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9] 금서금지: 킹 밝을 탈중앙화 미래

[Ep. 9] 금서금지: 킹 밝을 탈중앙화 미래

1: 오프닝

00:00:00-00:02:34

[음악: Sarah Kang – Make You Mine – Instrumental]

안녕하십니까? 한아임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특이 취향 불면자들을 위한 약간 이상한 꿈자리 수다,’ 아임 드리밍을 듣고 계십니다.

여러분? 지난주에 언급했었던 스샷, 스크린샷을 며칠 전에 ‘간간 소식지’를 통해 올렸습니다. [나중에 업데이트된 시즌 1 끝자락의 버전 보세요!] 아주 아름다워요. 청취자 여러분들이 거주하고 계신 10개국의 국기가, 정지된 화면이지만 저의 상상 속에서는 나풀거리는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간간 소식지’ 자체에 변화가 있답니다. ‘한아임의 보관소’ 자체에 변화가 많아요. 이에 대한 것은 이번 시즌의 마지막 회, 12회에 더 자세히 얘기할게요.

오늘은 일단, 저번 주에 못다 한 탈중앙화 이야기를 계속해볼게요. 특히나 오늘은 블록체인에 올라가 있는 탈중앙화 소셜에 대해 얘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는 딴 얘기가 더 많을 겁니다. 랜덤성. 랜덤성으로, 딴생각하다가 잠들어 봅시다.

그럼, 오늘의 수다, 시작할게요.

[음악 FADE OUT.]


2: 아주 얕은 블록체인 설명

00:02:34-00:12:15

네. 이번 에피소드에 등장할 기술에 대한 이야기는, 저번 에피소드에서와 마찬가지로 비전문가의 얕은 여행기임을 강조드립니다. 제가 언제나 말하는 게 있잖아요. 우리는 자동차를 타면 될 뿐이지, 자동차 엔지니어일 필요가 없습니다.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돌리면 그것이 따뜻해진다는 것만 알면 될 뿐이지, 전자레인지의 원리를 알거나 그것을 발명한 사람이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는 블록체인을 발명하지 않았고 그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블록체인이 할 수 있다고 하는 것들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아아아아주 얕게만 블록체인이 뭘 할 수 있는 애인지 요약해 볼게요.

제가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실생활에 유용할 수도 있겠다고 상상하는 이유는, 이 기술을 쓰면 내가 만든 무언가를 누군가가 와서 마음대로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게 왜 가능해지냐면요, 블록체인이 말 그대로 블록들이 체인을 만들고 있는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조각이 줄줄이 서 있는 것이란 말이죠. 이름에 뜻이 들어 있는 겁니다. 저번 주에 얘기한 페디버스랑 비슷해요. 페데레이션의 유니버스라서 페디버스. 블록들의 체인이라서 블록체인.

그러면 그 블록들은 무엇이냐?

블록들은 기록입니다. 어떠한 데이터에 대한 기록이에요. 하나의 블록은 데이터에 대한 기록이고, 그다음 블록은 그전까지의 블록에 대한 기록, 또 그다음 블록은 그 이전까지의 기록, 이렇게 줄줄이 이어진다고 해요. 그러면 블록들이 많아질수록, 그러니까 체인이 길어질수록 어떨까요? 기록의 기록의 기록의 기록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데이터가 한 번 기록되면 그 데이터를 바꾸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해요.

따라서 블록체인은 도구입니다. 이 도구로 계약서를 쓸 수도 있고, 크립토커렌시가 나올 수도 있고, 그런 겁니다.

그런데요 여러분, 여기서 가끔 혼동이 있는 듯한 부분을 말씀드릴게요.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이 아니에요. 동의어가 아닙니다. 블록체인은 NFT와 동의어도 아닙니다. 간혹 이런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야기들이 뭉뚱그려져서, 말 그대로 ‘자, 이것이 새로운 기술이다’ 하는 식으로 논해지기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NFT나 비트코인의 가장 기저에 깔려 있는 바탕 기술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즉, 비트코인이 싫다고 해서 자동으로 블록체인을 싫어하는 것은 이상한 결론입니다. 이것은 자동차가 싫어서 엔진을 싫어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물론 둘 다 싫을 수도 있는데, 자동으로 싫어하는 게 이상하다는 거예요. NFT도 마찬가지예요.

그리고요. 저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블록체인하고 탈중앙화 소셜을 느슨하게 묶어서 설명하고 있지만, 저번 주에 얘기했던 마스토돈 같은 데 가면, 블록체인을 엄청 싫어하는 사람들 파가 있더라고요. 마스토돈은 블록체인하고 연관이 없거든요. 그냥 우리가 생각하는 소셜 미디어예요. 탈중앙화되어 있을 뿐이지.

아무튼 그곳에 가면 크립토커렌시를 강하게 싫어하는 사람들이 얘기를 꽤 하더라고요. 그 이유는 대략 이거래요. 블록체인에서 쓰는 distributed ledger, 이… 중앙화되지 않고 여기… 여러 곳에 퍼져서 수정하고 해킹하는 게 불가능하다시피 어려운 블록들의 체인이, 그 기록이, 이것이 단 하나인 게 싫다는 거예요. 즉, 이들은 블록체인이야말로 최대의 중앙화라는 주장을 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이 주장이… 기술적으로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지금 가장 메인스트림 크립토 월드?인 유튜브, 그러니까 누구나 쉽게 검색하고 접근할 수 있는 크립토에 관한 정보가 있는 유튜브에서는 ‘블록체인이 탈중앙화다, 탈중앙화다’ 하고 있는데, 마스토돈에서는 유독 블록체인은 오히려 극중앙화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저의 궁긍… 궁금증은 이겁니다. 기록이 아예 없을 순 없잖아요? 그렇다면 한 명이 갖고 있는 것보다야 여러 명이 갖고 있는 게 탈중앙화의 최선이 아닌가요? 블록체인이 극중앙화라고 주장하는 것은 무정부주의자 내지는 무중앙주의자 같거든요. 즉, 이들은 탈중앙화가 곧 무중앙화였어야 했는데, 그렇게 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마치 민주주의에서 권력이 극집중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지 않나요? 왕권에 집중되어 있던 정치적 권력이 탈중앙화되어 일반 시민들에게로 분산되었단 말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을 두고, 그렇다면, 이 블록체인 반대자들은, 오히려 권력이 극집중되었다고 주장할까요? 아니면 민주주의는 하나의 ledger가 없으니까. 하나의 기록은 아니니까 관계 없다고 여기는 건지?

음… 네 저는 이것이 이해가 안 가고요. 다만 ‘새로운 기술’이라고 뭉뚱그려서 말하기엔 이 안에서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이 부분부분을 좋아하고, 그 부분부분들을 응원하거나 반대하고 있음을 알려드리기 위하여 언급을 한 것입니다.


3: 환경 멸망, 지갑 멸망

00:12:15-00:19:39

[Sound effect: The Night of the Bowl Mallets – F Maj Lullaby Phrase – Artlist Original]

그런데 여러분. 이 블록체인에 이미 대체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새로운 애의 이름은 탱글이래요. 탱글탱글해서 탱글이 아니라, tangle, 그… 실타래처럼 모여 있는 구조의 기술이래요. 블록체인의 체인처럼 죽 늘어진 구조가 아니라 뭉텅뭉텅이진 구조로 기록을 남긴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블록체인보다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에도 종류가 여럿입니다. 하나가 아니라. 그래서 비트코인하고 이더리움하고 안 섞이고 그러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모든 블록체인이 다 에너지를 과소비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좀 먼저 나온 애들이 에너지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하고요. 새로 나온 애들은 또 그런 문제를 비롯해서 다른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중이라고 해요.

그렇지만 탱글은 그런 효율적인 블록체인보다도 구조적으로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은데. 신기합니다.

에너지 소비 문제라 함은 뭐냐면요. 블록체인이 전기며 자원을 그렇게 많이 쓴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에너지 과소비 문제’가 대두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뭐죠? 환경 문제잖습니까? 미디어에서 그렇게 말하니까. 그런데… 환경 문제가 왜 대두됐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에너지적으로 비효율적인 일부 블록체인의 문제점은 사실은 이겁니다. 지갑의 멸망.

비효율성 때문에. gas fee가 너무 비싸요.

Gas fee는 블록체인이 고속도로라고 쳤을 때, 고속도로 통행료처럼 내는 수수료입니다. 그런데 이 수수료가 고속도로가 막힐수록 점점 올라가는 겁니다. 이 상황에서, 요즘 이더리움이 너무 핫하잖아요. 그러니 아예 무슨 말도 안 되는…

예를 들어볼게요. 제가 이더리움계에 있는 MANA라는, Decentraland 메타버스에서 쓸 수 있는 코인을 한 번 사봤어요. 그런데 그걸 사고서 지갑, 그러니까 이… 크립토커렌시를 담는 지갑으로 옮기려고 보니까, 겨우 50마나를 옮기는 데에 fee를 10마나를 내라는 거예요. 이건 너무 미쳤잖아요. 가진 돈의 1/5을 수수료로 내라니.

이걸 누가 씁니까? 제 추측으로는, 만약 계속 이 상태라면, 결국엔 아무도 안 쓸 겁니다. 아무도.

이러니 환경 문제까지 논할 필요가 없을 것 같던데. 애초에 환경적 멸망 시나리오가 계속, 계에에속, 계에에에속 논의되는 이유는, 그것을 아무리 논의해도 지금 당장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갑의 멸망은 언제 발생한다? 지금 롸잇 나우.

그리고 이 지갑의 멸망 시나리오를 더 부각해야, 환경보호자들한테도 좋겠죠. 환경을 보호하느라 꼭 환경 보호를 부르짖을 필요는 없습니다. 환경을 보호하게 되는 결과가 나오면 되죠. 지갑의 멸망에 대해 말해주는 건 사기 치는 것도 아닌데.

아무튼 저는 저의 지갑이 멸망할까 봐, 가상 화폐 탐험은 잠시 접어둔 상태입니다. 저는 이 가상 화폐를 정말로 쓰고 싶은 거거든요. 눈으로 보고 지갑에 모셔 두려고 관심 갖는 게 아닙니다. 왜 이걸 실제로 쓰고 싶은지는 뒤에 가서 말씀드릴게요.

아무튼 이더리움이 2.0로 업데이트를 하면 신세계가 열린다고 하긴 합니다. 더 효율적이게 된대요.

그런데 그 사이에 생겨난 새로운, 훨씬 효율적인 가상 화폐들도 이미 많습니다. 그러니 블록체인 그 자체가 에너지적으로 비효율적이며, 그 문제를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4: 저널리즘과 구독제

00:19:39-00:23:52

[Music: Dream Family – Evgeny Bardyuzha]

탈중앙화 커뮤니티에는 저널리스트들이 많습니다.

탈중앙화라고 하면 새로운 트렌드들도 있지만, 원래가 인터넷은 페이스북이며 구글 등이 생기기 전에는 도처에 흩어진, 중앙이 없는 무언가였잖습니까? 게다가 저널리즘이란 그것이 정말 저널리즘이라면 정보의 소스가 무엇이든 스스로 그것을 찾고 그것을 확인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결의 탈중앙화가 탄생하고 있는 지금, 그 중심에 큰 포부를 가진 저널리스트들이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또 이 저널리즘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의 특징은 마이크로페이먼트입니다. 바로 이 부분이 앞서 제가 말씀드렸던, 가상 화폐를 직접 쓰고 싶은 것이지, 눈으로 보고 지갑에 모셔두고 싶은 게 아니라는 그 부분과 관련이 있습니다.

[Music ends.]

대략 10년 전부터, 온라인 구독제 시스템이란 것이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구독제가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아마존 프라임 등등으로 엄청 부흥의 시대를 겪었는데, 이제 약간… 구독 피로, subscription fatigue라고 불리는 것이 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구독제가 너무 많다 보니, 정기적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너무 많아지며 피로도가 쌓이는 거죠.

이런 현상이 저널리즘에도 벌어지는 겁니다.

여러분. 뉴욕타임스가 있어요. 워싱턴 포스트가 있어요. 엘에이타임스가 있어요. 걔네가 다 구독제 돈을 내라고 해요. 매달 5불씩 내라고 한다고 쳐볼게요. 그러면 한 달에 15불, 신문 볼려고 낸단 말이죠.

그러면 이거 낼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뭐, 15불 내는 사람은 많다고 쳐볼게요. 그러면 나머지 언론사들은 어쩌죠? 언론사는, 언론이란 것은, 다양하고 중앙이 없어야 언론의 기능을 할 수 있는데, 사람들이 100군데 언론사에 5불씩 주고 한 달에 500불씩 뉴스를 볼 리는 없으니, 가장 분산되어야 할 산업 중 하나인 언론 산업이 중앙화되고 있는 겁니다.


5: 저널리즘과 마이크로페이먼트

00:23:52-00:32:49

[Sound effect: The Night of the Bowl Harp – F Major singular ascent – Artlist Original]

그래서 저널리스트들이 마이크로페이먼트에 관심이 있는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 한 기사를 아주 소액, 그러니까 뭐, 100원, 200원, 이런 금액을 내고 볼 수 있도록 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Fiat currency로는 불가능했을 거잖아요. 예를 들어 100원짜리 기사를 보는데 은행이며 카드 수수료가 50원이면. 은행만 좋은 일이죠.

그런데 만약 가상 화폐가 효율적이게 된다면, 혹은 심지어 탱글처럼 fee가 거의 없다시피 한 기술을 쓰게 된다면, 100원만 되겠어요? 1원짜리 기사도 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한 줄짜리 속보. 1원만 내고 사람들이 볼 수 있으면 좋잖아요.

지금까지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가상 화폐를 쓰지 않으면 마이크로페이먼트가 상용화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요, 지금 나와 있는 앱들이 있는데요. 많아요. 종류는 엄청 많아요. 그런데 fiat currency를 쓰는 경우 그 앱들이 어떻게 돌아가냐면요, 바로 그 은행 수수료 때문에 사용자가 처음에 결제하는 금액이 소액이 아닙니다. 어떤 식이냐면요, 기사들은 100원짜리인데, 처음에 5천 원을 결제하는 식입니다. 그러면 기사 50개를 볼 수 있겠죠. 그렇지만 어쨌든 진정한 마이크로페이먼트는 아닌 겁니다.

또한, 5천 원을 한 언론사에서 결제해서 거기서만 쓸 수 있는 거라면, 뭐 그것도 나름대로 의미는 있겠지만, 그래도 진정한 의미의, 뭐랄까, 저널리즘을 저널리즘답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곳곳에서 정보를 찾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게 하는 도구 역할은 못 합니다. 그래서 현존하는 앱들이 어떤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있냐면요, 콘텐츠 제공자들끼리 연대를 합니다. 즉, 언론사든, 블로그 오너든, 뭐든지 간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쪽에서 연대를 하는 겁니다. 그러면 사용자들은 5천 원을 결제함으로써, 그 콘텐츠 제공자들의 콘텐츠 중 원하는 걸 골라서 마이크로페이먼트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지금 그런 앱들이 많단 말이죠. 근데 어정쩡하게 중앙화되고 어정쩡하게 탈중앙화된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 이 저널리스트들, 블로거들, 기타 등등 콘텐츠 제공자들이 탈중앙을 하고 싶어서, 단 하나의 언론사, 단 하나의 유튜브, 뭐, 단 하나의 어디든지에다가 자기가 만든 걸 배달하기 싫어서, 그래서 탈중앙화를 하려는 것인데. 앱 구조상, 충분한 콘텐츠가 모이지 않으면, 각 콘텐츠 자체는 500원, 100원, 20원일지라도, 최초에 5천 원을 결제하고 싶어 할 사람들이 없는 겁니다.

저는 지금 제가 쓴 모든 소설, 모든 글을 보관하는 웹사이트를 구독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 마이크로페이먼트 기능도 탑재하고 싶어서 이걸 조사한 지 반년 정도 됐습니다. 실제로 깔아본 플러그인들도 있는데, fiat currency를 쓰는 애들은 다 이것이 가장 큰 장벽이에요. 마이크로페이먼트의 탈을 쓰고 있는데, 사실은 안 마이크로한 거. 500원짜리 기사를 보려면, 결국 처음에 5천 원을 결제해야 하는 거.

또한, 바로 이 문제가 문제처럼 느껴지지도 않게끔 해줄 만한 대형 언론사들은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거. 대형 언론사 중 하나만 참여해도. 사람들이 최초에 5천 원을 결제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대형 언론사들은 구독제만 붙잡고 있습니다. 구독제 밥그릇 뺏기기 싫어서. 그리고 나중에 마이크로페이먼트를 추가한다 해도 이들은 자기네 사이트에 있는 콘텐츠만 돌려도 유저로 하여금 충분히 5천 원을 내게끔 할 수 있단 말이죠.

그러나 가상 화폐가 상용화된다면, 그때 진정한 마이크로페이먼트 세상이 열릴 겁니다. 제가 쓰는 고스트 CMS에다 얹을 수 있는 IOTA 기반 마이크로페이먼트 기능도 있긴 한데. IOTA는 아까 말한 탱글, 탱글을 쓴다고 하더라고요. 얘도 가상 화폐인데 fee가 없대요. 근데 이게 기능이 이미 있어요. 현존해요. 지금 당장 롸잇 나우.

그런데 저는 그 기능을 써보진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IOTA. 저는 얘가 존재하는 걸 저번 달에 알았어요. 저는 크립토 전문 기사를 쓰는 사람도 아닌데, 소설 읽으러 오는 사람 중 IOTA가 뭔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그리고 안다고 하더라도, 혹은 모를 경우 알아보는 유저라고 하더라도, 페이지 디자인에 뭔가가 추가됨으로써 혼동을 불러올 것 같단 말이죠. 그래서 복잡해지는 것 대비 얻는 것이 별로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가상 화폐들도 좀 더 효율적이게 되고, fee가 점점 줄어든다면, 원하는 가상 화폐로 마이크로페이먼트를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고스트에다가 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그때 마이크로페이먼트 기능을 설치할 겁니다.


6: Minds.com

00:32:49-00:35:41

[Music: Latte – Sunny Fruit]

네. 여러분. 서론이 킹 길죠. 드디어 블록체인을 쓰는 탈중앙화 소셜 미디어의 예를 들어볼게요. Minds.com이 좀 이미 제법 큰 곳인 것 같아요. 저는 여기에 계정을 만들었었다가, 여기가 페이스북과 기능이 매우 흡사해서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마인즈는 이 기능을 아주 잘 구현하고 있으나, 페이스북 스타일의 기능 자체가 저한테는 별로 매력적이지 않아서 그런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기능이 좋으신 분들, 특히나 스팸화 되기 이전의 페이스북 분위기가 좋으신 분들은 마인즈를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지난주부터 소개했던 플랫폼 중 가장 개발이 많이 진행된 플랫폼 같습니다. 마인즈는 모바일 앱이 있고요.

[Music ends.]

마인즈 채팅 앱까지 있어서, 페이스북 메신저를 쓰시던 분들은 그것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공짜고요. 그리고 이 플랫폼 내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능이 있어요. 이 내부에서 유료 포스트를 만들고, 그걸로 돈을 버는. 저는 이 기능을 직접 써 보진 않았습니다만, 지금 마인즈 외부에 있는 갖가지 유료화 생태계가 이 내부로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한 것 같습니다.

왜 그… 구조 자체가 이용자를 위하는 척하지만 사실은 위하지 않는 구조의 소셜 미디어가 지금까지 대세였다면, 마인즈 같은 소셜 경우에는 이용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오픈 소스예요. 허튼짓을 하면 그것을 사람들이 눈치챌 수 있다는 뜻입니다.


7: Odysee

00:35:41-00:41:13

[Music: Don’t Let Me Go – No Lead Vocals – Roniit]

또 하나의 블록체인 소셜은 Odysee입니다. 여기는 유튜브랑 아주 흡사해요. 비디오를 올릴 수 있고요, 차이점은 오디오만 올릴 수도 있고 글 포스트만 올릴 수도 있어요. 그래서 Odysee 역시 마인즈처럼 외부에 있는 모든 것을 자기 내부 생태계로 끌고 올 만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한국어 서포트가 안 돼요. 여기 번역 프로젝트가 모두에게 열려 있어가지고 제가 조금 참여하고 있긴 합니다만, 번역을 제가 다 할 거라고 보장은 안 합니다.

제가 링크를 걸어둘 테니,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들어가셔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저 말고도 여러 사람들이… 한, 다섯 명 이상이었나, 다섯 명 이상의 한국어 사용자들이 Odysee의 한국어 번역에 지금까지 참여하셨더라고요.

번역이 전혀 어렵지는 않습니다. Phone number라고 쓰여 있으면 ‘전화 번호’라고 번역하는 식인 건데, 양이 엄청 방대한 겁니다. 유튜브 인터페이스 생각해보세요. 거기 있는 모든 자잘한 단어들. 그걸 다 번역하는 겁니다. 수천 개 돼요. 돈 안 받고 다 참여하시는 거예요. 이거 번역 해주시는 분들. 오픈 소스 정신입니다.

유일하게 번역 그 자체 면에서 난처한 부분은, 번역 시스템 안에 있는 구절이 어떤 맥락에서 누구에게 보여질지를 확인하기가 어렵단 겁니다. 이를테면 Subscribe이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고 쳐볼게요. 이걸 ‘구독하기’로 번역해야 하는지, ‘구독하세요’로 번역해야 하는지, 알기 어렵단 말이죠.

그래서 아마 언젠가 한국어 번역이 완료가 되더라도, 한동안 수정 과정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Music ends.]

아무튼, 한국어 지원이 없더라도, 비디오를 보는 데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지금은 콘텐츠가 그렇게 많진 않은데, 크립토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 가시면 영어 크립토 콘텐츠가 꽤 있어요.

왜냐하면, 블록체인에 올라가 있는 소셜 미디어니까. 또한, 지금은 Odysee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비디오를 보기만 해도 토큰을 줍니다. 언제까지 이럴지는 모르겠고, 지금은 그렇다는 겁니다. LBRY, 그렇게 읽는 것 같아요. LBRY 토큰을 주고요, 이 토큰을 써서 자기가 자기 비디오를 올리고, 그러는 겁니다.

네. 여기는 비디오를 올리려면 토큰을 써야 해요.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공짜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은 무언가를 가져갑니다. 그것이 개인 정보일 수도 있고, 시간일 수도 있고, 정신 건강일 수도 있어요. 뭐가 됐든 진짜 공짜는 없어요.

그러나 저번 에피소드에서 말했던 것처럼, 희생할 필요는 없습니다. 공짜가 아니라고 해서 희생인 건 아니잖아요. 저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것을 세상에 내놓는 창구가 절대 하나로 집중되면 안 되며, 그것이 저에게 아주 직접적인 이득을 가져올 거라고 여기기 때문에 이런 도구들을 쓰는 것뿐입니다.


8: 21세기 금서주의자 활동 예시

00:41:13-00:47:59

[Sound effect: The Night of the Bowl Harp – F Maj Full – Phrase – Artlist Original]

여러분. 저는 계정이 폭파당해 본 적이 없습니다. 한 번도 없어요. 그렇지만 언제라도 폭파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계정 폭파에 버금가는 일이 실제로 다른 이들에게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2019년에 YA, young adult 장르에서 글을 쓰는 작가가 데뷔작으로 소설을 썼습니다. 그런데 그 소설에서 노예 제도가 나와서 출판이 취소된 적이 있습니다. 음…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이해도 안 가요. 사람들이 책에 나오는 노예 제도 때문에 떼로 몰려와서 소설 출판 취소를 요구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그것만이 이해가 가네요.

그리고 또,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I Sexually Identify as an Attack Helicopter라는 단편 소설을 쓴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가 성정체성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이 작가가 어마어마하게 욕을 먹고, 협박받고, 그 단편 소설을 싣기로 결정한 편집자도 협박받고, 결국 이야기를 삭제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단편 소설에 대해 어떤 비평가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이 얘기는 이성애자 백인 남성이 젠더 이론이 뭔지도 모르고 쓴 것 같다.’

그런데 나중에 밝혀지기를, 이 작가가 어떤 사람이었게요? 트랜스 여성이었습니다. 작가가 자기 정체를 굳이 드러내지 않고 글을 쓴 겁니다. 이건 숨겼다고 볼 수도 없어요. 작가가 자기 사정을 왜 생판 모르는 남들에게 구구절절 말해야 합니까?

흐음… 소설, 논픽션, 뭐, 글, 영화, 음악, 미술, 그리고 실제 생활에서도, 무언가가 나의 앞에 나타났을 때, 누구나 그것에 대한 자기의 생각이 있습니다. 나의 앞에 나타난 그것들이 싫을 수도 있고, 없었으면 좋겠을 수도 있어요. 이때 그것을 피해 갈 수도 있고, 남들더러 그것은 좋은 게 아니라고 설득해볼 수도 있겠죠. 이 모든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그 취향에 따라 내 앞에 있는 그것의 존재를 막는다? 이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볼테르가 그랬대죠? ‘당신의 말에 동의하진 않지만, 당신이 그 말을 할 그 권리를 위해서는 목숨 걸고 싸우겠다.’

이게 민주주의입니다. 어떤 사람이 표현할 권리를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그 사람과 동의하는 게 아닙니다. 동의하는 것과 그 사람의 권리 보호는 별개예요.

그런데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것을 그냥 싫어하거나, 피해가거나, 그 싫고 나쁜 점을 남에게 설득하려는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아예 존재 자체를 못하게 하려는 현상.

특히나 이… 비평가? 뭐… 하여간에 비평한다는 이자. 이자가 한 말은 특히나 광기스럽습니다. ‘이성애자 백인 남성’스러운 글이라고 했잖아요, 이자가? ‘이성애자 백인 남성’스러운 글은 뭐죠? 제가 봐온 이성애자 백인 남성들은 하도 다양해서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네요.

그리고 저는 이것도 알죠. 저는 이성애자 한국계 여성인데, 저랑 다르게 생각하는 이성애자 한국계 여성이 적어도 수만 명인 걸 압니다. 이건 확실해요. 100%. 왜인 줄 아십니까? 저와 같은 삶을 산 사람이 이 세상에 단 한 명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


9: 돌고 돌거나, 없어진 적 없는 것

00:47:59-00:56:03

[Music: Hiving – Dan Mayo, Yehezkel Raz]

저는 어떤 것들은 만들고 파괴합니다. 많은 것을 만들어놓고 아무도 모르게 파괴해요. 그러나 세상에 내놓는 것들을 누가 파괴하라고 내놓진 않습니다. 나중에 제 생각이 바뀌어도 상관없습니다. 제가 만든 것은 그 순간에 만든 거예요. 이걸 저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이걸 모르는 사람들이 현실 세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왔네요.

요즘에 무슨. ‘백 년 전에 만들어진 것 없애기 운동’? 그 비슷한 게 벌어집니다. 100년 전 상황에 자기가 알아서 자기 걸 쓴 작가들의 작품들을 ‘더는 안 읽기 운동’ 같은 게 벌어지는 겁니다. 물론, 이걸 읽어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전혀. 읽기 싫으면 안 읽으면 돼요. 그러나 이런 취향들이 운동으로 번지고, 이로 인하여 실제로 그런 책들이 절판되고, 읽을 가능성조차 파괴되는 현상은 광기라는 뜻입니다.

어떤 콘텐츠를, 그것이 책이든 영화든 그 무엇이든,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대개 이렇습니다.

‘너무 나쁘다.’

그런데 저는 가장 큰 의문이 이거예요. 그것이 나쁘다면, 그것이 존재했던 흔적을 오히려 남겨야 하는 게 아닌가. 분명히 이런 경향도 있잖아요? 누군가 역사를 지우려고 하면 그것을 못 지우게 막지 않습니까?

그런데 특히나 픽션은. 현실 세계에서 노예 제도의 흔적을 남기겠다고 노예를 두자는 건 말도 안 되죠? 그러니 실질적으로 그 제도가 존재했던 세상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은 픽션밖에 없습니다. 논픽션도 물론 노예 제도를 설명할 수 있지만, 픽션만이 노예 제도의 상황으로 독자를, 청중을, 관객을 데려가 줄 수 있어요. 그것이 픽션의 아주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공감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이것을 키워주는 것.

[Music ends.]

지금 금서주의자들은 공감을 어마무시하게 하느라 노예 제도가 등장하는 소설을 금서시 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공감할 기회조차 삭제하는 거예요.

‘금서’라는 것이. 저는 참 중세 시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10년, 20년 정도의 현상을 보면, 그것이 중세 시대의 것이었던 적은 어쩌면 한 번도 없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옛날에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 책을 불태운 종교 집단들이 있었습니다. [여기에도: https://www.theguardian.com/books/2019/apr/04/polish-priest-apologises-for-harry-potter-book-burning] 옛날이라고 해봤자, 해리 포터 시리즈가 90년대에 나왔으니까, 얼마 안 된 옛날이죠. 아무튼 그들이 그걸 불태운 이유는, 악마의 책이라서라고 합니다.

더 최근에 생긴 조앤 롤링에 대한 논쟁이 펼쳐지는 양상도 참 신기했습니다. 조앤 롤링은 싫고 해리 포터는 좋다는 사람들이 있다더라고요. 그 사람이 한 말들 때문에. 물론 그럴 수도 있죠. 그거야 자기 마음이니까. 그런데 그다음에 더 나아가서는 무슨 말들이 나왔냐면, ‘해리 포터로부터 조앤 롤링을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펼쳐진 겁니다. 조앤 롤링은 없던 걸로 하고, 해리 포터만 남기자는 거예요.

조앤 롤링이 작가인데.

조앤 롤링의 해리 포터의 신인데.

그러니까 이… 언젠가 옛날 옛적에는 민주주의의 기본이 표현의 권리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권리로 인하여 말할 수 있게 된 떼. 그것이 떼를 지어 몰려와서. 창작물로부터 창작자를 분리하겠다는 전혀 불가능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민중에게 권력이 분산되어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그 반대입니다. 일부 민중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겁니다. 광고와 클릭으로 먹고 사는 중앙화 기업들의 알고리듬이 이들의 권력 집중 사이클을 가속화하고, 극대화합니다.

이래서 플랫폼이 하나만 남는 게 무섭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떼로 몰려다니는데, 그 떼가 존재할 곳이 한 군데밖에 없으면 어떻겠어요. 그것이 바로 디스토피아입니다.


10: 마무리

00:56:03-00:59:21

[음악: To the Moon and Back – Ty Simon]

여러분? 저는 멸망의 날을 상상하는 걸 좋아합니다. 그걸 상상하면 밝은 미래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밝은 미래란 개인이 떼에 묻히지 않고 개인으로서 온전히 살 수 있는 세상입니다.

따라서 저는 각종 중앙들로부터 자유로운 탈중앙화 구조를 향해, 계속해서 새로운 도구들을 탐구할 겁니다. 블록체인이든 탱글이든 뭐든.

오늘 에피소드에서 언급된 각종 토픽들 중 링크할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전부 쇼노츠에 올려놓을 거고요, 제 홈페이지에 가시면 녹취록을 보실 수 있는데, 그 링크 역시 쇼노츠에 올려놓겠습니다.

그리고, 특이 취향 친구가 있으시면, 이 팟캐스트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되, 각자 같이 존재할 수 있는 자유롭고 가뿐한 팟캐스트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습니다.

그럼, 아직 깨어 계신 분들도, 잠드신 분들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한아임이었습니다.

[음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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