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8] 페디버스: 탈중앙화 맛보기

아임 드리밍 [Ep. 8] 페디버스: 탈중앙화 맛보기

1: 오프닝

00:00:00-00:02:03

[음악: Sarah Kang – Make You Mine – Instrumental]

안녕하십니까? 한아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특이 취향 불면자들을 위한 약간 이상한 꿈자리 수다,’ 아임 드리밍을 듣고 계십니다.

지난번에 탈중앙화에 대해 얘기하겠다고 했었죠. 네. 오늘 그 얘기를 할 건데, 제 생각에 지금 시대에 비전문가들이 가장 쉽게 탈중앙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방법은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라고 생각되어, 거기에 집중해 볼게요. 그러나 언제나처럼, 또 샛길로 샐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원래 그게 컨셉이니까, 즉, 딴생각을 하다가 잠 드는 게 목적이니까요.

그럼, 오늘의 수다, 시작할게요.

[음악 FADE OUT.]


2: 우리는 이미 글로벌 탈중앙 취향자들입니다

00:02:03-00:09:50

본론에 앞서, 본론과 관련된, 그리고 지금까지의 에피소드들과도 이어지는 소식을 잠깐 전할게요.

여러분? 환영할 준비를 해주세요. 왜냐하면요, 아홉 번째와 열 번째 국가, 캐나다와 베트남이 합류했어요.

[효과음: Womanly – Audience, Applause, Cheer, Enthusiastic SFX – Daruma Audio]

와아아아아. 환영합니다.

여러분. 제가 청취자분들의 거주 국가들을 처음에 읽기 시작한 건요. 이렇게 빠르게 국가가 계속 추가될 줄 몰라서였습니다. 지금 이게… 주체할 수 없는 인기라기에는 너무 주체할 수도 있고 인기라고 하기도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열 개의 국가라니. 놀랍지 않습니까? 지금 팟캐스트를 시작한 지 두 달밖에 안 됐는데. 이게 어쩐 일이랍니까.

제가 생각했을 때 모든 팟캐스트가 다 이러진 않을 것 같은 이유가 뭐냐면요, 저한테 또 다른 팟캐스트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팟캐스트는 한국어잖아요. 그런데 제가 같은 컨셉, 불면증 수다 컨셉으로 영어 팟캐스트도 하거든요. 그 영어 팟캐스트는 이렇게 국제적이지 않습니다. 그 영어 팟캐스트는 미국, 영국, 호주에서 듣는 분이 대부분이고, 일본에서 듣는 분이 한 분인지 두 분인지 세 분인지… 그것까진 앵커, 그러니까 이 팟캐스트들의 호스팅 플랫폼에 있는 데이터가 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 확실하게 말해주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영어 팟캐스트는 정말 영어권 국가에서 대부분 듣거든요.

그런데 한국어 팟캐스트. 뭐죠, 이 글로벌한 거?

음. 제가 추측건대 이것이 바로 탈중앙화의 파워입니다. 사실 저는 한국에서 좀 크다고 하는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빵이랑 팟티에도 이 팟캐스트를 넣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는 팟캐스트가 사그라드는 추세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계정도 못 만들고, 따라서 그냥 미국에서 팟캐스트를 올릴 수 있는 스포티파이며, 애플, 구글, 이런 데다가 rss 피드를 연결시켜놔야겠구나, 했어요.

그런데 만약 제가 ‘팟캐스트 한국에서는 아무도 안 듣는다고들 하니까, 그리고 한국어는 대개 한국에서 쓰니까, 그냥 한국어 팟캐스트를 하지 말아야지’ 했으면 어땠을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10개국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아무도 안 하니까 또 더 아무도 안 해서 정말로 아무도 안 하는’ 그런 트렌드에 기여하면서도 기여하는 줄도 몰랐겠죠.

오늘 할 이야기와 바로 이 경험, 우리의 경험은 관련이 있습니다. ‘아무도 안 보니까, 아무도 안 들으니까, 아무도 안 읽으니까 하지 말아야지.’ 요런 말들이 간혹 들리는데요. 역시 요즘처럼 드넓은 세상에서 통하지 않는 말인 듯합니다.

그것을 증명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추측건대 여러분은 저와 탈중앙화 취향이 비슷할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이런 미디엄이 취향에 아주 잘 맞습니다. 중앙에 있는 걸 원하지 않아요. 무형에 가까운 가뿐한 상태로 세상에 퍼져 있고 싶습니다. 너무 좋네요. 우리 청취자님들 너무 글로벌하고. 아주 그냥 너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제가 요… 아름다운 여러 국기들의 광경. 앵커에서 가져온 스샷을 다음 간간 소식지 발송 때 첨부할게요. 개인 정보를 유추할 수 없도록, 국기만 청취자가 많은 순부터 적은 순으로 나열된 스샷 말입니다.

아무튼 여러분, 어디에 살고 계시든, 어떤 국적이시든, 환영합니다. 오늘날처럼 연결된 세계에서 국적이나 거주지와 같은 20세기적인 컨셉보다 더욱 강한 건 뭐다? 취향이다. 취향이 같은 이들은 언젠간 어떻게든 반드시 만납니다. 세상은 넓고 취향에 맞는 건 반드시 있습니다.

자, 이제, 바로 그 우리 취향. 과도하게 중앙화되지 않은 인터넷 세계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3: 비전문가의 얕은 여행기

00:09:50-00:17:21

[Music: All Good Vibes – Rafi B. Levy]

지난번에 세상이 추처럼 움직인다고 생각한다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역사를 보는 패러다임 중 하나입니다. 중앙화와 탈중앙화는 밀물과 썰물처럼 왔다가 가고, 또 왔다가 갑니다. 춘추전국 시대와 유럽 영주들의 봉건 시대가 있는 반면, 강력한 왕권과 파시즘의 시대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왕권은 지고 평민들의 시대가 오기도 하고, 파시즘의 시대가 지고 민주주의가 대세가 되기도 합니다.

권력은 흩어져 있다가도 모이고, 한번 모이면 또 쪼개집니다. 저는 우리가 지금 쪼개짐의 순간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개인적인 취향도 한몫해요. 저는 중앙에 힘이 몰려 있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대안을 찾은 지 꽤 되었고, 이제 드디어 저 같은 비전문가도 약간 이 분야를 건드려볼 법한 시대가 왔다고 보는 겁니다.

이것이 참 중요해요. 비전문가가 건드릴 수 있는 것.

여러분? 옛날옛적에 어떤 천재들이, 자동차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한두 명이 만든 게 아니라, 여러 명이 수년에 걸쳐, 지금까지도 자동차라는 걸 더 좋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 중 하나가 아닙니다. 그렇죠? 세상 사람 50% 이상이 차 만드는 일에 종사하고 있진 않잖아요. 50%는커녕 5%도 안 되겠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 만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소비자예요. 그리고 그 소비자들 중, 자동차라는 것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살았더라면 두려움에 떨었을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무관심했을 사람들이 있을 것이며, ‘오 이거 킹왕짱이겠다’ 했을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저는 탈중앙화에 관련해서는 바로 그 마지막 그룹에 속합니다. 이 변화에 대한 저의 반응이, 그때 그 시절, 자동차가 처음 등장하던 시절에 ‘킹왕짱이겠다’라고 했던 사람들의 반응과 흡사하단 뜻입니다.

저는 우리 시대의 신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도 아니고, 전공자도 아니고, 혼자 그 분야를 많이 공부한 사람도 아닙니다. 디벨로퍼가 아닙니다. 코딩 몰라요.

저는 뭐냐면요, 다시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자동차를 타고 어디를 가고 싶은 사람입니다.

여러분. 그리하여 제가 논할 것들은 정말 얕습니다. 수영장에 가면 메인 수영장이 있고 어린이용 수영장이 있죠? 어린이도 아닌… 영유아용. 거기서 아무리 넘어져도, 성인이 빠져 죽기는 상당히 어렵거든요. 그런 정도의 얕음. 절대 빠져 죽을 수 없는 얕은 기술적 얘기만 할 겁니다.

유저. 코딩을 전혀 몰라도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원하는 걸 찾을 수 있는 그런 유저. 스포티파이 알고리듬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도 원하는 노래를 그것으로부터 알아낼 수 있는 유저. 인터넷 뱅킹을 쓰고, 인터넷으로 비행기표를 예약해서 지구 반대편까지 수월하게 날아갈 수 있는 그 유저.

바로 이 유저 관점에서 얘기할 겁니다.

[음악이 계속되다가 끝난다.]


4: 왜냐고 묻는다면

00:17:21-00:27:53

그런데 왜 이게 필요한가. 여러분은 별로 설득이 필요 없는 그룹일 것 같지만, 혹시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대체 왜 요즘 기술을 알아야 한다는 거야’ 혹은 ‘대체 왜 탈중앙화가 되어야 한다는 거야’라고 물어볼 때, 대답용으로 쓰기에 다음 내용이 유용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저번 주에 얘기했었죠. 틱톡에서 벌어지는 죽음의 챌린지. 추측건대, 그런 챌린지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1차적인 이유는, 그 플랫폼에 모든 걸 걸어서입니다. 다른 데서 다른 할 일이 있었으면 왜 죽음에 다다를 수도 있는 챌린지를 하겠어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 2021년 12월 29일 자 포브스 기사 하나의 제목이 이렇습니다. ‘Tiktok Surpasses Google, Facebook As World’s Most Popular Web Domain.’ ‘틱톡이 구글과 페이스북을 재치고,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웹 도메인이 되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거인이 있죠? 메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을 갖고 있는 회사.

인스타그램에 대해서는 제가 여러 번 얘기한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은 관심이 좁은 곳에 집중되는 데에 최적화되어 있어요.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보고 싶은 것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게 메타의 특기이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organic reach, 그러니까 돈을 써서 광고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자연스럽게, 오가닉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페이스북에서든 인스타그램에서든 누굴 팔로우 하면 그 사람의 포스트를 다 볼 수 있었단 말이죠. 그러나 이제는 알고리듬으로 포장된 메타의 스팸성이 개개인이 팔로우 한 사람들의 포스트조차 피드에 다 안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제가 쇼노츠에 링크할 한 기사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오가닉 리치가 5.2%밖에 안 된다고 쓰여 있습니다. 나의 페이지를 팔로우한 팬이 19명이면, 그 중 한 명만이 나의 포스트를 본대요.

유저가 누군가를 팔로우했다는 건 ‘나한테 이 사람의 콘텐츠를 보여줘’라고 명확하게 요구했다는 건데, 시스템이 그걸 무시하고 ‘됐고, 넌 네가 원한다고 주장한 그것보다 내가 너한테 떠먹여 줄 이걸 더 좋아할걸’라고 강요하고 있는 겁니다.

또한, 메타에 대해 경악할 뉴스가 있었죠. 메타가 메타로 이름을 바꾼 이유. 메타버스.

저는 메타버스 자체가 안 좋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하는 건 마치 인터넷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봅니다. 인터넷에서 범죄 일어나죠? 그게 인터넷 탓인가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칼로 사람 찌르죠? 그게 칼 탓인가요? 아니요. 그걸로 사람 찌른 놈 잘못입니다.

그러나 정말 피해야 할 칼, 인터넷, 메타버스도 있습니다. 뭔고 하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데, 심지어 그것을 한 집단만이 제멋대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칼, 인터넷, 그리고 메타버스입니다.

이 세상이 단 하나의 기업의 소유라고 생각해보세요. 게다가 그걸 소유한 그 기업이 하필 메타. 지금도 유저들을 무시하고 있는 메타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이 세계는 무엇이 포장이고 무엇이 포장 안의 내용물인지 전혀 구분할 수 없는 지경이 될 겁니다.

저는 이게 멸망의 시발점. 네. 시발점… 하… 그거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멸망했는데 멸망한 줄도 모르게 되는 것. 지난번에 얘기했던 <화씨 451>에서처럼. 죽음으로 치닫으며 하하호호 즐겁게 웃고, 이전도 없고 이후도 없고,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어서, 죽음의 그 순간조차 소멸되는 멸망.

중앙화가 계속되면 이것을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어떤 집단이든, 집단의 본질 중 하나는, 집단에 속하는 것을 집단 안에 감추는 것입니다. 이것이 본질 자체이고, 그것이 드러나는 양상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둘 다 아닐 수도, 둘 다일 수도 있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이를테면 가족이라는 집단에서, 가족 구성원의 허물을 덮어줄 수 있잖아요? 어찌 됐든 함께 ‘집단’이라는 것으로 타인에게 보여지기로 한 이상은 집단 외부의 것에게 집단 내부의 것을 전부 드러내지는 않는 것이 집단의 본질 중 하나라고 보는 겁니다.

가족이든, 방송국이든, 학교든, 회사든, 군대든, 국가든. 집단이 있으면, 그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스토리텔링을 합니다. 그것이 역사이기도 해요. 전쟁이 일어나면, 그 전쟁에 얽힌 국가들은 다 다른 해석을 합니다. 그리고 개개인들은 그런 해석들에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그런 집단들 중 하나에 의해 인터넷이 운영되는 것, 더 나아가서, 인터넷보다 더욱 실제 같을 메타버스가 단 하나의 기업에 의해 운영되는 일은 더더욱 있어선 안 된다고 보는 겁니다.

만약 메타버스가 진짜로 메타, 혹은 다른 단일 기업에 의해 운영된다면, 상황은 역사상 그 어떤 집단이 가졌던 힘보다 더 위험해질 겁니다.

그래서 저는 1차적으로는 이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틱톡이 있으면 메타도 있고 알파벳도 있고 다른 여러 기업들도 있는 것. 서로 경쟁하는 것.

그리고 2차적으로는, 그런 플랫폼들 자체 내에서도 플랫폼 측에서 자기 맘대로 할 수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플랫폼이 플랫폼이려면, 어느 정도 비집단화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5: 희생 없는 이로움

00:27:53-00:31:42

[효과음: THE NIGHT OF THE BOWL, Mallets, F maj, lullaby, phrase – Artlist Original]

그래서 액션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희생을 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직장에서 페이스북을 써야 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직장 외에 다른 이유에서 대형 소셜 미디어를 쓰는 사람들도 있어요. 이를테면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들 중에 자기 할머니 할아버지 때문에 쓰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배운 마지막 인터넷 기술이 페이스북인 겁니다. 그 할머니 할아버지랑 손주들이 인터넷으로 대화를 하고 싶으면 그걸 써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도 있더라고요.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는데, 나는 이 연예인의 근황이 너무 궁금하고, 이 연예인은 자기 근황을 하필 인스타그램에다 올린다. 그래서 나는 인스타그램이 싫긴 한데 계속 쓴다.’

이건. 어쩔 수 없어요. 그 연예인한테 연락을 취해가지고 ‘누구누구 씨. 제발 인스타그램 안 하면 안 돼요?’ 이럴 순 없단 말이죠. 게다가 그 연예인의 근황을 앎으로써 얻는 행복을 포기하라는 건. 좀 너무 희생입니다.

그런 여러 가지 경우들이 있는데, 희생을 해가면서까지 대형 소셜 미디어를 쓰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저는 유튜브로 얻는 게 많아서 유튜브를 쓰고, 메타 컴퍼니에선 잃는 것밖에 없어서 안 쓰거든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게 아니라서, 저도 한 다리 건너 메타와 엮이는 걸 당분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단 개인 계정에 한해서라도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고, 이렇게 팟캐스트에서 얘기함으로써, 이미 각자의 상황에서 희생이 아닐 수 있는 소셜들에 대한 정보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희생 없이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습니다. 잘못됐다고 여겨지는 것에 대해 각자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대안을 찾고 실천하다 보면, 희생이 아닌 것들의 폭이 더욱 넓어질 거라고 봅니다.


6: Fediverse

00:31:42-00:42:30

[Music: Like a Feather – Ziv Moran]

여러분. 요즘 탈중앙화 커뮤니티에 가면요. 일단 뭐가 좋냐면요. 이름이 멋있어요. 처음 소개할 이름은 Fediverse예요. 네. Federation, 연방인데, universe, 우주다. 그래서 fediverse입니다. 왕킹짱 멋있죠? Fediverse는 왕권주의가 아닌데도, 왕킹짱이에요.

서버를 한 곳에서 컨트롤하는 게 아니라, 여러 서버가 있고, 오픈 소스 기반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원한다면 여러분이 자기 서버에다가 직접 페디버스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일단 나올 수 있습니다. ‘여러 서버에 흩어져 있으면 무슨 재미냐. 소셜 미디어는 소셜 해야 하는데 내가 내 서버에다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나 혼자 노는 거냐.’

그럴 수도 있지만, 안 그래도 됩니다. 연방이라서요. 다른 서버들과도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평소에 우리가 트위터 같은 플랫폼의 피드에 가면 피드가 하나잖아요? 단 하나입니다. 다 트위터의 중앙에서 관장하니까요.

그런데 페디버스형 소셜 미디어를 쓰게 되면, 피드가 여러 개입니다. 일단 우리 서버에 있는 것만 볼 수가 있고요, 글로벌 피드에 있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때는 한 페디버스 소프트웨어로, 다른 페디버스 소프트웨어의 피드까지도 볼 수 있더라고요.

[Music ends.]

아무튼 이런 식의 Fediverse가 왜 좋으냐면요, 아까 제가 1차와 2차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을 말씀드렸죠. 1차는 경쟁, 즉, 틱톡이 있으면 메타도 있고 알파벳도 있고 다른 기업들도 있는 것. 네. Fediverse가 딱 그래요. 뭐, 기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픽셀페드, 마스토돈, 다이아스포라는 물론이고, 미스키, 플레로마, 프렌디카, 펑크웨일, GNU 소셜, 피어튜브라는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심지어 소프트웨어가 더 있는 건데 제가 모르는 것일 수도 있어요. 새로운 것들은 언제나 태어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뭐, 이 상태 그대로더라도, 페디버스는 꽤나 다채롭습니다.

그리고 다시 1차와 2차로 돌아가자면, 그 중 2차. 내부 고발의 가능성.

바로 이게. 연방 우주라서 가능해집니다. 이 소프트웨어를 가져다가 자기가 자기 서버에다 설치할 수 있잖아요. 게다가 단 하나의 집단에서 개인 정보 데이터를 팔아서 장사하는 수익 구조가 아닙니다. 하나의 회사 내에서만 코드를 알고, 자기네 맘대로 알고리듬을 스팸화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Music: Saturday Shopping – Young Rich Pixies]

아… 그런데. 이쯤 되면 스팸한테 미안하네요. 저는 스팸을 꽤 좋아해요. 가끔 먹으면 맛있거든요? 저희 집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스팸을 뭐라고 부르냐면요, 타락이라고 부릅니다. 타락하고 싶은 날에 스팸을 먹어요. 막 야채 먹어라 단백질 먹어라 비타민 먹어라 이런 가운데에 타락하고 싶을 때. 그러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어요.

스팸은 그래도 통조림으로서, 비상 식량으로서 유용한데… 네 스팸님, 죄송합니다. 그런데 마땅히 다른 비유할 방법이 없네요. 저는 스팸님을 더 맛있게 먹는 걸로 용서를 구해보겠습니다.

아무튼, 누구나 자신의 서버를 만들 수 있고 거기서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페디버스의 서버들은 서로를 아예 블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버 차원에서. 왜냐하면 극좌파는 극우파가 싫을 수도 있고, 극우파는 극좌파가 싫을 수도 있잖아요. 혹은 뭐. 정치가 아니더라도, 너무 취향이 마이너하면 한 서버가 다른 서버로부터 블록당하기도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그런데 만약 서버끼리 그런다 하더라도, 유저는 언제나 다른 데로 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한 서버에서 계정 만드시면 다른 데로 가져갈 수 있어요.

[Music ends.]

이러한 여러 가지, 페디버스가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 더 자세하게 궁금하신 분들은, 제가 쇼노츠에 링크를 하나 해둘 테니, 그림과 함께 자세한 설명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어로 된 페이지예요. 2019년 블로그 포스트인데, 지금 읽어도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요소들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 몰라도 페디버스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자동차 엔지니어가 아닌데도 운전을 해서 마트에 장 보러 갈 수 있는 것과 흡사합니다.

그러니까 페디버스가 왜 페디버스인지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하고요. 이제, 그래서 대체 실제로 어떤 소프트웨어가 연방 우주를 형성하느냐. 이걸 다시 얘기해볼게요.

대체 어떤 소프트웨어냐면요, 아까 말했던 픽셀페드, 마스토돈, 다이아스포라, 미스키, 플레로마, 프렌디카, 펑크웨일, GNU 소셜, 피어튜브. 얘네는 우리에게 익숙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흡사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 페디버스에 있는 플랫폼 중에서 트위터의 대안인 마스토돈과 인스타그램의 대안인 픽셀페드를 써봤습니다. 페이스북 대안은 안 써봤어요. 저는 페이스북이 사람들한테 이렇게 욕먹기 전부터 페이스북을 안 썼습니다. 그냥 그런 디자인의 그런 용도의 플랫폼에 대한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아무튼 트위터의 대안, 마스토돈. 인스타그램의 대안, 픽셀페드. 요 두 가지를 써봤습니다.


7: Mastodon

00:42:30-00:46:39

[Music: Slime Time – Randy Sharp]

여러분, 트위터가 시끄럽기로 유명하죠? 맞습니다. 제 생각에 이건, 플랫폼의 목적 자체가 얘기를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처럼 정말로 140자인가? 그렇게 제한이 있었던 때라면 모를까, 지금은 글자 수 제한도 늘어났고, 자기 트윗에 리플라이를 달아서 끝도 없이 말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시끄러운 것 그 자체는 뭐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플랫폼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래도, 트위터가 너무 시끄럽다, 하시는 분들은 마스토돈을 쓰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트위터랑 기능이 거의 똑같은데, 마스토돈에는 유저 수가 비교적 적은 데다가 광고로 장사하는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훨씬 덜 시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마스토돈 이름 뜻은요. 여러분, 그… 코끼리 있죠? 코끼리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맘모스처럼 크고 상아가 엄청 긴. 그 동물이 마스토돈입니다. 그래서 마스토돈은 마스코트가 그 코끼리 비슷하게 생긴 동물이에요. 마스토돈.

[Music ends.]

트위터 경우에는 마스코트가 새고, 그에 맞춰서 트윗이라는 말을 쓰죠?

마스토돈은 마스코트가 마스토돈이고, 그에 맞춰서 툿이라는 말을 씁니다. Toot은 코끼리과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입니다. 나름 귀엽지 않나요? 저는 요… 마스토돈 캐릭터 귀엽더라고요.

그러나, 마스토돈을 써본 결과, 그래도 좀 말을 너무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서, 저는 지금 계정을 닫은 상태입니다. 이미 충분히 말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서요. 소설도 쓰고. 팟캐스트도 하고.

그러나 마스토돈 자체가 별로인 건 전혀 아니었어요. 쓰기에 매우 수월하고요. 앱도 많이 나와 있어서, 폰으로 쓰기에도 편합니다.

마스토돈에 가입하려면요, 아까 말한 그 연방 우주, 연방 우주 중 우주에 통째로 가입을 하는 게 아니라 연방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쇼노츠에 한국어 인스턴스가 위키에 리스트된 것, 그리고 온 세상 인스턴스 중 고를 수 있는 페이지, 요 두 가지를 링크하겠습니다.


8: Pixelfed

00:46:39-00:56:34

[Music: Feathers – Yehezkel Raz]

제가 현재 써 보고 있는 페디버스 소셜은 픽셀페드입니다. 픽셀페드는 인스타그램과 아주 흡사합니다. 세 줄짜리 사각 이미지로 피드가 형성되는 게 지금의 인터페이스고요, 거기다가 스토리 기능이 베타 테스트 되는 중입니다. 그리고 설정 페이지에 가 보면 이미 한국어 옵션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어 사용자분들 중 인스타그램의 시끄러운 스팸, 광고, 알고리듬 가문에서 파면당할 만한 알고리듬도 아닌 알고리듬 등등이 싫으신 분들은, 순전히 친구분들과 사진을 공유하기 위한 장으로서 픽셀페드를 쓸 만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모바일 앱은 아직 안 나온 것 같던데, 모바일 웹 브라우저로 쓸 만합니다.

아무튼 저는 최근에 영어 필명용으로 계정을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일단 정말 좋은 점은요, 저번 주에 얘기했었던, 인스타그램에서의 팔로워 팔로잉을 둘러싼 과대망상 있죠? 그런 게 아예 없도록 할 수 있습니다. 팔로워 숨길 수 있고요, 팔로잉도 숨길 수 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어요.

아 참고로 제가 있는 서버는 pixelfed.social이거든요? 그런데 모든 서버에 이런 기능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팔로워 팔로잉 숨기는 기능.

마스토돈의 경우에는 이 팔로워 팔로잉을 숨기는 기능이 서버마다 다릅니다. 마스토돈 소프트웨어 포크, 그러니까 우리 그… 음식 먹는 포크처럼 갈래갈래 나뉘어진 소프트웨어 버전들 중에, 팔로워 팔로잉을 숨기는 기능이 있는 버전을 설치한 서버도 있는 모양이에요. 다 그렇진 않더라고요.

아무튼 pixelfed.social, 즉, 제가 있는 픽셀페드 서버는 확실히, 팔로잉 팔로워 숨기기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조용한 거 찾을 거였으면 뭣 하러 소셜을 쓰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왜 쓰냐면요. 특히나 픽셀페드를 왜 쓰냐면요. 제가 인스타를 하면서 짧은 글을 꽤 썼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짧은 글을 잘 못 쓰기도 하거니와, 인스타그램 자체도 싫으니까 겸사겸사 계정을 닫았었는데. 얼마 전에 픽셀페드에 오랜만에 들어가 봤더니 옛날보다 너무 좋아진 거예요.

그리고 왜 인스타 내지는 픽셀페드를 하면서 짧은 글을 쓰는 게 저한테 그렇게 도움이 되냐면요, 제가 결정하지 않은 플랫폼의 자체적 제한이 있습니다. 거기에 맞춰서 짧은 글을 써야 하는 게 제가 스스로 정한 챌린지인 겁니다.

네… 저는 틱톡 챌린지 같은 건 왜 하는지 모르겠는데, 아무도 챌린지인 줄 모르고 저만 아는 이런 챌린지를 합니다. 인스타그램 내지는 픽셀페드의 제한, 즉, 한 포스트당 사진을 10장만 첨부할 수 있는 제한에 맞는 짧은 이야기를 쓰기. 이야기가 한 포스트로 끝나든, 아니면 10장 내로 클리프행어까지 도달하기라도 하든, 하여간에 끊을 수 있는 짧은 뭉텅이로 글을 써보기.

요거 할라고 저는 픽셀페드 계정을 씁니다.

외부 제한,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지 않으면 결국 글이 계속 길어지더라고요. 이게 마치 혼자서 아무 이유 없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마음먹으면 잘 안 되는 것과 같습니다.

여러분? 옛날 옛적, 분노의 고속도로 시절 그다음에, 저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출퇴근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 회사는 이전 회사와 달리 원하는 시간에 출퇴근할 만한 회사였어서, 아침 5시에 출근하고 서너 시에 퇴근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출퇴근을 안 하거든요. 그래서 그때 이후로, 저는 한 번도 이틀 이상 5시에 일어난 적이 없어요. 이유는 딱 하나예요. 제가 저 자신을 속일 수 없어서. 5시에 안 일어나도 되는 걸 아니까. 분노의 고속도로라는 공포를 조성하는 외부 요소가 없으니까, 5시에 안 일어나는 거예요, 제가.

짧은 글이 저에게는 이것과 비슷합니다. 짧게 쓰고 싶어도, 아니 뭐… 누가 날 때릴 거야 아니면 길다고 뭐라 할 거야. 아무… 그냥 저 혼자 짧게 쓰고 싶은 거잖아요. 그래서 마음만 먹는다고 소용이 없더라고요. 그러나 픽셀페드는 인스타그램에 비해 월등히 조용하고, 동일한 사진 개수 제한이 있어서, 저의 챌린지에 아주 적합합니다.

뭐, 실제 사진도 올리고요. 픽셀페드에는 업로드 제한이 있는데, 이것이 기가바이트 단위라서, 일반적으로 사진 올리는 데에 쓰기에는 무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뭐,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이 공짜인 이유는, 우리에게 업로드를 무제한으로 하게 함으로써 우리의 주의를 팔아먹기 때문입니다. 그걸 거부하고 픽셀페드를 쓰는 데에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합니다. 희생이라는 생각이 안 듭니다. 오히려 인스타그램을 쓰려면 킹 희생이라는 생각이 들죠. 인스타그램을 쓰면 돈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죠.

아무튼, 픽셀페드에 관해서, 제가 있는 인스턴스 링크, 다른 인스턴스들 링크 등등을 쇼 노츠에 정리해 두겠습니다. 그런 링크 중 하나를 고르셔서, 그냥 인스타그램 계정 만들 듯 이메일 주소와 유저명, 비밀번호로 계정을 형성하시면 됩니다.


9: 마무리

00:56:34-00:59:52

[음악: To the Moon and Back – Ty Simon]

네. 여러분? 급마무리할 시간입니다.

오늘 얘기를 하다 보니까. 너무 길어져서. 탈중앙화편을 두 개로 나누려고 해요. 다음 주에는 탈중앙화 소셜 중에서도 블록체인에 올라가 있는 것들에 대한 얘기를 해볼게요.

제가 이 문제, 대형 소셜 미디어 플랫폼 문제에 대해 실제로 경험하고, 대안을 찾은 거다 보니, 할 말이 많습니다. 그리고 딴 데로 샐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본 기능에 충실해야겠죠? 너무 집중적이면 여러분이 잠을 못 들 테니까요.

아무튼 오늘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각종 토픽들 중 링크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전부 쇼노츠에 올려놓을 거고요, 제 홈페이지에 가시면 녹취록을 보실 수 있는데, 그 링크 역시 쇼노츠에 올려놓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 특이 취향 친구가 있으시면, 이 팟캐스트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얕고 넓은 탈중앙화된 지구 정복이 머지 않았습니다.

그럼, 아직 깨어 계신 분들도, 잠드신 분들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아임이었습니다.

[음악 끝.]


모든 링크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여기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https://hanaim.imaginarium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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