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66] 편하게 사는 방법 v.1

안녕하십니까? 이야기하는 자, 한아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특이 취향 불면자들을 위한 약간 이상한 꿈자리 수다,’ 아임 드리밍을 듣고 계십니다.

연말입니다, 여러분.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노래는 크리스마스가 아닐 때라도 좋기 때문에, 그러한 노래를 깔아봤습니다.

올해는 정말 너무나 저에게 획기적인 한 해였습니다. 뭔가 이것이, 외부에서 관찰할 수 있는 변화가 아직 많지는 않지만, 저 스스로가 살기에 좀 편해졌어요. 이것에 대해서 오늘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네. 오랜만에, 에피소드 전체가 수다로 시작하고 수다로 끝나는 그런 에피소드가 될 예정입니다. 이제 2023년이 끝나고, 2024년으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 편하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아임은 어떻게 조금이나마 편하게 살게 되었는가? 그런 얘기를 할 텐데, 이를 위하여 배우 이청아 님의 정말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 랜덤한 철학 서적 추천, 그리고 굉장히 실천하기 쉬운, 운동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할 것 같지만 진짜 획기적으로 인생이 변하는 운동 두 개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여 보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수다, 시작할게요.


아직 외부 변화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지금 좀 더 편하게 사는 방법에 대한 얘기를 하는 이유는요, 이러한 얘기를 하기에 적절한 때가 있는 것 같아서입니다. 제가 이제서야 편하게 살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일부 이거예요. 가장 큰 이유는 저에게 그것을 알 때가 아니었어서 그런 거지만, 왜 이렇게 편하게 사는 법을 찾기가 어려웠는지에 대한 원인의 일부는, 편하게 사는 거에 많이 익숙해지신 분들은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그것을 설명할 때 편하게 살지 않는 사람들이 알아듣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어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생각에는 지금 제가 하는 얘기는 지금 제 상태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얘기고, 앞으로 제가 점점 더 편해지면서 오히려 설명을 못하는 부분이 생길 것 같아요.

한마디로, 하늘을 훨훨 날고 있는 사람이 땅에서 힘들게 기어다니는 사람한테 가가지고, “어머, 저기요, 당신 날개가 있다는 거 몰라요? 어서 날지 그래요?” 이러면, 그게 아무리 맞는 말이어도 기어다니는 사람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빡이 칠 수 있다고요.

물론, 하늘을 날아다니는 사람이 기어다니는 사람을 일일이 하늘로 데려올 의무는 없고요. 기어다닌다고 해서 무슨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에요. 다 뭔가 이유가 있어서 기어다니는 거지, 기어다니는 게 그 자체로 열등하다거나 보잘것없다거나 하는 뜻은 아닙니다. 이 세상의 수많은 어떤…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겉으로 보기에는, 즉, 벌어지는 현상만 외부에서 관찰하기에는, 기어다니는 삶이에요. 비유하자면요. 그래서 그 기어다닌다는 현상 자체만으로는 그것이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이런 걸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이 세상에 풀기 위해 태어난 이유, 그 이야기가 뭔지는, 그리고 그것이 뭐랄까, 말하자면 성공을 했는지, 그 이야기가 전달이 되었는지는, 외부에선 모를 수도 있고, 알더라도 시간이 흘러야지만 알 수도 있고, 알다가도 또 시간이 더 흐르면 다시 몰라질 수도 있는, 그런 거예요.

다만, 기어다니면서 힘든 경우가 있어요. 본인이 힘들어요. 외부에서 보기에만 그런 게 아니라, 본인이 기어다니는 게 너무 싫고 힘들어. 그런데도 스스로 어떻게 나는지 몰라서 못 나는 거면, 그것은 좀 안타깝잖아요. 이건 어… 다음 에피소드하고도 연관이 조금 있는데, 저는 외부에서 관측을 하기에 기어다니는 누군가를 무조건적으로 날아야 한다고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기어다니는 누군가가 힘들고 싫다는데 그걸 굳이 의미롭고 고귀한 것으로 포장하는 것도 참 이상하다고 여기거든요. 한마디로, 본인이 힘들다면 힘든 거예요. 본인이 싫다고 하면 싫은 거라는 거죠. 본인 말 말고는, 외부에서 어떻게 뭐 “좀 더 감사히 여겨 봐라” “좋게 생각해라” 이럴 게 아니라는 거죠.

아무튼, 저는 살면서 전반적으로 일부 날아다니는 측면도 있었지만 동시에 일부 기어다니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럴 거예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우리가 강하고 유리한 부분이 있고, 약하고 불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특히나 뭔가 이런… ‘내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까지는, 외부에서 던져진 여러 원인으로 인해 이렇게 강하다 약하다, 유리하다 불리하다, 이런 구분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저의 예시를 들어볼게요. 제가 생각하는 강점과 약점. 강점 두 개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얘기할 거고, 약점은 두 개보다 훨씬 많은데, 어, 강점 두 개 말고는 다 그냥 약점인 것 같은데, 언급만 하고 빨리 지나갈 거예요. 왜냐하면, 약점에 대해서 많이 얘기해봤자, 그것이 뭔가… 그것이 겸손이 아니고, 그냥 듣는 사람은 괴롭고 힘들며, 말하는 사람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서사를 굳히는 거라고 요즘에 저는 생각합니다. 특히나 이것은 우리가 아임 드리밍에서 지금까지 다뤄온 픽션물처럼 기승전결이 있고, 알아야 할 모든 정보가 두 시간, 뭐, 책이라면 열 시간 정도에 들어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그 약점을 디테일하게 말해봤자 듣는 사람에게 약점으로 여길 만한 영감만 주는 격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타인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인지하고 그것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듣는 것만으로도 내가, 우리 개개인이, 나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들은 얼만큼 나의 진실된 코어에서부터 나오는 것이고, 얼만큼 나의 망상으로 인한, 언제든 놓아버리면 사라질 것인가? 그런 것을 생각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여깁니다.

아무튼 저의 강점 중 하나가 뭐냐면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알아요. 이게 제가 생각하기에 저의 가장 강점입니다. 올해 이전까지도 갖고 있었던. 저는 제가 사랑하는 게 뭔지를 알고요, 그것이 어떤 에고 패턴적인, 외부 세상의 구미에 맞추려고 사랑하는 일이 아니고요, 업이에요. 그냥 제가 숨 쉬면서, 숨이 붙어 있는 한 하고 싶은 건 글 쓰고 글 읽고, 더 나아가 여러 창작물을 보고 듣고 읽고, 특히나 픽션을 사랑하고, 그것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거예요. 다른 거 하고 싶은 거 별로 없어요. 어… 맛있는 거 먹는 것도 좋아하고 하는데, 그것 역시 그… 창작자. 그리고 창작자란 뭔가 대단히 누가 인정해줘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누가 뭔가… 예를 들어 집에서 된장찌개를 했는데 그걸 삼십 년을 끓여왔는데 그것이 킹 맛져. 그런 거. 그… 그게 제가 좋아하는 거예요.

그리고 두 번쨰로 제가 생각하는 저의 강점 중 하나가 뭐냐면요, 저는 관종이에요. 네 저는 관종이었어요. 다만 그것이 현재 펼쳐지는 양상이 얼굴을 드러내고 팔로워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서 관종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이 팟캐스트를 할 때, 저는 관종이라서 하는 거예요. 그리고 관종이라는 단어는, 마치 존버라는 단어처럼, 저한테는 크게 부정적인 뉘앙스가 없는 단어입니다. 그냥 관종이라는 단어 자체가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을 너무 말 그대로 대변해서 그 단어를 쓰는 건데.

관종이라서 뭐가 좋으냐면요, 저는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저만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장난으로라도… 그런 생각이 들지를 않아요. 좋은 게 있으면 그것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고 여기고, 그것에 제가 어떤 뭔가… 뭔가라도 기여를 할 수 있으면, 그것을 퍼뜨릴 수 있으면, 저는 그 말을 누가 안 들어주더라도 할 거예요. 여기서 유의할 만한 점은, 제가 생각하는 ‘좋은 것’이 세상이 생각하는 ‘좋은 것’과 별로 상관이 없을 수도 있긴 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팟캐스트가 특이 취향자를 위한 수다인 것입니다. 네. 모두가 들어주길 바라진 않지만, 누군가는 듣고 그것이 도움이 될 것이되, 그것이 뭔가… 도움이 되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일단 1차적으로, 아주 근본적으로, 제가 좋아서 하는 거예요.

저는 그게 정말. 저 아닌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때도 이 느낌이 저한테는 아주 중요해요. 어떤 무언가의 내용이 도움이 되는 건 도움이 되는 것이고, 그 무언가를 이 세상에 내놓은 사람이 그것을 내놓으면서 좋았을 그 느낌을 느낄 수 있어요.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요. 대개는 음… 개별적인 어떤 유튜브 영상이라든지 팟캐스트 에피소드라든지 책 한 권이라든지 영화 하나로는 그것이 잘 안 느껴지고, body of work, corpus, 정말 그 작업물이 쌓이고 쌓여서, 시간을 두고 작업체, 몸을 형성했을 때, 그때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들도 이런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는 제가 이 느낌을 참 좋아하는데 이렇게 쌓여 있는 body, 몸을 지닌 사람들 중, 그중에서도 또 관종이라서, 혹은 뭐, 개개인에 따라 관종이라는 단어가 싫다면, 다른 어떤 이유에서 그 작업체를 세상에 내놓은 경우가, 잘 없어요. 흔치 않아요. 그래서 저는 음… 그 느낌을 외부에서 받기 위해 일부러 찾아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느낌을 언제 받을 수 있냐면, 제가 제 거 할 때 받아요. 이 작업체가… 어… 여기 손가락 하나 생기고. 손가락 하나는 아니더라도 손톱 하나 생기고. 손톱 하나 아니면 그 손톱의 티끌만 한 세포 하나라도 요거 하나를 추가함으로써 이렇게 쌓이고 쌓이는 그러한 과정에서 희열을 느낍니다. 그리고 저랑 비슷하게 그 느낌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여기고요. 타인이 그런 느낌에 관심이 없어도, 제가 그 느낌을 이미 느꼈기 때문에, 상관이 없는 거예요, 저는. 이미 제가 할 건 다 했으니까.

어…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제 강점인데, 이거 빼고는 그냥 다 약점인 것 같아요. 모든 것. 다른 모든 건 제 마음대로 잘 안됐어요. 최근까지. 건강이 전반적으로 좋긴 했지만 아토피라든지, 뭉친 부분들이라든지, 뭔가 순환이 안 되는 경향이 있었고, 어… 공격받는 느낌? 그리고 이것은 전혀 외부에서 공격을 받아야지만 느끼는 게 아니고, 그… 우리가 살면서 ‘세상은 이러하다’고 여기는 관념 있잖아요? 그것이 굉장히 뭔가… 내가 나를 보호해야 한다는 느낌? 그런 느낌이 있었어요.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럴 거예요. 여러 가지 이유에서, 우리가 강하고 유리한 부분이 있고, 약하고 불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부러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까지는, 아마도 많은 경우에 외부에서 던져진 사건들로 인하여 이런 부분들이 결정되었을 거예요. 예를 들어 어린 시절에 집에 불화가 있다고 하면, 나의 연애사 및 가정사에 불화가 있다든지. 혹은 불화가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 행복 속에서도 내가 계속 불안하다든지. 또 다른 예를 들자면, 어린 시절에 ‘돈은 힘들게 버는 거야’라고 듣고 자랐으면, 아무리 내가 돈을 많이 벌어도 힘들어야만 직성이 풀린다든지. 그러니까, 나를 편하게 못 두는 거죠. 이런 여러 가지 양상으로 펼쳐지는 거죠.

그런데 동일 인물이 다른 분야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을 수도 있는 거예요. 연애사는 괴롭지만 돈은 잘 번다든지. 돈은 못 버는데 건강은 좋다든지. 그래서 우리가 뭔가… 절대적으로 항상 기어다니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아요. 어떤 몇 가지 분야에서는 날아다니고 있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기어다니는 분야가 덜 힘든 건 아니라고 저는 보거든요. 내가 돈을 아무리 잘 벌어도 건강이 안 좋으면 슈방구인 거야. 내가 아무리 연애를 잘해도 돈을 못 벌면 그것도 슈방구인 거야. 그리고 저는 이것이 뭔가… 정신승리를 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지금까지 늘 생각해 왔고, 특히 오히려 요즘에 더 그렇게 생각해요.

이것은 완벽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무슨 막 모든 측면에서 잘나야 한다, 그런 게 아니에요. 그보다 오히려 저는, 음… 이전 에피소드에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안에 욕망이 있으면, 그것은 어떤 신성한 권리라고 생각해요. 나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내가 갖고 싶은 모든 걸 가질 권리가 있어요. 그 갖고 싶은 것이 결핍으로 인해 뭔가를 피하려고, 예를 들어 내가 두려움에 떨면서 나를 보호하기 위한 벽을 세우려고 갖고 싶은 무언가가 아닌 한, 나는 그것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요.

무슨 말이냐 하면요, ‘연애를 잘하는데 돈은 못 번다’라는 말이 있을 때, 그 사람이 돈을 못 벌어서 슈방구인 상태를 정신승리해가지고 그걸로 만족하면서 살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는 점입니다. 왜 그러냐 하면요, ‘돈을 못 번다’는 너무도 주관적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는 월 100만 원을 벌면서 충분하고요, 누구는 월 억을 벌면서 안 충분해요. 여기서 월 100만 원을 벌면서 충분한 사람이 더 깨달아서 충분한 게 아니고, 또한 월 억을 벌면서 안 충분한 사람이 건방져서 안 충분한 게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단, 결핍으로 인한 욕망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말이죠. 결핍으로 인한 욕망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우리가 모두 월 100만 원을 벌면서 충분해야지만 잘 사는 거라는 룰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진짜 많이 벌고 싶어요. 저는, 아, 저 하나 먹고 사는 걸로 충분하지 않아요. 이게 제가 완전하게 인정한지 얼마 안 됐어요. 너무 무서워가지고, 나 하나라도 먹고살면 어디 오두막에라도 가서 글 쓸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 이렇게 말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그것이 거짓말이었던 건 아니에요. 실제로 정말 뭐, 모든 게 다 망하면, 그거라도 할 수 있으면 아주 불행하진 않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시나리오는 방어의 시나리오입니다. 벽을 세우는 시나리오예요. 진짜 제가 아무 두려움이 없다면 하고 싶은 건요, 어마무시하게 거대하고 미쳤어요.

 아까 그 관종성과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저는… 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분. 제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라고 제가 여기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리고 그 이야기에 관종성이 포함되어 있는지라, 저는 사실 제 이야기를 하려면… 떼돈을 벌어야 해요. 그리고 여기서 돈은 저한테 그냥 돈이 아니에요. 그냥 무슨 종이 쪼가리 아니면 통장의 숫자가 아니에요. 이 돈은 상징이에요. 이 이야기에서 상징으로 쓰이는 도구라는 거죠. 그 돈을 갖고 있으려고 하는 게 아니고, 그 돈을 순환시키는 자가 되고 싶은 거예요 저는.

엄청난 욕망이죠? 저의 이야기는, 저의 거대 서사는, 저의 작은 이야기들—그러니까 하나하나의 팟캐스트 에피소드라든지, 팟캐스트 전체라든지, 하나하나의 단편 소설이라든지 장편 소설이라든지, 블로그 포스트라든지 블로그 자체라든지—그 작은 이야기들이 모여서 어마어마한 풍요가 순환하는 거대 서사인 거예요. 그게 제가 원하는 제 삶의 이야기예요. 관종이라가지고. 그러니까, 예를 들어 월 억을 벌면 그중 90%가 도로 나가는 구조를 저는 원하는 거예요. 어디에 나가냐? 할 거 많죠. 할 거 얼마나 많아. 저는 뭔가… 짧게 말하자면, 저처럼 순환을 시키려는 사람들의 순환을 돕는 순환자가 되고 싶어요.

이러한데, 누가 저한테 와서 “넌 왜 월 100만원으로 충분하지 않니? 정말 건방지구나. 정말 뭐… 고마운 걸 모르는구나.” 이런 식으로 하면 저는 그냥 어이가 없는 거죠. 그러면 저는 이렇게 말하겠죠? “얘. 너는 너 먹고 살 거 너 입을 거 너 살 곳을 구하면 충분하니까, 그것이 너의 이야기니까, 너의 삶의 이야기니까 그것이 충분한 거지, 네가 무슨 나보다 주제를 더 잘 알아서 100만원으로 충분한 게 아니야. 아니, 나는 내 주제를 아주 잘 알아.” 아 정말 말 그대로, 저는 제 이야기의 주제를 알아요. 테마를 안다고요.

그리고 이… 이것은 정말 각자가 자기 삶에서 알아야지, 밖에서 봤을 때 그 이야기가 결핍과 집착의 이야기인지, 안에서부터 나오는 건지는 알기가 좀… 불가능해요. 다만 아까 제가 언급했던 body of work, 작업체라는 개념을 제가 그리도 좋아하는 이유는, 어… 뭘 오래 계속 한 사람은 대개는 그것이 진정한 코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여겨서입니다. 음… 이게… 쉽진 않아요. 당연히 쉽진 않아요. 여러분? 관종의 삶이 쉽지는 않다. 그런데 좋아서 하는 거라서, 그 느낌 때문에 저는 이렇게나 확신하는 거예요. 이것이 내 삶의 주제라고.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어떤… 외부에서 좋아해주면 참 좋죠. 떼돈 벌면 좋겠죠? 그래서 실제로 이 모든 걸, 제가 꿈꾸는 걸 할 수 있으면 좋겠죠. 그것이 외부에서 관측 가능한 형태로 말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안 되더라도, 너무나 이것은… 이걸 하려고 하다가 죽더라도 이걸 해야지, 아무 다른 뭔가에… 관심이 없어요. 제가 정말 올해 많이 생각해 봤어요. ‘너 혹시 이거, 착각일까? 너 혹시 뭔가… 뭔가 다른 걸 해야 할까?’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하는 와중에도, 어… 제가 아까 강점이 2개고 나머지는 다 약점 같다고 했잖아요. 그렇게나 약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제가 지금 하는 이런 것들, 이거 말고 다른 거 할까? 라는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전혀 아무, 아무 의심이 없어요 저는. 저는… 이게 진짜 좀 어이가 없으실 수도 있어요. 혹은, 지금 제가 하는 말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지는 한 10년, 20년이 지나면 더욱 잘 알 수 있겠죠. 제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지금 이 에피소드가 어떤 예언이 될 수도 있고, 개소리가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아무튼, 저는, 아무 의심이 없어요.

아무튼 그래서 구구절절 뭘 말하고 싶은 거냐 하면요, 한아임은 그냥 예시고요. 여러분 우주의 이야기는 여러분이 쓰시잖아요? 그랬을 때 여러분이 가진 욕망이 있다면, 그것이 외부에서 볼 때 아무리 과하다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단 뜻입니다. 그 욕망이 두려움에서 나오는 결핍의 욕망이 아닌 한, 즉, 그것이 정말, “아 내가 이게 되든 안 되든 살아 있는 한 이걸 해야겠다”라고 여겨지는 그런 욕망이면, 그것은 신성한 거예요. 아주 신성한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외부 기준에 의해 완벽해야 해서가 아니고, 우리는 이미 원래 완벽해요. 원래가 그렇다고요. 원래 이… 이거 정말 이 안에 있는 거 한 번이라도 느껴보시면, 그것이 정말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느껴보시면, 아실 거예요. 저는 정말 이 세상의 모두가 다 이렇다고 믿어요. 원래는 이렇게 빛나는 거라고. 물론. 어. 전혀 자기 빛나는 거에 관심이 없는 사람을 제가 굳이 막 가서 “넌 빛나” 이러진 않을 건데요. 아임 드리밍을 들으시는 분들이라면 뭔가 저랑 통하는 게 있으니까 들으실 텐데. 아마도 이런 쪽에 관심이 있지 않으실까 싶어요. 지금 이것을 듣고 있는 그대의 안에 진짜로 빛나는 뭐가 들어 있다니까요. 그대가 누군지 제가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어도 알아요. 왜냐하면. 이… 이 제 안의 빛나는 것이 혼자 이렇게 똑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거대한 서사의 한 조각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이 조각이 내 것이라 하더라도 말이죠.

아무튼 그래서 우리가 뭔가, 돈은 많은데 건강이 안 좋아. 연애는 잘하는데 돈이 없어. 이런 경우에 내가 결핍을 느끼는 부분을 정신승리해서 괜찮은 것으로 만들어 버릴 게 아니라, 내가 왜 이런 욕망이 있나? 내 안에서 이렇게 신호를 보내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어. 내가 뭘 느끼든,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 이 태도를 가지는 것이 편하게 사는 것의 시작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네. 그래서, 우리 안에 욕망이 있어서, 기어다니면서 힘든 경우가 있어요. 밖에서 힘들다고 해서 힘든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가, 내가 기어다닐 존재가 아닌데 기어다니니까 힘든 거예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많은 경우, 저도 포함해서, 에고 패턴으로 향하면 어떻게 되냐면, 나의 힘듦은 무시하고, 힘듦을 해결하기 위해서 표면 해결책만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20세기 후반, 21세기 초반의 소위 말하는 현대적 교육 과정을 거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고패턴을 갖고 있을 거라고 저는 짐작을 합니다. 외부에 문제가 있고, 나는 그것을 해결만 하면 내부가 채워질 거라고 여기는 거예요. 그런데 여러분. 이거 해보셨나요?

저는 몇몇 분야에서 해봤거든요? 그런데 이거, 안 돼요. 에피소드가 너무 길어지니까 짧게 설명하자면, 예전에도 몇 번 언급했던 예시 같은데. 내가 못생긴 것 같아서 성형을 하면 해결될 것 같지만 성형해도 나를 못 생기게 보는 나는 변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이 예시가 좋다고 여기는 이유가 뭐냐면요, 성형이란 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보기에 표면에서 벌어지는 일이잖아요. 참 극명하게 표면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말이죠. 그런데 어떤 이들은 성형이 자신의 내면의 결핍을 해결할 거라고 정말로 생각해요. 그러다가 중독이 되죠. 우리가 이 패턴을 알죠. 꽤 알려졌죠, 지금 시대에는. 그런데도 또 누군가는 이 패턴의 길을 걸어요.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건, “와,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런 길을 걷지?”가 아니라, 성형보다 덜 분명하게 표면적인 양상이긴 하지만, 패턴은 별다를 바 없는 양상의 길을 우리가 걷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해결이라는 미명 하에, 아주 그냥 아무 근본적인 달라짐이 없는, 어떤, 외부에서 보기엔 나아졌을지언정 내가 느끼기에 아무 변화가 없는 길을 걷고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여러분? 진짜 너무 무서운 것이… 정말로 느낌이 전부더라고요.

저는 아. 정말. 제가 이렇게 올해 이런 얘기를 많이 한 이유 중 하나가, 억울해서 그래요. 솔직히 억울해서. 이거 제가 들여다보고 있는 감정 중 하나인데. 나한테 지금까지 사기 친 교육자들이 많다는 억울함이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걸 가장 중요하지 않다고 구라를 쳤고, 가장 안 중요한 걸 중요하다고 또 구라를 쳤어요. 아무리 그런 일이 저한테 온 것 역시 저의 느낌 때문이었다고 하더라도, 이…

말하자면, 여러분. 악몽을 꾸고서 깨어난 아이가 울고 있으면 걔한테 가서 “야, 너 바보야? 악몽은 네가 꾼 거잖아. 이제 깨어났잖아. 그러면 악몽 잊어버리면 되지.” 이래서 될 일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굉장히 폭력적이죠 사실은. 애가 우는데 걔한테 가서 소위 말하는 ‘사실’을 알려줘봤자, 애는 수치심이며 공포, 분노만 가득해질 거라고요. 그래서 음… 저는 이… 아, 소위 말하는 교육자들한테 사기당했다, 라는 그 억울함이 지금은 좀 많이 풀려진 상태이긴 한데, 그리고 떼에 대한 공포, 이런 것도 많이 녹아진 상태이긴 해요. 그래서 점점 더 ‘아 내가 악몽을 꾸었었구나’라고 머리로 알고, 마음으로는 이제 점점 더 안 공포스러운 상태가 되어 가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서 점점 더, 내가 억울했던 그 기억이 있고, 게다가 여기에 저의 관종성이 포함되어 가지고, 이걸 그냥 둘 수가 없는 거예요 저는. 제가 무슨 대단히 특이한 교육 과정을 거쳐 오진 않았거든요? 18세 이전에 세 개 국가에서 교육을 받긴 했지만, 중요하지 않은 걸 중요하다고 구라 치는 건 양상만 약간씩 다를 뿐이지 현대 교육 시스템에서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특징입니다. 외부로 향해 있는 시스템이라서 어쩔 수 없어요. 여기 우리 모두가 관찰할 수 있는 성적 잘 받아서 우리 모두가 좋다고 하는 회사에 우리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연봉 받고 우리 모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혼식을 하고 우리 모두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애들을 낳고 걔네는 또 눈으로 볼 수 있게 성장하고 그러면 걔들이 또 이 모든 걸 반복하는 그 시스템인데, 그것은 현대화되었다고 하는 모든 나라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특이한 경우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는데, 그런 관계로, 제 이 억울함의 기억이 마음에서 너무 무서웠던 것이 점점 녹아지고, 머리의 단순 기억의 형태로 남게 됨에 따라, 더욱더 이걸 그냥 두면 안 되겠는 거야.

사실 이거 굉장히, 너무 굉장히 간단한 것이거든요? “느낌이 전부다.” 각종 내면 작업, 어, 그것이 종교의 형태를 띠든, 영성이든, 심리학이든, 자기 계발이든, 이 말을 들어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느낌이 전부라고. 이 간단한 걸 이노무시키들이 내 인생의 수십 년을 사기를 친 거야. 오히려 느낌을 무시하라고. 예를 들어 학교나 회사에 냉방이나 난방이 너무 세게 되어 있으면 그 느낌 무시하고 괜찮은 척을 하라는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거예요. 학교나 회사 스케줄에 따라 내 화장실 형편을 움직여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내가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학교나 회사 스케줄에 따라 그걸 안 가는 게 말이 됩니까? 저는 소름이 돋아요.  그나마 많이 공포를 녹여가지고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오히려 정말 공포스러웠을 때는 이게 문제라고 생각도 안 했어요. 시계에 맞춰서 내 삶이 돌아가는 게. 왜냐하면 이게 무섭다는 걸 인정하고 나면 이 모든 세계관, 이 외부로 향해 있는 세계관이 다 무너지니까, 그걸 감당을 못하니까. 무서워서 문제인지 몰랐던 거예요. 그래놓고서는 문제 아닌 것들을 계속 문제삼고 있었어요.

아. 이 얘기도 정말 너무 길어지고 있는데.

그래서. 제일 중요한 부분으로 드디어 갈게요. ‘느낌이 전부다’라는 말을 각종 분야에서 던지고 있고, 그것이 굉장히 간단한 거라고 한아임은 지금 말하잖아요. 그런데 여러분. 간단하다고 해서 쉽다는 건 아니에요. 간단과 쉬움은 별개예요. 그러나 간단한 건 확실해요. 그래서 제가 드디어. 에피소드 초반에 예고드렸던. 배우 이청아 님의 너무나 아름다운 이야기를 공유하겠습니다.


이청아 님의 이야기는 유튜브 쇼츠를 통해서 봤어요. 아. 정말. 제가 구구절절 말하려고 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설명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지혜를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설명하려고 하는 그것이 이 짧은 영상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이청아 님이 뭐라고 하셨냐면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목소리 때문에 제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뮤지컬 배우분들이나 가수분들이 많이 간다는 그런 클리닉에도 가봤어요.

음의 고저에 따른 평균치가 있잖아요. 여성 평균이 250이라고 하면, 제 목소리는 180 정도라고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첼로로 바이올린 소리 내려고 하니까 얼마나 본인 목이 힘들겠냐. 늘 연기 수업할 때 저희 대학 교수님들이 ‘나’ 해봐 ‘나’ 이러셨거든요? 왜냐하면 사람이 ‘나’라고 할 때가 가장 자기 톤의 목소리가 나간다고.

그래서 가만히 입 닫고 있다가 ‘나.’ 오랜만에 너무 낮은 제 목소리를 들은 거예요. 원래 내 목소리가 이거였는데 “나는 맨날 이렇게 목소리를 내고 있었구나.”

그래서 그다음부터 그냥 제 목소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는데 너무들 좋아해 주시고 연기도 훨씬 편안해 보인다고 해주셔서 기뻤습니다.”

네. 여러분? 이거예요. “느낌이 전부다”라는 말도 그렇고. ‘나는 무엇인가’도 그렇고. 욕망이 올라온다면, 그리고 그것이 정말 내면으로부터 올라온다면 신성한 것이라는 점도 그렇고. 전부 여기서 시작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원래 갖고 태어난 것으로 사는 거예요. 이청아 님 정말 아름다우시잖아요? 그런데 저도 기억을 해요, 이청아 님이 말씀하시는 이, 20대 때 이청아 님이 사용하셨던 그 하이톤의 목소리를. 여기서 중요 포인트는, 외부에서 뭘 어떻게 평가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청아 님 본인이 말씀하시잖아요. 본인은 당시에 하이톤을 쓰면서 본인의 원래 목소리가 아니었기에 불편하셨다는 거죠. 그리고 그 불편한 느낌이 연기에 담겨져 있었을 거예요. 이때 또 한번 강조하고 싶은 점은, 그리하여 외부에 티가 나서 뭔가… 탄로가 난 것이 문제였다, 이것보다는, 이청아 님 본인의 그 세상에서 그 불편함이 편재했을 것 같다는 점입니다.

이, 여러분. 이 쇼츠를 쇼노츠에 링크해 둘게요. 이청아 님의 지금 그 낮은, 편한 목소리로 들으시면 더 좋으실 거예요. 이것이 정말. 이 짧은 쇼츠가 사실 전부예요. 그냥 내가 원래 갖고 태어난 그것으로 살면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것이 왜 쉽지는 않은지, 혹은 쉽지는 않다는 망상에 우리가 빠져서 허우적대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든 누구든, 이 간단한 걸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을 하는지, 그 이유는, 우리가 너무나 그 반대에 익숙해져 있어서예요. 특히나, 아까 말했듯이, 어떤 분야에서는 잘만 날아다니는 것 같은데 다른 분야에서는 기어다니는 것 같으니까, “아 그러면 나는 아무리 불편해도 이 분야에서는 요 정도에 만족하면서 살아야 하는 건가 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하는 수가 있어요.

그런데 제 말은, 아마 아닐 거라는 거예요.

아까 말했듯이, 기어다니는 그 행위에 대해 뭔가 제가 그것이 덜 좋다, 틀렸다,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만약 내가 정말 기어다닐 존재였으면 그 기어다님에 적합하도록 태어났을 거란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적합하다’에는 몸으로 나타나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도 포함됩니다.

그대의 몸과 마음의 욕망이 무엇이든, 그대가 그것을 갖고 태어났으면 거기에 이유가 있다고 말씀드리는 거예요. 저는, 아, 정말, 요즘에 특히나, 불가능은 아무것도 없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불가능한 건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건 전부 가능하고, 그것이 지금 여기서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면 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내 관념 때문이지, 과거에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 중 지금 가능한 거 너무 많아요. 그것만 봐도, 지금 이상하다고 하는 거, 지금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거, 그것이 무엇이든, 그대가 그것을 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거기에 이유가 있다고 저는 여깁니다.

아무튼, 기어다닐 존재였으면 기어다니게끔 태어났을 거라고요. 몸이든 마음이든. 둘 다든. 내가 귀엽고 깜찍한 뭐… 딱정벌레. 지렁이. 뱀. 뱀이 꽤 귀여워요 여러분. 또 기어다니는 애들이 누가 있나. 그런 귀여운 기어다니는 애들로 태어났으면 기어다니는 게 하나도 힘들지 않았을 거란 말을 하는 겁니다, 지금. 오히려 날아다니는 새가 “너도 날지 그래?” 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어다니는 뱀인 나는 이랬겠죠. “쟤 뭐래. 기어다니는 게 얼마나 좋은데. 이 땅이 얼마나 폭신하고 내 온몸을 지탱해 주는데 쟤는 뭣 하러 허공에서 저렇게 허우적허우적대고 있대?” 이랬겠죠. 새가 어떻게 사는지 관심도 없었을 거라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어다니는 것과 날아다니는 것에 대한 인간 입장에서의 전반적인 관념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살짝 이용하면서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내가 뭔가 부자연스럽고 불편하고 이것이 충분하지 않고 이거 말고 다른 뭔가가 더 있을 것 같으면, 그 느낌이 전부라는 거예요. 그 느낌 말고 아무 다른 신호가 필요 없습니다. 외부에서 아무리 돈을 많이 주든, 인기가 많든, 점수를 잘 받든, 신용 등급이 높든, 또 뭐가 있나, 이목구비가 시대상에 완벽하게 아름답든, 뭐 기타 등등. 그런 것들을 아무리 많이 갖고 있어도, 내 이 느낌. 내 이 뭔가 내가 여기 있을 존재가 아니라는 느낌? 그 느낌이 전부예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아까 말한 그 악몽 꾸는 아이의 예시입니다. 얘를. 어떤 이유에서 악몽을 꾼 그 아이를. 그냥 이렇게 바라봐야 해요.

여러분? 이 얘기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관찰을 해라. 주시를 해라. 이런 말. 여기서 종교든 영성이든 심리학이든, 레이블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이름이란 상당히 상징적이고 의미롭지만, 그렇기 때문에 해당 그것이 아닌 것들이 그것인 척 그것의 이름을 달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좋은 예시가 신의 이름으로 죄짓고 다니는 종교들입니다. 그렇죠? 신이 문제가 아니라, 그 이름을 이용하면 주어지는 각종 혜택들 때문에—예를 들어 세금이라든지, 신이 끼어 있다는 이유로 종교의 자유를 부르짖을 수 있다는 점이라든지—그런 점들 때문에 그냥 ‘신’이라는 그 레이블을 붙여 놓고서는 신하고 아무 관계 없는 뭔가를 파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종교든 영성이든 심리학이든, 그 레이블을 보지 마시고, 여러분한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 그 본질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요즘에 ‘명상’이란 단어도 안 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제 세계관 따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정 단어들을 안 쓰고, 특정 그… 남용된 단어들의 짐을 가져오지 않으려고. 그런데 같은 얘기를 하는 거예요. 이청아 님의 이 쇼츠는 종교도 아니고 영성도 아니고 심리학도 아니잖아요. 이청아 님의 이야기죠. 경험담이죠. 그런데 저는 이 쇼츠가 정말로 그러한 모든 전통에서 이야기하는 그 구구절절한 모든 것들을 압축한 너무나 좋은 버전이라고 여기는 겁니다.

이 악몽을 꾼 아이를, 걔를 우리가 바라봐야 하는데, 이때 그냥 두면서 바라봐야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아. 좀 제가 계속 일반화를 하고 있는데. 저는 정말 그 일반적인 교육 시스템을 거치면서 이 ‘바라보기’가 되기가 좀 어려울 수 있다고 여기거든요. 그것이 어떤 우리의 잘못이나 부족함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바라보지 말라고 아예 대놓고 그런 식으로 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무시하고, 내 몸의 신호, 내 마음의 신호를 다 무시함으로써 성적을 받고 취직을 하고 그러는데, 어떻게 나 자신을 그냥 가만히 바라보는 게 자연스러울 수 있겠어요? 만약 그게 저절로 되신다면, 그것은 정말, 축복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저는 그게 잘 안됐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제가 하. 이렇게 계획표에 ‘오늘 할 일’ 이런 걸 계획을 하잖아요? 그러면 예를 들어, 이렇게 쓰는 거예요. “책 30페이지 읽기!!!” 느낌표 느낌표 느낌표. 여기서 중요한 건 느낌표 세 개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요. 책을 읽어야 할 순 있어요. 게다가 저는 책 읽는 걸 좋아해요. 그런데도 이 애를. 이 저 자신이라는 애를. 정말… 조질 듯이. 아주 그냥 책을 읽지 않으면 잡아다 족칠 것처럼 느낌표를 쓰는 거예요. 그런데 이 느낌표가, ‘종이에 그렇게 쓸 수도 있지’ 정도가 아닌 거예요. 책 30페이지 읽기에조차 느낌표 세 개를 붙였는데, 제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땠겠어요? 온통 저 자신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노려보고, 째려보고, 하여간에 조질 듯이. 아주 그냥. 잡아 족쳐서는 그냥 책을 안 읽으면 죽여버리겠다는 듯이. 이것이 과장이 아니에요 여러분. 진짜로.

그래가지고. 이… 이것이 핵심이에요. 그냥 바라보기.

이 그냥 바라보기에 관해서도 참 여러 가지 설명이 많아요. 저는 지금 제 사이트에 이 세계관을 정리하고 있는데, 짧게 말씀드리자면, 이야기꾼의 눈으로 보면 됩니다. 그러면 노려보지 않고, 째려보지 않고, 조지지도 않아요. 한마디로 그러니까, 소설 쓰듯이 인생 살면 됩니다, 여러분. 그러면 다 해결돼요. 저는 이걸 실천하고 나서 세상이 달라지는 걸 보면서 약간… 처음에는 신기했고, 그다음에는 이제는 그냥… 앎이에요. 그리고 안다는 건, 내가 몰라도 된다는 것도 아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굉장히 편안해요.

내가 할 일은 다만, 수많은 분야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말한 “느낌이 전부다”를 안 상태에서 내 느낌을 있는 그대로 그냥 보는 것뿐이에요.

물론. 이것이. 아 정말이지 간단한데 정말이지 쉽진 않아요. 그런데 한 번 감을 잡으시면, 그러니까, 한 번 이… 정말 아주 짧게 설명하자면요, 이 이야기꾼이. 여러분. 여러분의 이야기를 쓰는 누군가가 있는데, 그 누군가는 여러분이기도 하고 여러분보다 더 거대한 존재이기도 하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그 누군가는 여러분이 어떤 형태로 태어났든 그것이 그러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러니까 여러분이 악몽을 꾸든, 어떤 망상을 하든, 망상을 안 하든, 아무 상관없이, 그냥 보고 있는 거예요. 마치 우리가 우리 마음에 드는 소설을 읽을 때, 더 나아가 그것을 쓸 때, 그 주인공을 하염없이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처럼.

저는 그렇거든요? 제가 사랑하지 않는 무언가에 대해 쓴다는 건, 그냥 어떤, 선택의 사항이 아니라, 불가해요. 왜냐하면 제가 그걸 어여삐 여기니까 그것이 제 레이더에 잡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여기서 ‘어여삐 여긴다’함은, 내가, 우리 개개인이, 망상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표면적으로 원하는 것의 정반대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이러나저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어여삐 여기는 그것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풀 수 있어요. 그래서 그 눈으로 나를 보는 거예요.

내가 이러저러한 욕망이 있다면, 거기에 무슨 이유가 있겠지. 더 나아가, 그 욕망이 지금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겠지.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는, 욕망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가 이루어진 상태의 증거이기 때문이야. 이거 정말로 그렇거든요?

하. 이것을 그래서. 이. 빨리 첫 체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 내가 나를 이렇게 어여삐 여기는 눈으로 바라봐서 내가 갖고 있던 망상이 녹는 걸 한번 하고 나면, 어… 추가적인 원리 설명이 그 체험을 확장해 줄 순 있지만, 그 체험의 존재 여부나 필요 여부나 그것을 원하는 여부, 이런 것에 대한 설명은 필요가 없어집니다.

처음에는,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고 상상해 보는 거예요. 우리는 모두 상상의 힘을 갖고 있어요. 어느 정도냐 하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나한테는 나를 어여삐 여기는 그러한 이야기꾼의 눈이 없는데? 그런 존재는 나한테 없는데? 나는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상상을 못 하는데?’라고 여기신다면요, 그것이 바로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시다는 것의 증거입니다.

그렇죠? 이 부분은 논리적으로 증명이 가능합니다. 나에게 사과가 없다는 걸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사과가 뭔지 알아야 하죠? 그것과 같습니다.

나에게는 나를 어여삐 여기는 눈이 없다는 걸 알려면, 나를 어여삐 여기는 눈이 뭔지를 알아야 해요. 그래서 여러분. 우리는 다 알고 있어요, 이 눈이 무엇인지. 다만 거기에 시점을, 우리 이야기 속 화자의 시점을 맞춰버릇하지 않아서, 심지어 그것을 무시하라고 수십 년을 교육받아서 그게 낯설게 여겨지는 것이지, 만약에 내가 ‘나한테 이것이 없다’를 안다면, 그것은 내가 나에게 없는 그것이 뭔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그것을 모르면, 그것이 없다는 것도 몰라요. 그렇죠? 그래서, 내가 모른다고 여기는 것이 있으면, 계속 나를 깊게 깊게 캐보든가, 아니면, 다른 비유를 하자면, 나를 넓게 넓게 확장시키다 보면은, 거기에 내가 모름을 알고 있던 그것이 있어요. 사과가 없다는 걸 안다면, 나한테 아무리 사과가 없어도 사과가 뭔지 안다는 뜻이라는 말이죠.


그래가지고 여러분. 레이블. 이름. 여기에 속지 맙시다. 이 하나의 예시로, 제 MBTI가 급격하게 바뀌었어요, 올해. 제가 원래 십 년인가를 INTJ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작년 말에, 내면 작업 하기 전에 관종의 즐거움을 인정하면서부터 ENTJ가 되었고요, 올해 7월 말에 다시 봤더니, 무려, 뭐가 나왔는지 아세요? ENFP가 나왔어요. 진짜 어이가 없죠? 그러니까 N빼고 다 바뀐 거예요. 심지어, N은 60%던가? 그 정도고요. E, F, P는 전부 거의 5:5예요. 그러니까, 내면 작업을 하면서 거의 그냥 무슨… 평균적인 사람? 이렇게 된 것처럼 보이는데, 그러니까 이러한 레이블 붙이는 검사들은, 이것은 그… 현상을 대변해줄 순 있는데 실제, 그리고 그 서사의 상징은 말해줄 수 없어요. 뭐냐 하면, 국어 시험에서 ‘이 이야기의 주제는 무엇이오?’를 물어봐서 사지선다로 낼 수는 있는데, 그 서사의 실제 상징과 의미는 아무리 시험 문제가 그것을 응축하려 한다 한들, 그 서사를 살아냄을 통해서만 진정으로 알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테스트의 의미가 있다면, 그것이 이렇게나 변화무쌍하다는 점일 겁니다. 여러분, 이… 사람은 안 바뀌어요. 저는 요즘에 특히나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말하는 ‘사람’은 외부 현상적 사람이 아니고요, 진짜 내 코어에서 나오는 그거 있잖아요? 그거 저는 정말로 안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불변의, 영원의 뭔가가 우리 안에 있어요. 그러나 외부 양상은, MBTI가 이렇게나 간단하게 보여주듯이, 정말 쉽게, 참말로 쉽게 변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레이블에 속지 말자. 종교, 영성, 심리학, 자기 계발, 기타 등등, 다 상관없다. 여러분의 삶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그것을 믿으시면 됩니다. 그것이 무엇이든지.

아무튼 그리하여. 아. 얼른. 오늘 얘기하려던 거. 랜덤한 철학 서적 추천. 그 제목은, “공간의 시학”입니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책입니다. 불어 발음… Gaston Bachelard. 저는 요… 요 코에서 나는 n 발음을 못해요. 그리고 이 불어식 ‘흐’ 발음. 요거 어렵다. 그러나 뭐. 하다 보면 언젠가 얼추 비슷해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이 이… 레이블에 속지 말자는 저의 취지와 통합니다. 철학 서적이잖아요? 저는 불어 원서로는 못 읽고 영어 번역을 읽었는데, 책이. 아. 여러분. 눈물 나게 아름다워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뭔가 이… 뭔가 그냥 나는 기분도 괜찮고, 다 괜찮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어도, 어, 이 책을 한 번에 다 읽진 않았고 여러 번에 걸쳐 나눠 읽었는데, 매번 그냥 괜찮은 상태에서 책을 집어 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읽기 시작하면, 왜 때문에 왜… 괜찮아질까? 그러니까, 나는 안 그래도 원래도 괜찮은 상태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더 괜찮아지는 느낌? 그런 느낌이에요. 정말 눈물 나게. 너무 눈물 나게 아름다운 책인데, 이 철학이 옭고 그르고 논리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바슐라르 님은 현상학자라면서 왜 시를 써놨어. 이 형, 형이 왜 여기서 시를 써?

아무튼, 이 책이 제가 생각하는 내면 작업하고 통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그 어떤 내적 변화를 겪든, 어쨌든 우리가 아바타계에 존재하는 이상, 이 몸을 입고 있는 이상, 내 몸을 사랑하고, 내 공간을 사랑하는 데에 무슨 잘못이 있으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사랑하고. 내가 가본 곳을 사랑하고. 내가 가지 못한 곳을 사랑하는 게 뭐가 잘못이랴.

일부러 사랑할 필요는 없는데, 여러분. 정말로. 망상이 조금씩 벗겨지면서, 원래 나는 사랑하려고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아, 정말이지 긍정병이나 정신승리나 일부러 하는 감사랑 달라요. 뭔가 그리고… 다 평평해지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느끼는 게 무뎌지는 게 아니에요. 모든 게 선명해져요. 오히려 싫은 게 더 싫어지고 좋은 게 더 좋아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안에, 그 바탕에, 그 모든 것의 바탕에… 그런 어떤 높낮이의 바탕이 되는, 뭐랄까, 그 계곡의 그 높낮이의 바탕이 되는 지구별 같은 그것이, 그것은 긍정과 부정을 넘어선 따스함? 그런 게 있어요.

정말이지. 참. 어… 감사를 만약에 일부러 해야 하면요, 녹일 게 있는 거예요.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악몽을 꾼 그 아이한테, 아직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떠는 그 나에게, 악몽 꿀 수 있는 거에 대해 고마워하라고 얘기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게 ‘감사하시오. 그러면 좋다 하더이다.’해서 그 입력값을 입력해가지고 되는 사람이 많았으면,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도 않았을 거예요. 이게 제 망상인가요?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거? 제 경험상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측면에서든 힘들어하는 게 있던데 말이죠. 거기다 대고 ‘좀 감사해보지 그래?’ 그러면 그 사람이 저한테 속으로, 아니면 대놓고 이러겠죠. “때릴까? 죽일까?” 이게 무슨.

감사 일부러 안 해도 돼요, 여러분. 감사는 저절로 나오게 되어 있어요, 내가 공포스럽지 않으면. 예를 들어, 저는 예전부터 목욕, 샤워, 수영, 이런 물에 관련된 걸 좋아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막… 좋아하면서도 완전하게 좋아하진 못했던 것 같은데, 왜냐하면, 다른 것들이 너무 무서워서 마음 편히 그것들을 완전하게 좋아하지 못했던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막 샤워를 하면서. 바디워시를 그… 샤워볼? 그 몰캉몰캉 공 모양 거기다가 이렇게 풀어서 문질문질하면 거품이 나잖아요? 그 거품이 나는데 그… 거기서 막 희열이 느껴지는 거예요. 매번 그런 건 아니고요. 매번 그러면 너무 피곤할 거 같아요. 샤워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간간이, 문득, 아, 이… 이 거품. 이 거품이 너무 아름다워서. 아… 감사하다. 이 아름다운 거품을, 이… 나를 위해 거품이 이렇게 보글보글 생기고, 이… 이 바디워시의 이 좋은 향기. 그리고 내가 이 내 손을 움직여서, 내 샤워 공간에 이렇게 두 다리로 서서, 이렇게 거품을 내서 내 몸을 기분 좋게 문질문질 하는 데에 아무 어려움이 없고 부족함이 없고, 모든 것이 완전하고 완벽하고 있어야 할 것이 다 있고 무한히 사랑하는 상태. 이걸. 그냥 느끼게 돼요.

아 정말. 여러분. 제가 지금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여러분에게 유용하리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아임 드리밍 예전부터 들으셨던 분들은 이미 아실 거란 말이죠. 제가 긍정주의를 정말 싫어한다는 걸. 그거 지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긍정적이어야 하려고 노력해야 하면, 그건 어디서 뭔가 빠진 거라고 저는 오히려 지금 더욱더 그렇게 생각해요. 노력을 안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뭔가 계속 억지로 감사를 느끼고 노력해야 하면은, 그것은, 어… 그것은 뭔가 어딘가에서 다른 망상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은 것 같아요. 아무것도 안 노력해도 된다는 게 맞는 길이라는 점이 참 진짜… 함정입니다.

맞는 길이라고 여겨지지 않나요? 아무것도 노력 안 하는데 편해지는 길하고 노력은 엄청 하는데 불편한 길 중에서 뭐가 맞는 길일까요? 저는 전자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뭔가 제가 경험이 많아서 나오는 결론이 아니고, 그냥 머리로도, 그냥 간단한 논리로도, 저 같으면 당연히 노력 안 하고 편한 길을 갈 것 같아요.

그런데도 우리가 왜 스스로를 족치게 되냐 하면요, 제 추측으로는 이래요. 우리가 에고패턴적인 교육 과정에서 주입받게 되는 망상 of 망상 중 하나가, 가만히 놔두면 애가 아무것도 안 한다는 망상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잘 생각해 보십다.

애기들, 정말 어린 애기들은, 늘 뭔가를 하고 싶어 합니다. 모든 인간은 어떤 특정 이야기를 이 세상에 풀기 위해 다른 특징을 갖고 태어나지 않은 한, 이렇게 태어납니다. 늘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 상태로. 늘 뭔가에 호기심이 있고 그것을 사랑하는 상태로. 이것은 성선설, 성악설 같은 게 아니고요. 긍정주의 부정주의도 아니고요, 선악과 긍정부정을 넘어선, 혹은 그 아래에 깔린 바탕색의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그냥 원래가 우리는 이렇게 태어나요. 애기 중에,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갖고 태어난 아기가 아닌 한, 이 세상에 대해 호기심이 없고, 하고 싶은 게 없는 애기는 없습니다. 애들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방방 뛴다고요.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서 방방 뛰지 마’부터 시작해서, ‘네가 하고 싶은 건 이 세상에서 먹고살기 힘들어’ 이런 망상들을 주입받으면서, 시키지 않으면 안 하는 인간이 되는 거예요.

여기서 키포인트는, 그래서 아래층에 층간소음 나게 방방 뛰게 둬야 한다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층간소음을 유발하지는 말되, 그 뛰고 싶은 마음은 유지가 되었어야 하는데, 그 마음을 우리가 오랜 시간에 걸쳐, 외부에 의해, 그리고 내부에서 나 스스로가, 노려보고, 째려보고, 잡아서 죽여버리려고 한 세월이 너무 길어서 자꾸만 뭔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고, 해결을 해야 할 것 같고, 그런 망상을 하게 되는 겁니다.

우리가 스케줄을 안 정하고, to do list에 느낌표를 세 개씩 붙이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나를 그냥 바라볼 수 있으면, 그 안에서 내가 정말 하고 싶고 잘하고 해야만 하고 할 필요가 있는 그 일이 저절로 올라와요. 그것이 외부에서 보기에 ‘하찮다’고 하는 일일 수 있는데, 아무리 하찮아도 그 일을 하면서 느낌이 좋으면 그걸 넘어설 수가 없습니다. 진짜. 근데 그 느낌 다 버리라고 세뇌받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이 책, “공간의 시학.” 저는 Foreword가 두 개 있는 버전을 읽었는데, 그 두 개에서조차 사랑이 뚝뚝 떨어져요. 진짜 책에서 막 꿀 떨어지는. 하. 꿀내 날 거 같은 책. 단어 하나하나가 이건… 어떤 생각을 담기 위한 철학서를 넘어서서, 정말… 존재와 경험 자체. 그… 살로 느껴지는 단어들. 그런 단어들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여러분? 어… 이 책 읽어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누구 생일이나 발렌타인데이나 이런 때에 연인한테 이 책 선물로 주세요. 아니면 와… 프로포즈할 때 선물로 주세요. 왜냐하면, 이 책 내용이, 공간에 대한 내용인데 그중에서도 집에 얽힌 그 꿀 뚝뚝 떨어지는 각종 이야기들이 있어서, 와, 만약에 건축가가 이런 책 내밀면서 내가 집 지을 테니 같이 살자고 하면… 장난 아니겠네요. 건축가이신 분들? 건축가가 되실 분들. 한번 해보세요. 저는 건축가가 아니라서. 하. 한아임은 이런 프로포즈 못 한다. 아… 아무리 제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고 여기고 싶어도, 이번 생에 건축가까지 하기엔 너무 힘겨울 것 같아요. 아. 건축가. 제가 막연하게 로망을 갖고 있는 업 중 하나입니다. 건축. 그것은 예술인데, 너무나 그… 사람이 실제로 그 안에 살아야 하고. 집이 무너지면 안 되는 안전의 문제도 있고. 어떤 뭔가… 세금이나, 법률이나, 이런 문제도 있는데, 그 온갖 틀 내에서 예술을 해내는 뭔가 그런. 그런 로망. 건축에는 다 들어 있어요. 시도 있고 삶도 있고 전부 다 그냥 다 들어 있어요.

아무튼 그리고 저는 희한하게, 이 책 읽으면서, 박찬욱 감독님 영화들이 다시 보고 싶더라고요. 원래도 굉장히 좋아하는데, 아 정말 너무 다 좋아하는데, 갑자기 ‘아가씨’를 너무 다시 보고 싶더라고요. 그 뭔가… 정교한 꿀 떨어짐. 꿀이 떨어지는데도 구조가 안 무너지고 견고한 그 안정된 느낌. 그런 느낌이 이 책에 있어요. 집에 대한 책인데 집이 무너지는 얘기가 아니고, 집이 정말 한없이, 한없이 보금자리인 그런 책.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른. 우리 오늘 나름대로, 테마가 ‘편하게 사는 방법’이잖아요. 여기에 진짜 도움 되는, 운동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할 것 같지만 진짜 획기적으로 인생이 변하는 운동 두 개.

첫 번째. 흉곽 호흡.

두 번째. 발가락 스트레칭.

네. 여러분. 이 흉곽 호흡은 필라테스 호흡으로 많이 알려진 것 같은데, 말 그대로 숨쉬기 운동이에요. 어이가 없죠. 예전에 언젠가 제가 걷는 방법 다시 배운다고, 어이가 없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참 나 이제는 숨 쉬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 숨만큼 중요한 게 없는 것 같아요. 기본이 이렇게 중요한데 나는 대체 무슨 잡스러운 것들을 열심히 빨빨대며 하고 있었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드는 올해인데, 이 호흡을 하고 효과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호흡이 뭔가… 여성분들이 허리통을 줄이기 위해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성별에 관계 없이 필라테스는 건강에 좋은 거잖아요? 필라테스의 창시자이신 필라테스 씨는 남자분이십니다. 네, 이름하여 조세프 휴버투스 필라테스. 이름이 너무나… 애니에 강한 자로 나올 것 같은 그러한 이름인데, 이분 남자분이세요. 그분이 만드신 필라테스인데 남성분들이 이 호흡 하셔서 나쁠 건 없는 것 같아요. 근데 진짜 너무 멋지지 않아요? 내가 태어나서 의사가 됐는데, 내 이름을 딴 어떤 운동법이 있고, 그것이 전 세계에 퍼져 있어. 진짜. 엄청난 서사다. 자기 이름 딴 운동법 정도는 있어야 진정 성공한 삶이지. 암. 엄청나다.

아무튼, 이 호흡을 하면서 제가 어떤 기분이 들었냐 하면, 마치 창문이 있는 줄도 몰라서, 따라서 그것이 열려 있는 줄도 몰라서, 온기가 줄줄 새던 어떤 방의 창을 발견해서 닫는 느낌이었습니다. 마치 제 갈비뼈 구조가 에너지가 줄줄 새어 나가는 구조이다가, 딱 견고하게 닫혀서 지탱하는 느낌. 그래서 코어가 따뜻해지고요. 달리기나 걷기를 할 때 허벅지나 종아리보다 빵댕이에 아주 그냥 직빵으로다가 자극이 오더라고요. 평소보다 더. 그래서 여러분? 숨쉬기 운동은 우리, 할 수 있잖아요. 이거 추천합니다.

그리고 발가락 스트레칭은. 이것도 참. 인간의 몸이란 참. 이게 그… 무릎이 아프면 무릎을 문질문질하는 게 아니라 허벅지 근육을 풀어야 무릎이 안 아픈 경우가 있더라고요? 마찬가지로, 발가락, 참, 생각지도 못했던 이 발가락을 꼬물꼬물 풀면, 발목과 종아리가 풀리고, 어… 몸이 시원해져요. 이거 너무 간단해서, 이것으로 바로 기분이 좋아지자, 저는 참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너무 웃겼던 것이, 제가… 오른쪽 엄지발가락은 이렇게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발가락을 올릴 수 있었어요. 그런데 왼쪽 엄지발가락은 그게 안 되는 거예요. 이 그러니까, 제 뇌에 왼쪽 엄지발가락이랑 소통하는 뉴런이 연결이 안 되어 있었나 봐요. 그래서 제가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진짜 막. 속으로 생각한 게 아니라. 입 밖으로 이런 말이 나오는 거예요. “어머 얘. 내가… 내가 너랑 지금껏 소통을 안 했구나. 너랑 내가 소통해본 적이 한 번도 없구나.” 이 내 몸에 달린 발가락인데 저는 얘랑 대화를 한 번도 시도를 안 해 본 거예요, 왼쪽 엄지발가락이랑.

그런데 놀랍게도, 저는 아, 이런 경우가 처음이었어요. 이… 안 움직이는 왼쪽 엄지발가락을 보면서, 힘을 너무 많지 주진 않으면서, 왜냐하면, 쥐가 날 수 있으니까, 살살, 엄지발가락을 보면서, 얘랑 소통을 시도해 보는 거예요. 그러면 처음엔 막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 그리고 막 헛웃음이 나와요. 어이가 없잖아요. 이 엄지발가락이랑 나랑 이렇게 다른 언어를 하고 있다는 게.

그런데 좀 시간이 지나면서, 놀랍게도 정말 얼마 오래 걸리지도 않았어요. 5분도 안 걸려서, 갑자기 제가 “왼쪽 엄지발가락아, 올라와라!”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얍! 했더니, 얘가 올라오는 거예요. 그래서 막 박수치고 좋아했던, 그런 기억이 있는데. 이것이 정말. 어… 저는 정말 우리 몸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내적 변화를 겪어도 그렇습니다. 내적 변화가 전부였으면 우리 그냥 하드웨어 없이 태어나면 될 일이었잖아요. 그렇게 태어나지 않고 우리 몸을 갖고 있는 이유가 있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이 왼쪽 엄지발가락이랑 처음으로 대화를 하면서, 얘가 실제로 내 말을 듣는다니! 심지어 뭐, 대단히 엄청 어려웠던 것도 아니고, 5분 정도, 얘를 바라보면서 나의 이 관심을 전달했더니, 얘가 이렇게 호응을, 응대를, 반응이를 해주는구나. 어머 세상에. 아까 그, 샤워하면서 거품에 감탄한 것처럼, 엄지발가락이를 보면서, 어머 세상에. 얘야. 얼마나 이런 귀여운 엄지발가락현을 봤나. 세상에. 지금까지 내가 너한테 관심이가 너무 없었구나.

해가지고 아무튼. 집에서 뒹구실 때. 심심할 때. 발가락은 회사에서도 신발 안에서도 쪼물쪼물 할 수 있잖아요. 손으로 잼잼하듯이, 발가락으로 잼잼 하는 거예요.


네. 여러분? 편하게 사는 방법. 어떠셨나요? 느낌이 전부다. 그러니 그 느낌을 바라보면 된다. 이렇게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점점 더 편해지면, 그때그때 또, 편하게 사는 법 공유할게요. 제가 참 바라는 것 중 하나예요. 제 코어의 욕망대로 되어서 할 말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제가 관종이라고 그랬잖아요. 좋은 거 혼자 알고 있지 않아요. 할 말 엄청 많았으면 좋겠다.

아무튼 올해 저는 정말 죽는 줄 알았는데, 안 죽고 킹 편해졌네요. 어… 저는 죽고 싶어 하는 사람한테 죽는 얘기 한다고 그 사람이 더 죽고 싶어지지 않는다고 여기거든요? 제 경험이 그렇고, 타인이 죽고 싶어 할 때도, 그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고 나아지는 게 없었어요. 오히려 얘기를 더 했으면 싶었던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대놓고 얘기하는 겁니다. 혹시 여러분 중에 누군가가 2023년까지만 살고 2024년에는 살지 말아볼까, 하신다면, 충분히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여겨지는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뭐든지, 그런 느낌이 드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그런데 혹시나 해서 제가 하는 얘기인데요, 혹시나 말입니다, 죽는 줄 알았는데 그다음에 엄청 편해지기 시작하는 길이 열리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것은 지금 죽고 싶은 것을 없는 것으로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죽고 싶었기에, 그것을 완전히 인정하고 나면 사는 게 편해질 수도 있어요. 이 부분은 사람마다 달라서 제가 뭐라고 확실히 이렇다고는 말씀을 못 드리지만, 하여간에 한아임 같은 경우도 있더라.

네. 아까 사과 얘기 한 거랑 비슷합니다. 나에게 사과가 없다는 걸 알려면 나는 사과가 뭔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나에게 사과가 부재해서 그것이 너무 힘들고 죽을 것 같으면, 그 죽을 것 같은 그 순간에, 죽고 싶은 순간에, 그때만큼 내가 사과를 명확히 알고 있는 때가 없어요. 남들은 다 그 사과는 진짜가 아니라고, 너는 그렇게 살 수 없다고, 그럴 자격이 없다고, 남들도 다 사과 없이 산다고 해도, 아니에요. 나는, 우리 개개인은, 내가 만약 사과가 갖고 싶으면, 그 사과를 너무 잘 알아서, 그 사과를 알게끔 내가 태어나서, 그래서 사과가 갖고 싶은 겁니다.

그러니 혹시나 어쩌면, 2024년에 사과 사냥을 할 수도 있잖아요? 재밌게? 재밌을 수도 있죠. 재미없을 수도 있지만 재미있을 수도 있지. 그런 사과 사냥을 고려해 보면, 2024년에 살아도 또 괜찮을 수도 있겠죠? 괜찮지 않을 수도 있지만 괜찮을 수도 있어요. 그러합니다.

우리 다음 에피소드에 굉장히 울적한 다큐 얘기를 할 예정이죠. “철서구.” 그 다큐를 보시는 와중에 발꾸락꾸락 스트레칭과 숨쉬기 운동을 하시면서, 그래도 너무 으슬거린다 할 때는 “공간의 시학”을 읽으면서 따스한 연말연시를 편하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각종 토픽들 중 링크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전부 쇼노츠에 올려놓을 거고요, 제 홈페이지에 가시면 녹취록을 보실 수 있는데, 그 링크 역시 쇼노츠에 올려놓겠습니다.

여러분에게 특이 취향 친구가 있으시면, 이 팟캐스트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그럼, 아직 깨어 계신 분들도, 잠드신 분들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한아임이었습니다.



모든 링크

모든 음악

  • idokay –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 BalloonPlanet – Greatest Gift of All – Instrumental Version
  • idokay – O Christmas Tree
  • HillTopTrio – It Came upon a Midnight Clear – Instrumental Version
  • ending
  • Aves – Silent Night – Beats to Study To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여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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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한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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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아임입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기록은 여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