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7] 사랑기억: 처음에 이랬지

안녕하십니까? 이야기하는 자, 한아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특이 취향 불면자들을 위한 약간 이상한 꿈자리 수다,’ 아임 드리밍을 듣고 계십니다.

여러분, 시즌4가 끝을 향해 갑니다. 어떤 시즌에서는 제가 좀 여러 주 분을 미리 녹음을 해두기도 하고, 어떤 시즌에서는 거의 라이브에 가깝게, 공개 날짜 하루 이틀 전에 후딱 업로드분이 마무리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매번, 특히나 시즌의 끝머리에 와서는 결국 후자 쪽에 가까워집니다. 거의 라이브스러운 업로드. 그래서 지금 이 에피소드도 공개 날짜 전날에 마무리가 될 것 같아요.

아임 드리밍이 이런 패턴을 띠고 있다 보니까, 시즌이 시작할 때의 일이 시즌이 끝날 때쯤에는 가물가물한 경우가 많습니다. 뭔가 그… 특정 주제, 영화라든지, 책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 얘기할 경우에는 이런 가물가물 현상이 좀 덜한데, 저의 상태에 대해 얘기했다든지 하면 ‘내가? 저랬다고? 불과 두세 달 전에?’ 이런 생각이 들어요. 잠에 대해서도 그렇고, 몸 전반에 대해서도 그렇고, 정신에 대해서도 그렇고.

시즌 초의 일은… 그게 벌써 막 작년 같아요. 이런 거 왜 그런 건지. 시간이 정말 너무 상대적입니다. 꼭 무슨 별일이 많고 별일이 적고에 따라 이게 달라지진 않는 것 같아요.

아닌가? 나는 항상 별일이 많은가?

음… 아무튼.

이런지라. 처음을 기억하기가 참말로 어렵습니다. 아임 드리밍 시즌이 끝날 때쯤 시즌 시작을 기억하는 것도 어려운데, 더 큰 것들 있잖아요?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시험을 준비하기로 처음에 마음먹었을 때의 상태라든지. 내가 어떤 사람을 처음 만나기 시작했을 때의 상태라든지. 이런 때에 시험 준비를 3, 4년 한다든가, 그 사람을 1, 2년만 만나면, 그 1, 2년 전이 기억이 잘 안 나는 때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현재의 상황이 자신이 느끼기에 ‘좋다’고 한다면 별로 상관이 없는데, ‘나쁘다’고 여긴다면, 불리해지는 수가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시험 준비를 3, 4년 했는데 계속 떨어졌어. 아니면 실제 시험을 아직 보지는 않았는데 뭔가, 모의고사를 봤는데 주변에서 다 성적이 잘 나오는 것 같은데 나만 안 나와. 게다가 뭐, 3, 4년 동안 시험 준비 하느라 돈도 못 벌었어. 이제 막 쪼달려, 경제적으로.

혹은, 연애를 1, 2년 했는데, 점점 상황이 안 좋아져. 막 서로 말도 안 통해. 주위에서 우리를 가로막는 것 같은 상황은 자꾸 생겨. 싸우기도 싸우는데, 더한 경우에는, 싸울 필요조차 없이 시들해.

이러면 처음을 기억하지 못하는 게 불리해지는 수가 있단 말이죠. 이러면 ‘아 그냥 끝낼까?’ 하는 생각이 들잖아요.

이때, 물론, 끝내는 게 그 자체로 안 좋은 건 아닙니다. 시험 준비하다가 합격 못 하고 그만둘 수도 있지 뭐, 인생에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연애하다가 헤어질 수도 있는 거고.

이런 예시는 무수히 많죠. 특정 직업군에 종사했었는데 이제는 내가 이 일을 처음에 했던 그 순간이 기억도 안 나고, 왜 이러고 사나 싶어서 그 직업을 관두는 경우도 있고. 타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처음 좋았던 기억은 사라지고 힘든 점만 느끼게 되어서 다시 귀국한다든지.

아, 그리고 이런 경우에 저의 가정은 ’처음에는 좋았다’입니다. 처음에 아마 좋아서 시작하지 않았겠습니까?

만약에 처음에 좋지 않았으면, 나중에 계속 안 좋아도, 그게 실망으로 다가올 일이 없잖아요.

그런데 반면, 처음에 좋았던 게 희미하게 기억은 나는데 잘은 안 나. 다만 지금의 나는 과거에 내가 왜 이 시작을 하기로 했는지를 모르겠으니까, 지금 이 별로인 것을 관두고 지금 내가 반짝반짝 빛난다고 여기는 새로운 걸 쫓아 가면 더 행복할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단 겁니다.


저의 경우, 어떤 일을 ‘관둘까?’ 싶은 생각이 드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때는 한 1주일만 하고 그냥 진짜 너무 별로라서, 그러니까, 처음에는 좋을 거로 예상했는데, 이 일이 나한테도 별로인데 이 일도 나를 별로 안 좋아해. 그러면 그냥 서로, 나도 이 일도, 빨리 손을 텁니다.

저는 실제로 이렇게 생각해요. 사람이 아닌 일이더라도, 일 중에 나를 좋아하는 일이 있고, 나를 좀 별로라고 생각하는 일이 있다고. 뭘 하면 좀 잘 맞는 게 있어요. 대체적으로 구기 종목이 저랑 잘 안 맞는 일입니다. 얘랑 나는 그냥 사이가 별로야. 구기 종목에서 공은 저더러 왜 너는 나한테 이렇게 관심이 없냐고, 왜 나를 쫓아와서 던지거나 발로 차려고 하지 않느냐고 그러고, 저는 공더러 왜 자꾸 나를 쫓아오냐고, 저리 좀 가라고 하는… 그런 사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가끔 제가, “어? 이거 그래도 좀 해볼까? 괜찮아 보이는데?”라고 하다가도 금방 관둬요. 그리고 별로 정신적 데미지가 없어요.

그런데 처음에 진짜 희망을 너무 많이 품었을 때. 아니면 진짜 오래 했을 때. 그래서 sunk cost가 너무 거대하게 느껴질 때. 이럴 때 처음을 기억을 못 하면, 현재의 별로인 상태, 그리고 미래에도 별로일 것으로 추측되는 나 자신 때문에 매우 불리해지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단 말입니다.

불리하다고 함은, 음… 누군가와의 경쟁이나 시합에서 불리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생의 거의 대부분이 경쟁이나 시합이 아닌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유튜브가 아무리 포화됐다 포화됐다고 해도, 유튜브 알고리듬을 통한 세계에는 어차피 시장이 1개가 아닙니다. 그래서 시장이 포화될 수가 없어요. 시장은 얼마나 세분화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누가 이미 TO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굳이 경쟁이나 시합하려고 할 게 아니라, 약간 빗겨 간 교집합, 나만 채울 수 있는 교집합으로 가서 내 할 일 하면, 유튜브 입장에서도 그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알고리듬이 나를 도와주려고 하잖아요.

저는 최근에 뭘 발견했느냐면, 동시대 인기 팝송, K-Pop이든 타국 팝이든, 그것들을 발레 연습곡으로 편곡하는 채널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발레를 안 하는데, 음악은 많이 듣고, 뉴진스의 곡들을 발레곡으로 편곡한 영상이 추천에 뜨더라고요. 이 시장, 저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그냥 발레곡 말고. 그냥 편곡 말고. 유행하는 대중적인 노래들을 발레곡으로 편곡하는 채널.

이 시장이 원래도 존재하는 시장인지, 이 채널이 최초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도 얼마든지 세분화할 수 있잖아요. 해외곡만 편곡한다든지. 국내곡만 편곡한다든지. 영상 길이를 달리한다든지. 구독자들과 소통은 얼마나 할 것이냐. 어떤 이미지로 할 것이냐, 그러니까 뭐, ‘여러분, 우리 함께 발레 열심히 해요!’ 할 것이냐, 아니면 ‘안녕하십니까? 저는 피아노 전공하는 편곡자, 누구누구입니다’ 하면서 점잖게 갈 것이냐.

썸네일도. 박물관에 걸려 있을 것 같은 유화 페인팅을 이용할 것이냐, 발레하는 사람 사진을 이용할 것이냐. 글씨체도, 클래식하게 갈 것이냐, 모던하게 갈 것이냐.

‘그렇게까지 세분화한 건 시장이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유튜브 알고리듬은 그렇게 세분화해서 추천해주지 않습니까? 똑같은 얘기 하는 사람들 얼마나 많아요, 그게 잘못된 것도 아니고. 특히 정보 전달류의 채널에서는 유튜버분들의 말을 받아적어서 대본만 보면, 비슷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니까. 정보에 인간의 정체성은 없으니까. 그런데 유튜버의 목소리. 성별. 나이. 국적. 편집 스타일. 썸네일. 영상 길이. 업로드 빈도수. 소통의 방식. 유튜브 밖에서의 경력. 기타 등등에 따라서 나의 교집합, 나의 시장을 찾을 수 있단 말이죠.

그러니까 세상하고 굳이 경쟁이나 시합을 할 필요가 없어요. 유튜브뿐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어… 뭐 그렇다고 해서 우리 모두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데 왜 안 해? 이런 뜻이 아닙니다. 나의 시장이 매우 작을 수도 있으니까요. 나의 교집합이. 다만, 그 교집합을 택하지 않고 레드오션으로 가서 경쟁과 시합을 택했다고 해서 마치 꼭 그래야 살 수 있다는 것처럼 말하는 건 틀렸다고 얘기를 하는 겁니다.

예전에는 그렇게 해야만 살 수 있었을 수도 있어요. 아주 작은 교집합에 있는 사람을 발견을 못하니까. 특히나 우리가 20세기 말, 21세기 초반에 매스 미디어라는, 말 그대로 매스의 시대에 살았던 기억을 아직까지 갖고 있기 때문에, 거대 레드오션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타게팅 하려고 해야 하고, 거기서 성공하지 못하면 망하는, 그런 집단 기억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전이나 그 후에는… 빌보드 차트, 확인해 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안 보는 분들도 많고, 그 차트에 들어가지 않았어도, 잘먹고 잘사는 뮤지션들도 계시고. 방송국 3사 외에 채널은 이제 너무나 많아졌으며, 인프루언서는 이제 메가인플루언서부터 마이크로인플루언서까지 쪼개지고 쪼개지며, 그 개개인들이 전부 다 이 세상의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닿을 수 있는 가능성이라도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아임 드리밍의 경우, 우리는 매우 귀여운 크기의 집단이지만, 적어도 옛날처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닿을 길이 없어서 우리 집단이 이렇게나 귀여운 크기인 건 아니에요. 아마도 제가 이상한 말을 자꾸 하니까 교집합이 작아서 급속도로 커질 수 없는 거겠죠? 오디오 분야의 알고리듬은 유튜브처럼 위대하지 않기도 하거니와. 한국어가 특정 인구 집합에서만 쓰이는 언어라는 점도 있을 것이고.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금 여기서 ‘사람들이 정치 얘기 좋아하니까 정치 팟캐스트 해야지’라고 하면, 물론 제가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그렇게 하면 좋겠지만. 큰 레드오션에 제가 뛰어든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잘될 것 같지 않거든요? 피곤하기만 하지. 관심 없는 거 공부한다고.

아무튼, 이렇게 긴 얘기의 결론이 뭐냐면, 내가 어떤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그 설레는 감정, 좋았던 기분, 잘되지 않을까 싶었던 확신을 잊으면, 외부와의 경쟁과 시합에서 져서 불리해지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의 존버에 불리해지기 때문에 불리해진다는 얘기를 하려고 이렇게 또 한 바퀴 돌아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존버.

음… 저는 확실히 영원한 것들에 대한 집착이 있습니다. 영원할 것 같지 않으면 시작을 안 해요. 만약 관두는 게 있더라도, 처음에는 영원할 것 같아서 시작한 거지, 처음에도 안 영원할 것 같으면 시작을 안 합니다.

뭐냐 하면, 즐겁게 잠깐 연애하는 것이 가능하신 분들이 있잖아요? 저는 이거 못 합니다. 꼭 무슨 결혼을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제가 해서가 아니고요. 결혼은 영원 중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입니다. 결혼은 영원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아주 앞부분에 있는 거고. 해도 안 해도 상관이 없는 거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그런 거 말고.

그러니까, 저는 시작에서 끝을 분명히 생각합니다. 다만, ‘끝을 생각한다’ 함이, 적어도 시작할 때는 ‘어차피 끝날 거.’ 이건 아니에요. 이렇게 생각하면 끝난 거예요. 이미. 제가 끝을 생각한다고 할 때는, 저 죽는 날 그것이 어떤 형태로든 남아 있을 것인가를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도 헤어지거나, 아니면 어떤 취미를 시작했는데 그걸 관두거나, 아니면 일을 관두거나, 아니면 생활 습관을 바꾸거나, 하는 것은 전부 다, 영원할 줄 알았는데 안 영원해서 그런 겁니다.

지금 이 시즌의 구조 조정도, 예전에는 계속 가져가도 될 줄 알았던 구조를 바꾸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저는 새로운 구조가 영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바꾸는 거예요.

이거를 부질없다고 생각하면 부질없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언젠가부터 처음부터 오래가지 않을 걸 시작을 못 해요. 늘 이러진 않았거든요. 그런데 점점 더 그렇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것들을 그만둡니다. 이게 진짜 극강의 아이러니예요. 이런 생각을 안 하는 분들은 오래가든 말든 그냥 하다가 진짜 오래 가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렇잖아요. ‘아니 그냥 오늘 하루하루를 살다가 가면 되지‘ 하면서 한 가지 진득하게 오래 하시는 분들도 계시단 말이죠.

그래서 제가 ’하루하루를 생각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이런 얘기도 이번 시즌에 한 것 같은데.

아무튼, 이 밸런스가 맞아야 한단 말이죠. 오래가게 하려는 것과 오늘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런데 이게 참 어렵습니다. 그리고 언제 특히 어려워지냐면, 시작을 기억을 못 할 때. 시작의 두근두근함, 설렘, 희망을 잊어버렸을 때. 내가 이거 왜 시작했지? 내가 언제 이랬지? 이럴 때.

이러면, 뭔가를 길게 가져가려는 사람이든, 하루하루를 살려는 사람이든, 불리해집니다.

소위 말하는 현타. 의심. 무력감이 드니까요.


세계 어딜 가도 기념일이라는 개념이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생일 같은 것 말이에요. 아니면 결혼기념일. 창립일. 이런 것들. 제게 최근에 든 생각인데, 30살 생일을 축하하는 것은 사실 30살 생일 그 당일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 태어난 걸 축하하는 거란 말이죠. 당연한 것 같은데, 저는 그리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결혼기념일 예를 들면 더 와닿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 50주년을 기념한다고 하면, 50년을 살아와서 현재에 도달한 걸 축하한다기보다는, 처음에, 그러니까 50년 전에, ‘시작하자’고 한 그날을 기념하는 게 더 큰 것 같아요.

제가 이 차이를 불필요하게 나누는 건지. 제 머릿속에서는 차이가 유의미한 것 같은데.

회사도.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것은 우리 회사가 30년 동안 잘 굴러가서 우리 잘먹고 잘사니까 축하하자는 것보다는, 30년 전, 잘먹고 잘살지 몰랐던 그때에, 잘 굴러갈지 불확실했던 그때에, 회사를 창립하는 리스크 테이킹을 해보기로 한 그날의 우리를 기념하고, 기억하자는 뜻 같아요.

그래야 앞으로 30년 더 회사가 굴러갈 것이고.

그래야 앞으로 죽을 때까지 결혼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 앞으로 또 내년 생일, 내후년 생일, 120번째 생일까지 갈 수 있을 테니까.

뭔가… 시간이 살아진 게 아니라 살아낸 게 되려면. 내가 ‘시작’하기로 한 그날, 혹은, 뭐, 사람의 경우에는 선택해서 태어나는 게 아니니까, 내가 택한 삶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계속 살기로 한 그날들의 그 느낌을 기억해야, 내가 왜 그랬는지, 내가 왜 희망을 품었었는지, 태어난 날은 아니라 어린 시절에라도, 어렸을 때는 대체 왜 생일날 케이크 초를 불면서 실제로 좋아했는지.

아니 진짜 왜 좋아했지? 저는 지금 사실 별로… 생일에 아무것도 안 하거든요. 생일인 거 기억도 아예 안 나고. 당일날에 기억을 안 하고, 그 전이나 그 후 며칠, 그 구간 동안에 ‘어? 좀 있음 생일이네’ 아니면 ‘어? 지나갔네?’ 이러기도 하고. 누가 생일 축하 연락을 해도, ‘어어어어 고마워’ 이래요. 왜냐하면 뭐, 톡으로 보내고 그러면 ‘ㅋㅋㅋㅋ’ 이런 거 실제로 웃는 거든 아니든, 그쪽에서는 축하해주려고 한 거니까, 서로 보내지 않습니까? 그냥 그런 식이고. 거의 주변에서 생일 축하를 안 해요. 왜냐하면, 수년에 걸쳐서 제 생일은 잊혀졌고, 제가 기념하는 건 4월 4일입니다. 제가 인간으로 태어난 날이 아니고, 글 쓰기로 한 날이 4월 4일이라서 누가 생일 물어보면 이 사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4월 4일이 생일이라고 생각하라고 합니다.

이 시작은 제가 극명하게 기억을 하거든요. 제 추측으로는, 이 시작이 너무 강렬하게 기억나서 제가 글을 그만 쓸 생각도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것들은. 예를 들어 아임 드리밍 시즌 4의 시작은? 잘 기억이… 물론 근데 시즌 4는 기간이 12주, 안내 에피소드까지 포함하면 13주밖에 안 되잖아요. 그래서 13주를 못 견디고 제가 그만두진 않습니다.

또한 아임 드리밍 시즌 1의 에피소드 1은 기억이 나요. 왕킹짱 어색하고, 말도 느리고, 편집도 완전 오래 걸리고, 계속 다 다시 하고. 그랬다. 그리고 그 날짜, 12월 17일, 이거 고르는 데에도 무척 공들였다고, 제가 설명했었지 않습니까? 왜냐하면 그것이 기억의 시작이 될 테니까. 그 날짜 전에도 제가 준비 과정을 거쳤을 테지만, 그 준비 과정은 언제 시작했는지 기억 안 납니다. 왜냐하면, ’팟캐스트를 해볼까?‘ 라는 생각이 처음 든 날을 기록해놓지 않았거든요. 그건 한참 전이었을 거예요.

그리고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 그만할까? 하지 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가, 또 그 기간이 지나면 해볼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을 반복하고 반복해서, 12월 17일에 시작을 하게 됐고, 그 이후로 계속 에피소드들을 하고 있는 겁니다. 즉, 과거와 미래가 12월 17일이라는 현재로 수렴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그것은 과거이지만.

저는 어떤 상황에서든 길일을 고르는 게 이런 측면에서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길일이 실제로 길해서 그렇다기보다는, 내가 그만큼이나 이 무언가가 잘되고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날을 택하는 데 노력을 들였다는 게 핵심인 것 같아요. 우리가 뭔가를 할 때, 결과가 안 좋더라도, 최선을 다했을 경우와 별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경우 마음 상태가 다르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기념일이 있어도, 그래도 까먹는 게 저입니다. 기념일 날짜를 까먹는 게 아니라, 그것의 의미를 까먹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는 자주 까먹어요. 그래서 사실 구조 조정을 하면서 구조 자체의 변화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변화를 해야 합니다, 근본적으로. 처음을 기억해야 하는 게 저한테 가장 필요한 시각 같습니다. 미래도 물론 염두에 두긴 둘 거예요. 꼭지점. 게다가 제가 이런 얘기도 했잖아요. 현재, 과거, 미래는 하나다.

그리고 그러한 합체를 하려면 뭔가… 시간 압축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양손을 이렇게 몸 앞에 두고, 손을 펴서 두 손바닥이 서로 마주 보게 한 다음에, 그 사이에 과거 현재 미래를 차례로 둡니다. 그러고서 손뼉을 치는 순간, 과거 현재 미래가 아코디언처럼 접히면서, 합쳐지는. 그런 효과를 제가 시간 압축이라고 말하는 건데, 꼭지점만 생각했다가는 시작점을 자꾸 놓치는 것 같더라고요.

왜냐하면, 아무리 정신적인 차원에서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이더라도, 3차원의 존재에 불과한 인간인 나는 미래가 아득하고 불확실한데, 꼭지점을 너무 생각하면, 계기/뮤즈, 그 자체. 처음에 시작했던 그 순간을 잊고, 자꾸만 불안해지고, 힘들어지더라고요. 그리고 시작점을 돌아보는 건, 과거를 막 후회하고, 이런 거랑은 완전히 반대입니다. 꼭지점이 제가 미래에 있을 가장 빛나는 순간을 지칭하는 말이듯이, 사랑 기억이라 함이 뭔가… 과거의 가장 빛났던 순간을 기억하는 말로 쓰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사랑 기억. 그게 이번 에피소드의 제목에 들어갔습니다. 사랑해서 시작했던 모든 것들을 나는 왜 기억을 못 하나. 설사 그것들이 언젠가부터 좋아지지 않았더라도, 그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기 종목을 내가 못 하는 것도 맞고. 공도 나를 별로 안 좋아하는 게 맞기도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내가 시작했던 그 순간에는 상당한 희망이 있었을 텐데, 그걸 잊어버려서 연습을 안 한다든지. 포기하고 싶다든지. 가장 간단한 예시는 이런 거고, 더 아픈 예시들은 뭐, 예시 들려면 엄청 많죠. 누구나 그럴 겁니다. 가벼운 취미가 아니라 더 많은 의미가 함축되었던 것들에서 뭔가 시작의 그 사랑 기억을 놓쳐 버린 경우.

그런데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을까. 첫 사랑 기억을 꼭지점까지 가져가려면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물론 한아임한테 이런 거대 의문에 대한 확답이 있었다면 한아임이 팟캐스트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까 말한 매스 미디어에 나오고 있겠죠. 엄청 유명한 guru로 활동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건 아니고요, 그냥 저도 고민을 하면서 생각해보는 몇 가지 요소들입니다.

일단, 이번 시즌에서 여러 번 언급한 것처럼, 이… 시간 개념이 없어야 해요. 오늘 10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11시에 나타나는, 약속 장소에 늦는, 그런 시간 개념의 부재를 말하는 게 아니고, 아주 깊은 차원에서의 시간 개념의 부재를 말합니다.

결국 여기에 리프레시를 그만해야 하는 것도 포함이 되고, 여기에 조급함도 포함이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이… 시간에 대한 강박. 내 마음속에서 너무나 선명한 저 미래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실망감, 이런 것들 때문에 계속 폰 보면서 리프레시하고 조급하고 그런 건데, 정작 3차원의 저는 지금이라는 현재부터 미래까지의 그사이의 시간을 살아내지 않으면 어차피 미래에 도달하질 못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자꾸만 시간이 상대적이기도 하지만 3차원에서는 절대적이게 일정하게 흐르는 그 예측 가능성을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자꾸만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니까요. 미래에 잘살고 싶으면 미래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데.

이래서. 정말. 시계를 보지 말아야 할 것 같다. 폰도 최대한 치우고. 그런데 문제는, 또 완전히 시계나 날짜를 보지 않고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거예요. 음. 그래서 좀… 그게 좀. 그렇다. 제가 원래 3월경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그게 4월 혹은 5월이나 돼야 벌어질 것 같긴 하지만, 가서, 그때는 저만 있는 게 아니니까. 친구님한테 좀 의존을 해서, 친구님이 저와 같은 문제가 없다면, 좀. 내 폰을 너가 가져라. 당분간. 우리 여행하는 동안. 게다가 제가 다른 사람하고 같이 있을 때 계속 시간을 확인하고 폰을 보진 않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이랑 계속 다니는 것만으로도 폰 및 거기에 든 시계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저절로 시간에 대한 강박이 좀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가끔 여행 다니면 이게 좋은 점 중 하나 같습니다. 물론 여행이 끝나는 시점을 까먹을 정도로 시간 개념이 사라지면 안 되겠지만.

그리고 시간 개념의 상실 외에 사랑 기억을 계속해서 불러오는 또 다른 방법은 이거 같아요. 평균, 정상, 전반적인 것, 이런 것들에 대한 개념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아임 드리밍 들으시는 분들은 제가 굉장히 평균이나 정상이나 전반적인 것에 관심이 없거나 그런 것들에서 이미 벗어나 있다고 여기실 수도 있는데, 사실 안 그러니까 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얘기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마치 제가 영원한 게 잘 없는 걸 아니까 영원에 집착하는 거랑 비슷합니다.

어떤 특정 상황이 특별함을 알고, 즉, 사랑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의 강렬한 시작점이 있는 무언가였다면, 그래서 꼭지점이란 걸 상상하게끔 할 정도로 강했다면, 전혀 평균적이거나 정상적이거나 전반적인 게 해당 사항이 없을 확률이 높으니 특별함을 알아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꾸만 남의 상황과 비교를 한다든가. 하는 겁니다, 제가. 이때 좀 이런 패턴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가 뭐냐면, 제가 저 자신을 홀대하거나 이 사랑 기억에 얽힌 다른 이들을 무시해서 자꾸만 평균 정상 전반에 기대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뭔가, 그런 홀대는 유튜브만 봐도 많이 얘기하잖아요. 스스로를 사랑해라, 등등.

그런데 저는 그런 거라기보다는, 과학, 논리, 이런 거에 기댑니다. ‘논리적으로 이건 안 될 거야.’ 심지어 막 어떤 때는 가짜 겸손에 기대요. ‘아무리 괜찮은 사람인 우리들이라도 이렇게나 꿈만 같은 일이 벌어지리라고 여기는 건 과대망상이야.’ 이런 식으로.

그런데 그것이 아무리 과학이고 논리이고 통계이고 심지어 실제로 벌어질 일이라고 하더라도, 외부에서 볼 때 그렇더라도, 나만큼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거든요.

약간 뭐냐면…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가 아무리 평균적이고 별 볼 일 없고 통계의 정가운데에 있는 아주 따분한 아이더라도, 그 애 부모만큼은 걔더러 ‘넌 진짜 평균적이야’라고 자꾸 말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단 말이죠. 그런데 한아임은 자기 안에 있는 사랑 기억에게 자꾸만 그렇게 말해서, 아마 평균적이지 않으며 아마 어마어마하게 특별했을 그것을 평균적이고 특별하지 않게끔 만드는 데 일조한다.

아주 큰 문제입니다. 대개 두 상태를 오가요. 사랑 기억이 막 반짝거리는 것 같았다가, 그것이 희미해지고, 하는 그런 두 상태를.

그러면 대체 평균이나 통계나 정상 같은 개념들에서 어떻게 벗어날까. 생각을 그만해야 한다. 하. 진짜 답이 없지 않습니까, 여러분?

생각을 어떻게 그만할까.

저번 주에 믿음에 대해서도 얘기했었는데, 종교적 믿음이든 다른 종류의 믿음이든, 믿음이 있으면 건강한 것 같다고. 이 믿음을 뭔가 좀 더… 좀 더 믿어야 하는데, 이게 아이러니 아닙니까? 일단 뭔가 하나를 믿으면 그 덕택에 다른 것들도 믿는 게 수월한데, 하나도 믿지 않으면 아무것도 믿지 못한다.

제가 이번 시즌 중반쯤에 한 친구랑 한 얘기가 있습니다. 꼭지점에 사람을 넣는 것에 대해서. 그것은 너무 위험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너무 위험하다. 사람은 믿을 수 없다고 그 친구가 말했어요. 저도 동의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사람을 꼭지점에 넣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라고도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더욱 동의를 했을 겁니다, 이 친구와. 그런데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요즘에 들어요. 왜냐하면 사람을 꼭지점에 넣으면, 내가 어쩌지 못하는 불변의 믿음이 일부 생기는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도 마음대로 못 하는데 다른 사람을 마음대로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사람을 꼭지점에 넣는다는 건… 얘를 믿겠다는 거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친구의 말도 이해가 갑니다. 사람을 꼭지점에 넣는 건 매우 위험해요. 너무 깊은 사랑이니까. 뭔가… 존재의 이유가 되는 사랑이니까. 그냥 네가 마침 우리 동네에서 살고 우리가 물리적으로 가깝길래 나이도 얼추 맞으니까 같이 결혼을 하자, 사업을 하자, 일을 벌이자,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수십 년을 그 상대를, 혹은 상대들을 꼭지점에 넣기 위해 직업을 바꾸고 사는 국가를 바꾸고, 주변 모든 다른 사람들까지 바꾸는, 이런 종류의 사랑을 말합니다. 꼭 로맨스적인 걸 말하는 게 아니에요. 아주 폭넓은 의미에서의 존재론적 사랑을 말합니다.

그런데 사랑해본 적이 있는 게 나은가, 사랑해본 적이 없는 게 나은가에 대해 예전에는 사랑해본 적이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사랑해본 적이 없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꼭지점이 무너질 테니까.

이것도, 이번 에피소드의 수많은 아이러니들처럼, 참. 어찌할 수 없는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이자 딜레마. 너무 중요한 사랑은 꼭지점에 넣기가 무섭다. 무너질 테니까. 특히 사랑이 사람인 경우, 무섭다. 사람을 마음대로 못 하니까.

그리고 가장 큰 아이러니는, 영원하려면 나를 헐고 또 세워야 한다는 거. 영원에 사망이 깃들어 있다는 거. 그런데 죽은 것들은 잘 잊히지 않는다는 거. 오히려 살아 있는 것에 대한 사랑 기억을 떠올리는 게 더 어렵기도 하다는 거.

나는 변하지 않으면서도 변해야 하고. 핵이 있지만 핵 바깥의 것들은 계속 변하고. 음…

이런. 정말이지. 답도 없고. 질문조차 뭔지 잘 모르겠는 생각들을 한아임은 요즘 한다.

이 얽히고설킨 생각들. 존버. 꼭지점. 계기 뮤즈. 과거. 사랑 기억. 시간의 압축. 시간 개념의 근본적 상실. 어…

그리고 또 하나. 옵션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이 시점에서 보는 것도… 하, 이걸 흥미롭다고 해야 하나, 필요하다고 해야 하나, 그냥 잡스럽다고 해야 하나. 하여간 이런 시점에서 보기도 해봤어요.

믿음과 얽혀 있기도 합니다. 믿음은 어느 정도는, 이것 말고는 다른 옵션이 없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걸 한아임은 잘 아는데, 자꾸만 옵션을 찾으니까 문제다. 예를 들어 글을 쓰는 건 글을 쓰는 건데, 이 방식으로 글을 써도 좋을 것 같고 저 방식으로 글을 써도 좋을 것 같고. 다 쓰는 게 제일 좋고. 이런 생각이 계속 드니까 매우 피곤합니다.

이런 생각을 안 하려면 제일 중요한 게 검색을 안 하는 거더라고요, 실질적으로. 구글과 유튜브를 없애고 싶어요. ChatGPT 얘기 요즘 엄청 뜨던데, 마찬가지입니다. 누구 타인한테, 살아 있는 것이든 인간처럼 구는 살아 있지 않은 AI든, 이들에게서 정답을 구하려는 나 자신을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막는다고 생각하면 너무 불쌍하니까, 막 내 앞길을 너무 가로막는 것 같은 데다가, 그런 방식은 오래가지 못하니까, 좀 즐겁게, 내가 그런 행위를 막는다는 것도 모르게 막으려면… 회피가 답인가? 왜냐하면, 이렇게까지 생각했으면 이제 회피를 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거든요. 저 이번 시즌에 진짜 별별 얘기 다 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과연 생각을 안 한 거라고 볼 수가 있나요, 이쯤 되면? 생각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은데. 이제 회피를 할 차례인가? 아까 말한 것처럼, 여행을 간다든지. 그냥 무조건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를 한다든지, 그런 것들. 적절하게 당분을 섭취한다든지. 아이돌 덕질을 해본다든지. 제가 스우파랑 스맨파를 안 봐서, 그 프로그램들을 볼까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 프로그램들을 보면 막 그분들이 열심히 사시는 것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잖아요. 기분 매니징을 해야 하는 건지, 정답을 구하는 게 아니라.

근데 진짜 실제로, 유튜브에서 쓸데없는 검색이나 하고 있을 시간에 스우파 프로그램 하나를 보는 게 저한테 말하자면 남는 장사였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제가 영어 팟캐스트에서 뭔가를 읽고 본 후 소화하는 구조로 잡은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아마 아임 드리밍 시즌 5도 그런 구조로 비슷하게 갈 것 같아요. 제가 지금 이혜원 기획자와 다음 번역서 작업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누아르 어바니즘. 여기에 영화에 대한 레퍼런스가 정말 많이 나와요. 아무래도 누아르라는 개념이 현대의 개념이고, 현대에 들어서 새로 생겨난 가장 영향력 있는 매체가 영화이기에, 또한 누아르라는 단어 자체가 영화의 특정 장르를 지칭하는 말이 되었기에, 영화에 대한 레퍼런스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나오는 영화 중에 제가 구할 수 있는 영화들을 보고, 영어 팟캐스트인 스펀지와 비슷하게, 그거에 대해 얘기하는 게 아마 시즌 5의 구조가 될 것 같고, 시즌 6이 나올 때면 번역서 자체가 완성되지 않았을까? 하는 게 제 희망입니다. 그러면 그 책 자체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고. 이런 식으로.

제가 생각을 너무 많이 해요. 좀 적당히 하면 좋은데, 너무 많이 하면 좋지 않다. 아임 드리밍 스케줄도 바꾸려고 해요. 요거, 다음 주에 더 자세히 얘기할게요.

아무튼 여러분, 오늘 정말. 밑도 없고 끝도 없고 결론도 없는 에피소드,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실제로 제가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하는 생각은 이런 것들인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아마 비슷비슷하실 것 같아요, 저랑. 무슨 답이 있는 생각이었으면 불면이 올 이유가 없잖아요? 생각을 끝맺고 자면 되지. 답이 없으니까 불면이다. 우리 어떡하면 좋을까.

시간을 잊으려고 해보자. 스스로를 망각해보자. 그 와중에 사랑 기억을 떠올려보자. 처음엔 잘될 것 같았던 그때. 희망적이었던 그때. 그때의 나로 돌아가서 조금이라도 잘될 것 같은 기간을 늘려보자. 뭐 이런, 참, 말은 쉽고 실천은 별로 안 쉬운, 그런 결론 아닌 결론에 도달해봤습니다.

오늘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각종 토픽들 중 링크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전부 쇼노츠에 올려놓을 거고요, 제 홈페이지에 가시면 녹취록을 보실 수 있는데, 그 링크 역시 쇼노츠에 올려놓겠습니다.

여러분에게 특이 취향 친구가 있으시면, 이 팟캐스트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그럼, 아직 깨어 계신 분들도, 잠드신 분들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아임이었습니다.


모든 링크

모든 음악

Opening

  • All Things Fade – Jameson Nathan Jones

Within episode

  • Bishara Haroni – Gnossienne No. 1 (Erik Satie)
  • Diamonds And Ice – Orchids

Closing

  • Sugar Colours – Crazy Paris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여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hanaim.imaginariumkim.com

© 2023 한아임

소개

✨ 한아임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기록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