어져요. 그런데, 좋은 쪽으로. 시간 가는 줄을 모릅니다, 말 그대로. 그런데 그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을 새벽 사수를 함으로써 초점을 맞춘 상태에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르면, flow state—초집중의 상태가 훨씬 수월하게 찾아옵니다. 이 flow state가 몰입의 상태인데, 몰입이란 원래가 그거잖아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것. 시간이 사라지는 것. 따라서 공간이 사라지는 것.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하나가 되든 사라지든,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

요게. 새벽을 사수하면. 훨씬 잘 찾아옵니다.


네. 좀. 세일즈가 되었는지. 넘어오셨습니까, 여러분?

아침 기상. 정말 좋아요. 시간을 덜 생각하기 위해 시간을 갖는 방법입니다. 많이 가지고 있는 건 생각을 덜 해도 되거든요.

이것이 혹시 와닿지 않으실까봐, 이런 예를 들어볼게요. 돈이 그렇습니다. 많이 갖고 있으면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어… 돈 많으면 돈 생각 더 많이 해야 하는 측면도 뭐, 있겠지만, 살기 위해 생각하지는 않아도 되는 측면이 많고, 그 안 해도 되는 생각이 전부 다 안 하는 게 너무 좋은 생각인 거예요. 반면 돈이 없으면 계산을 엄청나게 해야 합니다. 돈을 쓸 때마다. 남한테 뭐 베풀 때마다. 심지어 카드 돌려막고. 여기서 꿔서 저기다 매꾸고. 기타 등등.

그런데 돈은 인간이 만든 거라 그걸 만드는 인간들이 내게 기회를 안 줄지 모르잖아요. 하지만 시간이란 인간이 만든 게 아니거든요. 인간이 시계는 만들었지만 시간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인간이 없어도 시간은 흘렀어요. 심지어 인간이 만든 시계의 틀 안에서 시간은 24시간 누구에게나 똑같게 주어졌어요. 이거는 은행 계좌에 든 돈이나, 키나, 몸무게나, 아파트 평수와 달리, 그나마 시간은, 이것은 그래도 우리가 어떻게 좀 해볼 수 있는 자원이에요.

그래서 시간에서부터 여유를 갖는 습관을 들이면, 뭐, 언제 어떤 물질적 효과가 있을 거라고 제가 보장은 못해드리지만, 적어도 시간에 있어서는 그것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덜 들게 되고, 이에 따른 여러 유리한 여파들이 생겨납니다.

이…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부족해지는 현상. 이걸 제가 지금까지의 구조에서 많이 겪었어요. 저 자신을 믿지 못했고, 노력만 하고 결과물이 안 나올까 봐 시간이나 글자 수를 재는 구조로 작업을 해 왔는데, 이걸 너무 열심히 해가지고. 이 구조를 너무 극단으로 써가지고. 부작용이 왔었단 말이죠.

왜냐하면. 할 일이 없는 게 어딨어. 할 일은 항상 있어요. 일이 없다는 게 무슨 뜻이죠? 주말이 뭐예요? 오리지널 영어로 쓰든, 한국어로 쓰든, 그거 다 쓰면 그거 번역할 거 있지. 모던 그로테스크 타임스에서 다른 작가가 쓴 거 번역하지. 그거 아니면 고막사람 뉴스레터 쓰고. 팟캐스트 아임 드리밍 하고. 그거 아니면 영어 팟캐스트 sponge 하고. 그거 아니면 또 영어 블로그 매일 쓰지. 한국어 블로그 매일 쓰지.

저만 이렇진 않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도 다 할 일 있어요. 할 일 많고요. 누구나 다 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그런데 이걸 자꾸 잴 수 있는 시간에 욱여넣으려고 하니까 부작용이 많았어요. 근데, 제가 지금 새로운 구조로 옮겨가는 초창기이긴 한데, 이미, 새벽을 사수한 이후로, 또한 그로 인한 여유로운 마음 덕분에 시간 재기를 서서히 그만둔 이후로, 같은 작업을 해도 스트레스가 좀 줄어들었어요.

이게. 그러니까. 자신에 대한 신뢰를 줍니다. 새벽 시간의 사수로 인해 시간 부자가 되는 것이. 내가 이걸 하겠지. 안 되면 뭐 오늘 일찍 일어났는데 늦게 자면 어떻게든 이걸 다 하겠지, 오늘 할 일을.

그리고 이… ‘오늘 할 일’이라는 걸 좀 더 유동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게 돼요. 이게 좀 신기해요. 그러니까 사람 마음이라는 게, 5시부터 5시까지 작업하는 것. 12시부터 12시까지 작업하는 것. 이게 같은 12시간이 아닙니다. 특히 저처럼 본디 조급하신 분들에게는 이게 같은 12시간이 아닐 겁니다. 마음이 여유로우신 분들은 상관없을 수도 있어요. 정오에 일어나서 자정까지 작업하는 것이. 직업에 따라 좀 다를 수도 있고요. 업계에 따라 ‘일찍 일어난다’에서 ‘일찍’이라는 것의 정의가 판이하게 다를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그러하다. 새벽 사수. 아침 사수. 좋은 점이 많다. 나를 나로 물들일 수 있는 기회. 여유. 그걸 아침에 다 누리고 하루를 살면, 하루가 좀 여유롭다.

네. 맞아요. 이건 누리는 거예요. 이 단어 너무 좋지 않습니까? 누리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뜻이 이렇게 나와 있어요. ‘생활 속에서 마음껏 즐기거나 맛보다.’ 캬.

이 정의의 면면이 다 좋네요. ‘생활 속에서.’ ‘마음껏. ‘즐기거나 맛보다.’ 이 맛보다라는 단어도 너무 좋죠?

맛보다의 뜻은 두 개의 정의가 있네요. 1. 음식의 맛을 알기 위하여 먹어 보다. 2. 몸소 겪어 보다.

캬. 몸소. 몸소 겪다.

‘몸소’도 좋은 단어고, ‘겪다’도 좋은 단어예요. 이게 은근히, 이렇게 단어 정의를 파도 타고 다니다 보면, 끝이 없어요.

아무튼, ‘누리다’라는 단어의 어감에 너무나 누리는 게 들어 있는 것 같아요. 막… 분홍색 캐시미어에 알몸으로 누워서 그 촉감을 누릴 것 같은 누림의 느낌이 누리다, 누린다는 단어에 들어 있습니다.

절대적 의미에서는 모두에게 똑같이 매일 24시간 주어진 시간. 그것을 아침에 누리세요, 여러분. 그러면 그 ‘똑같이’라는 24시간이 똑같지 않게 될 겁니다. 생활 속에서 분홍색 캐시미어를 마음껏 즐기고 맛볼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합시다. 누립시다.

그럼, 아직 깨어 계신 분들도, 잠드신 분들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아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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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음악

Opening

  • All Things Fade – Jameson Nathan Jones

Within episode

  • Lalinea – Will You Play with Me
  • Kitrano – Mystic
  • Magiksolo – Shinagawa

Closing

  • Sugar Colours – Crazy Paris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여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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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한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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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아임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기록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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